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 지출액의 8.6%를 차지하면서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SSD 시장에서 부진하며 시장점유율 8% 그쳐 2위를 기록했다. 가트너가 발표한 2019년 전 세계 상위 10대 반도체 구매 기업 예비조사 자료에 따르면 OEM 업체의 반도체 지출 규모는 메모리 가격 급락, 세계경제 성장 둔화 등의 영향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트너, 2019년 전 세계 반도체 지출 규모 발표
애플 웨어러블 시장서 선전·삼성 SSD 실적 부진
거시경제 둔화·메모리 가격 급락 등이 주요 원인
애플이 전 세계 반도체 시장 지출액의 8.6%를 차지하면서 지난 2019년 반도체 기업 1위를 되찾았다. 삼성은 시장점유율 8%에 그치며 2위를 기록했다.
▲ 가트너가 2019년 전 세계 반도체 지출 규모를 발표했다
가트너가 2월6일 발표한 ‘2019년 전 세계 상위 10대 반도체 구매 기업 예비조사’ 자료에 따르면 주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의 2019년 반도체 지출 규모는 메모리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애플워치판와 에어팟 등 웨어러블 제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지난 3년 간 1위를 차지해온 삼성전자를 제치고 선두 자리를 되찾았으며 화웨이는 미중 무역분쟁에도 불구하고 3위를 유지했다.
지난해 세계 불확실성과 거시경제 둔화도 반도체 구매 기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 한일 갈등, 홍콩 시위 등 정치적 마찰은 심화되고 세계 경제 성장세는 둔화됐다.
이같은 거시경제 상황은 전자 장비에 대한 수요를 냉각시켜 2019년 총 전자기기 매출 규모는 전년 대비 0.2% 감소한 47억 달러를 기록했다. 전세계 반도체 디자인 TAM 상위 10대 기업들의 반도체 구매 비중은 2018년 39.9%에서 2019년 39.5%로 줄어들었다.
▲ 전세계 반도체 디자인 TAM 상위 10대 기업별 구매액 추정치
애플은 2019년 반도체 지출 규모를 12.7% 감소시켰는데도 불구하고 웨어러블 시장에서 우수한 실적을 거뒀고 새로운 아이폰 모델에 트리플 카메라 모듈을 채택하는데 지출을 늘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지출 규모를 21.4% 가량 줄이며 1위 자리를 애플에 내어줬다. 가트너는 이를 단순한 메모리 가격 급락의 영향만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대부분의 전자기기 시장, 특히 스마트폰과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시장에서 실적이 부진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3위를 기록한 화웨이는 2019년 반도체 지출 규모를 전년 대비 1.8% 줄인 반면 8위를 기록한 샤오미는 상위 10대 기업 중 유일하게 반도체 지출 규모를 약 1.4% 늘렸다.
마사츠네 야마지(Masatsune Yamaji) 가트너 수석연구원은 “2019년 상위 5대 기업 모두 반도체 구매 지출을 줄였는데 이는 메모리 가격의 급락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2018년에는 OEM 업체들의 전체 반도체 지출액의 45%가 메모리 반도체일 만큼 상황이 심각했지만 2019년에는 상위 5대 OEM 업체들이 메모리 구매 비중을 36%로 줄이면서 더 좋은 프로세서와 더 큰 메모리 용량을 제공함으로써 컴퓨팅 성능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