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M1 칩을 탑재한 아이맥, 아이패드 프로 등을 공개했다. M1 칩은 애플이 자체 제작한 Arm 코어 기반의 SoC로, 퀄컴 스냅드래곤 AP는 물론 인텔 코어 CPU보다 높은 성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신제품 공개로 애플은 M1 칩 생태계 확장 의지와 미니 LED 상용 본격화를 알렸다.
애플, M1 탑재 맥·패드 공개 "칩 단일화"
명암비 크게 개선한 미니 LED 본격화 시동
오는 6월, 'WWDC21'에서 OS 업데이트 기대
애플은 20일, 특별 행사를 열고 ‘24형 아이맥(iMac)’, ‘11형 및 12.9형 아이패드 프로(iPad Pro)’, ‘아이폰(iPhone) 12 및 12 미니(mini) 퍼플 색상 모델’, ‘에어태그(AirTag)’ 등을 공개했다. 이번 행사의 핵심은 ‘M1 칩’과 ‘미니 LED’였다.
▲ 12.9형 아이패드 프로 모델은 M1 칩과 미니 LED 디스플레이를
동시에 채택한, 이번 발표의 주인공 격 제품이다 [사진=애플]
M1 칩은 애플이 2020년 11월 발표한 Arm 코어 기반의 시스템온칩(System on Chip; SoC)으로, TSMC의 5nm(나노미터) 공정 기술로 생산된다. 4개의 고성능 코어와 4개의 저전력 코어로 구성된 8코어 CPU와, 최대 8코어 GPU, 16코어 NPU, 2개의 DRAM 등을 통합하여 애플 컴퓨터에 최적화된 성능을 제공한다.
향후 2년간 애플은 자사 컴퓨터의 아키텍처를 인텔 x86에서 Arm 아키텍처로 전환할 방침이다. 그리고 첫 M1 칩 탑재 제품인 ‘맥북 에어(MacBook Air)’, ‘13형 맥북 프로(MacBook Pro)’, ‘맥 미니(Mac mini)’에 이어 새로운 아이맥과 아이패드 프로에 M1 칩을 탑재하며 계획에 속도를 내고 있다. 출시는 5월 중순 이후다.
특히 신규 아이패드 프로는 M1 칩 탑재로 애플의 데스크톱, 랩톱 컴퓨터와 동급의 성능을 보유하며 안드로이드 태블릿 제품들과의 간격을 더욱 벌렸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탭(Galaxy Tab) S7’ 같은 프리미엄 안드로이드 태블릿에 탑재되는 퀄컴의 ‘스냅드래곤(Snapdragon) 865+’ AP는 애플의 ‘A14 바이오닉(Bionic)’보다 2세대 정도 뒤처지는 성능을 낸다는 평인데, M1은 그 A14보다 2~3배 정도 더 뛰어나다. 전성비도 스냅드래곤 865+는 TSMC 7nm 핀펫(FinFET), M1은 TSMC 5nm FinFET 공정으로 생산되어 더 우위에 있다.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을 같은 칩 기반으로 만들 수 있단 점에서 M1 칩은 규모의 경제와 원활한 재고 관리가 가능해 가격 경쟁력도 크다. 실제로 M1 탑재 11형 아이패드 프로 최저가 모델(99만9천 원)은 전 세대인 A12Z 바이오닉 탑재 11형 아이패드 프로 최저가 모델(102만9천 원)보다 3만 원 저렴한 가격이 책정됐다.
M1 하드웨어는 마련됐다. 이제 M1 소프트웨어 환경의 구축이 필요하다. 먼저 호환성 등을 위해 인텔 x86 아키텍처 기반의 ‘맥OS(macOS)’를 Arm 아키텍처 기반으로 (서드파트 앱을 포함하여) 빠르게 전환해야 한다는 시장의 목소리가 크다.
Arm 아키텍처 기반이나 고성능 작업에 대한 고려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아이패드OS(iPadOS)’의 개선도 필요하다. 일각에선 맥OS와 아이패드OS의 통합도 예상한다. 이에 대한 사항들은 오는 6월 7일부터 11일까지 닷새 동안 열리는 애플의 ‘2021년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21)’에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 미니 LED 채택으로 번인 없이 OLED 수준 화질 달성
이날 발표 제품 중 12.9형 아이패드 프로만 미니 LED 디스플레이, ‘리퀴드 레티나(Liquid Retina) XDR’을 탑재했다. 애플은 그간 아이폰에는 OLED 디스플레이를 일부 탑재했으나, 아이패드에는 OLED 디스플레이의 고질적인 문제인 발광 소자가 열화(劣化)되는 번인(Burn-in) 현상을 우려, LCD 디스플레이만을 고집했다.
미니 LED는 LED라 부르나, 실은 백라이트를 수많은 LED로 대체한 LCD다. 무기 화합물이 기반이라 유기 화합물 기반인 OLED와 달리 번인 현상 염려가 낮다.
더불어 특정 부분의 LED를 끌 수 있는 ‘로컬 디밍(Local Dimming)’ 기능을 지원해 명암비가 1,000,000:1로, LCD의 1,000:1보다 훨씬 크다. 올해 중 출시될 LG전자의 ‘80형 QNED TV’의 로컬 디밍 구역이 2,500개인 가운데, 12.9형 아이패드 프로는 2,596개로, HDR(High Dynamic Range) 콘텐츠 소비에 최적이다.
대신 12.9형 모델은 전 세대 대비 0.5mm 더 두꺼워졌으며, 가격이 내려간 11형 모델과 달리, 129만9천 원에서 137만9천 원으로 가격이 8만 원 상승했다.
애플은 1,200만 화소 전면 광각 카메라와 M1 머신러닝 성능을 기반으로 아이패드 프로에 센터 스테이지 기능을 구현했다. 사용자의 움직임을 인식하고 초점을 따라가는 기능으로, 다른 인물이 포착되면 줌아웃해 모든 인물이 프레임 안에 들어오도록 한다. 원격 근무, 화상 통화 및 회의에 적합하다.
아이패드 프로는 썬더볼트(Thunderbolt) 및 USB 4 지원으로 대역폭을 늘렸다. 추가로 애플은 탄소 중립화, 재활용 알루미늄 활용 등 ESG 경영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