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제9회 심의회의’를 개최하고, 2025년도 주요 R&D 예산으로 올해 대비 대폭 증가한 약 24조8,000억원 규모로 편성했다.
선도형 R&D 투자 포트폴리오 재편 중점
AI 반도체·첨단 바이오·양자, 3.5조 투입
올해 많은 폭의 감소가 있었던 R&D 예산이 2025년에 환원돼 연구기관들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27일 이우일 부의장 주재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제9회 심의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2025년도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배분·조정(안)을 심의·의결하고, 6월26일 운영위원회에서 의결된 △과학기술계 출연연구기관의 ‘R&D생태계 역동성 및 지식 유동성 활성화’ 추진 방안(안)을 보고안건으로 논의했다.
우선 2025년도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배분·조정(안)에 따르면 2025년도 주요 R&D 예산은 올해 대비 대폭 증가한 약 24조8,000억원 규모로 편성됐다. 이는 6월말까지 검토된 24조5,000억원과 향후 정부안 편성 완료 시까지 개편해 조정·반영될 규모까지 포함한 규모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선도형 R&D로의 체질 전환이라는 큰 정책 방향 하에, R&D 예타 제도 폐지, 혁신·도전형 R&D 지원체계 구축, 출연연 공공기관 해제, 글로벌 R&D 제도개선 등 투자시스템 개혁을 추진해 왔다.
2025년도 주요 R&D 투자는 이러한 시스템 개혁을 바탕으로 선도형 R&D를 위한 투자 포트폴리오 재편에 중점을 두었다.
또한 이를 위해 최초·최고에 도전하는 혁신도전형R&D, 국가의 혁신을 견인할 게임체인저 기술, 글로벌 최고 수준의 공동연구 등 선도형R&D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적극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2025년도 주요 R&D 중점투자 분야는 국가 혁신을 이끌 3대 게임체인저 분야인 AI-반도체, 첨단바이오, 양자 기술에 약 3조5,000억원을 집중 투입한다.
또한 실패 위험이 있더라도 변혁적 혁신을 창출할 수 있는 고위험-고보상형 연구인 혁신·도전형 R&D에 약 1조원을 투자한다.
기초연구에는 역대 최대규모인 약 2조9,400억원을 지원한다.
기초연구 생태계의 수월성, 전략성,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편성한 수치다.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반도체, 차세대통신 등 대한민국이 선도하고 있는 첨단기술 분야는 초격차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약 2조4,000억원을 투자한다.
2025년 처음으로 1조원 시대를 열게 될 우주항공 분야는 지난 5월에 개청된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우주탐사, 차세대 발사체 핵심역량 확보에 투자를 강화한다. 아울러, 미래 에너지 수요 대응과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차세대원자로, 무탄소 에너지, 주력산업의 공정혁신과 글로벌 탄소 규제 대응 분야도 중점 투자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안전 대한민국을 위한 과학기술에도 투자를 확대해 국방분야에 약 3조1,000억원, 재난안전 R&D에 약 2조원을 각각 투자한다.
이어 과학기술계 출연연구기관의 ‘R&D생태계 역동성 및 지식 유동성 활성화’ 추진 방안과 관련해서는 지난 1월말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의 공공기관 지정 해제를 계기로, 빠르고 폭넓은 기술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세계적 연구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자율적 책임경영 체계를 실현 방안과 제도개선 등을 추진한다.
첫 번째로 출연연의 연구 역량을 높이기 위해 지금까지 인정되지 않았던 수준까지 기관운영 자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인다. 최소한의 요건 하에 자체 정원을 운영하고 기간제 직원의 채용 절차를 간소화하여 필요한 인력을 신속히 충원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연초에 정하면 변경되지 않던 인건비 집행계획(실행인건비)도 이사회 의결을 거쳐 증액 조정할 수 있으며, 기술료 수입의 인건비 집행 허용 등을 통해 출연연이 활용할 수 있는 인건비 재원도 확대한다.
석학 등 핵심인재를 채용할 수 있도록 비공모 특별채용을 허용하고 파격적 대우가 가능한 체계를 만든다.
두 번째로 공동출입증 도입, 경계벽 제거, 출연연 통합 (가칭)지식포털 구축과 연구자 정기 모임 등의 지원을 통해 소속기관에 구애 없이 출연연 구성원 간 자유롭게 교류·협력할 수 있게 된다.
세 번째로 자율성을 토대로 출연연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리는 대표 브랜드로서 국가 임무 중심의 개방형 협력체계인 국가과학기술연구실(NSTL: National Science & Technology Lab)을 도입한다. 우선 올해 ‘글로벌TOP 전략연구단 지원사업’에서 선발된 협력체계를 NSTL로 지정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획기적 자율성 확대에 상응하는 책임경영의 장치이자 출연연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는 방향타로서 현재의 기관장 평가와 연구사업 평가를 별도로 시행하는 분절적 체계를 2026년부터 격년 단위 통합점검 단일체계로 일원화할 계획이다. 기관의 임무에 맞는 장기·고난도 연구, 기관 내·외간 협력 등을 수행하는지를 석학의 피어 리뷰(peer review) 등을 통해 질적으로 점검한다.
점검 우수기관은 차회점검을 유예하고 공개된 실적 등을 자동 수집하는 등 효율화·단순화된 체계로 구축할 예정이다. 세부적인 점검 지표 등은 관련 전문가들의 면밀한 검토 및 연구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가며 연내에 마련할 예정이다. 국가재정을 지원받는 기관으로써 투명·윤리경영으로 국민적 신뢰도 확보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자율적 책임경영 체계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출연연 지원·육성 중심으로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기능을 개선하고 체제를 정비해 나간다.
이날 심의회의를 주재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이우일 부의장은 “선도형 R&D로 거듭나기 위한 제도개선과 R&D 투자시스템 혁신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며 “유례없이 빠른 기술변화 속, 세계와 경쟁해야 하는 국가 전략분야 투자는 물론이고, 기초연구 예산을 올해보다 11.6% 증액한 2조9,400억원을 투자함으로써 연구자가 마음껏 도전할 수 있는 연구생태계 저변 확대에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