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서비스가 생활과 산업 전반에 빠르게 확대됨에 따라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GPU를 대체할 AI 반도체가 차세대 반도체 주력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반도체 기술 발전 단계 (사진: 특허청 공식 블로그)
AI 알고리즘 고려 최적화 NPU…고성능·에너지 고효율
인텔·엔비디아·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AI 시장 선점 나서
경추硏 오철 교수, “3세대 뉴모로픽 반도체 韓 경쟁력 기대”
최근 AI 서비스가 생활과 산업 전반에 빠르게 확대됨에 따라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GPU를 대체할 AI 반도체가 차세대 반도체 주력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AI 반도체는 AI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초고속·저전력으로 실행하는 비메모리 반도체다. 특허청과 경제추격연구소에 따르면 AI 반도체는 기존 대비 약 1,000배의 인공지능 연산 전력효율을 구현할 수 있다.
인간 뇌의 신경망을 모방해 만든 인공지능 반도체라고 하여 NPU(Neural Processing Uni)라고도 부르며, 뇌처럼 정보를 스스로 학습하고 처리하며, 한꺼번에 동시다발적 연산이 가능하다.
■ AI 반도체가 각광받는 이유…CPU, CPU, NPU 차이
AI 반도체가 개발되기 전에는 핵심 두뇌 역할을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가 담당했다.
그러나 데이터를 순차적으로 직렬 처리하는 CPU는 대규모 병렬 처리 연산을 필요로 하는 AI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아 비효율이 발생했다.
GPU가 대안으로 등장했고, 데이터를 병렬 처리 가능한 GPU가 AI 반도체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후 GPU의 병렬 처리 특성은 유지하되 AI 전용으로 만들어진 반도체가 등장하게 되었는데 FPGA나 ASIC 형태의 NPU가 이에 해당한다.
FPGA(Field Programmable Gate Array)는 목적에 따라 칩 내부의 하드웨어를 재프로그래밍 할 수 있어 유연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ASIC(Application Specific Integrated Circuit)은 주로 글로벌 IT 기업에서 개발하는 형태로, 특정 목적에 맞춰 제작되며 고효율의 특성을 갖는다.
NPU는 AI 알고리즘을 고려한 최적화가 가능하다. 즉, 대규모 학습 데이터를 처리한 후, 추론의 결과를 뽑아내는 데 최적화됐다. 또한 학습 및 추론 과정에서의 중간 데이터들을 저장하는 메모리와의 연결 구조를 고려해 고성능과 에너지 고효율을 달성했다.
△심층 기계 학습(deep learning)을 활용한 안면 인식(facial recognition) △생체 인식(biometric authentication) △음성 인식(voice recognition) △지능형 개인 비서(IPA: Intelligent Personal Assistant) 등 응용 애플리케이션을 스마트폰 기능에 넣는 경우가 늘면서 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하여 NPU를 탑재한다. 자율 주행 자동차(autonomous vehicles),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 등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도 NPU를 사용한다.
NPU 기술을 발전시켜 인간의 두뇌 수준의 정보처리와 인식을 가능케 하는 뉴로모픽 프로세서 기술까지 나아갈 수 있다.
뉴로모픽(Neuromorphic) 반도체는 사람의 뇌에 존재하는 신경세포와(뉴런)와 연결고리(시냅스) 구조를 모방했다. 반도체 하나에서 연산, 학습, 추론이 가능해 에너지 손실이 없다.
아직 범용성이 낮지만 앞으로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 자율주행차, 클라우드 등의 분야 등 활용성이 커 각광받고 있다.
■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 AI 반도체 만든다
대다수 기업은 현재 GPU를 활용해 AI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나, GPU 가격 급등, 전력 사용량 등 문제로 운영 비용 부담을 겪으며 AI 반도체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허청과 경제추격연구소의 지난 3월 AI 반도체의 산업경쟁력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AI 반도체 특허 신청은 16년도에서 19년도까지 3배 이상 폭증했다.
AI 반도체 세대별 주요 특허신청 기업은 전 분야에서 인텔, IBM, 삼성전자 등이 상위를 차지했고, 차세대 뉴모로픽 분야에서 삼성, SK하이닉스가 각각 2위와 5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약 7조 8000억원 규모였던 반도체 시장은 2023년에 343억 달러(약 40조), 2030년에는 전체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31.3%를 점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퀼컴, 인텔, 엔비디아, SKT, 구글, 아마존, 애플, 테슬라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AI 반도체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구글은 텐서 처리 장치(TPU: Tensor Processing Unit)를 개발했으며 이는 2016년 이세돌과 맞섰던 ‘알파고 리’ 버전에서 최초 사용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최초 AI 엔진을 탑재한 지능형 반도체를 개발했다. 또한 뉴로모픽 칩에 대한 미래 비전을 제시한 논문이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에 게재됐다.
SKT는 20년 AI 반도체 ‘사피온(SAPEON) X220’을 공개했다. SKT는 ‘SAPEON’이 GPU 대비 딥러닝 연산 속도가 1.5배 빠르고, 전력 사용량은 80% 수준이며, 가격은 GPU의 절반이라고 밝혔다.
KT도 국내 팹리스 스타트업과 협업해 23년 전용 AI 반도체 칩을 제작해 GPU 기술을 국산화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지난해 AI 반도체 팹리스 전문 스타트업 회사 퓨리오사AI는 워보이(Warboy)를 AI 반도체 성능 경연대회 엠엘퍼프(MLPerf)에서 엔비디아를 제치고 경쟁력을 입증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퓨리오사AI는 2017년 설립돼 4년간 고성능 AI 반도체 개발에 필요한 풀스택을 직접 개발하는 회사로, 네이버, 카카오와의 업무 협약을 체결하는 등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받았다.
우리나라 정부·기업은 AI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
경제추격연구소 오철 교수는 “반도체를 둘러싼 기술패권 경쟁 등 급변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AI 반도체 특허의 중요성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며, “향후 기술 혁신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은 3세대 뉴모로픽 반도체에서 우리기업의 상대적인 약진이 주목된다”고 밝혔다.
특허청 김지수 특허심사기획국장은 “AI 반도체는 인공지능 시스템반도체가 융합되는 핵심 전략 분야로서, 탄소중립·디지털 뉴딜의 성공과도 밀접히 연계된 필수 산업”이며, “AI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특허심사정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