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마찰전기의 원리를 활용하면, 외부 전원 없이 고전압 플라스마도 만들 수 있다. 이를 위해선 마찰대전 나노발전기(TENG)라는 별도의 에너지 변환 장치가 필요하다. 생기원은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성균관대학교와 함께 TENG의 전극 구조를 마이크로 톱니 형태로 만들고, 그 전극의 방전 특성을 이용해 마찰전기 출력을 극대화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마찰대전 발전기, 고전압 저전류 특성에 감전 X
생기원, 마찰대전 발전기 출력 5,000V로 높이는
마이크로 톱니 형태 증폭 장치 원천기술 개발
겨울철 옷을 입거나 물건을 만질 때 생기는 일상 속 마찰전기의 원리를 활용하면, 외부 전원 없이 LED 전구에 불을 밝히고 고전압 플라스마도 만들 수 있다. 이를 위해선 ‘마찰대전 나노발전기(Triboelectric Nanogenerator; TENG)’라는 별도의 에너지 변환 장치가 필요하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은 4일,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성균관대학교와 함께 TENG의 전극 구조를 마이크로 톱니(Micro-serrated) 형태로 만들고, 그 전극의 방전 특성을 이용해 마찰전기 출력을 극대화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 TENG 출력 극대화 증폭 장치 시제품 [사진=생기원]
TENG은 서로 다른 두 물질을 마찰시킬 때 접촉 표면에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한다. 열이나 압력을 전기화하는 다른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 방식보다 전압 출력이 수백 배 높아 2012년 학계에 처음 알려진 이후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에 생기원이 개발한 기술은 기존 연구에서 주목하지 않았던 ‘전극 구조 변화’에 초점을 맞춰 5,000V 이상 고전압을 구현했다. 2,000V 수준에 머물렀던 유사 연구들보다 2~3배 이상 높은 출력이다.
생기원 정밀기계공정제어연구그룹 조한철 박사와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박진형 교수, 성균관대학교 김상우 교수, 김지혜 박사 공동 연구팀은 알루미늄판을 기계 가공할 때 생기는 부산물인 ‘알루미늄 울(wool)’의 재활용을 고민하다가 아이디어를 얻었다.
알루미늄 울의 가장자리는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톱날 형태가 연속된 구조로 되어 있어, 그 부근에 전극이 접근하면 뢰침이 벼락을 맞는 것처럼 스파크 방전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이를 유한요소 해석을 통해 확인한 결과, 전극 형태가 뾰족할수록 스파크 방전이 쉽게 이뤄지며 출력 또한 극대화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어떠한 형태의 TENG에서도 출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마이크로 톱니 형태의 전극을 만들고 스파크 방전이 지속해서 일어나게 하는 증폭 장치를 독자적으로 설계·제작해냈다. 제작된 증폭 장치는 증폭 전보다 약 25배 이상의 전압 출력과 120배 이상의 전류 상승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5,000V 수준의 고전압 상태를 가시화해 보여주는 크룩스관(Crookes tube)의 형광체 발광 실험과 진공상태에서 플라스마가 지속해서 생성되는 현상을 통해 이를 검증했다.
▲ 증폭 장치를 들고 있는 생기원 조한철 박사 [사진=생기원]
생기원 조한철 박사는 “TENG는 고전압 저전류라는 특성상 감전으로부터 안전하고 자가 충전 할 수 있어 반영구적으로 활용 가능한 미래기술”이라며, “상용화되면 행인들의 운동·마찰에너지로 어두운 골목길, 등산로의 전구를 밝히는 것부터, 고전압 플라스마를 활용한 공기 중 바이러스·세균 제거까지 다양한 실생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에서 주관하는 신진, 기초연구 및 나노 미래 소재 원천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또한 연구 과정을 다룬 논문이 2020년 11월, 에너지 분야 유명 학술지 ‘Advanced Energy Materials(Impact Factor : 25.245)’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