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가 반도체 지원에 팔을 걷어붙이며, 치열한 경쟁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반도체 세제 지원 규모가 축소돼 반도체 업계가 우려하고 있다.

23일 국회를 통과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 따르면 그간 반도체 업계의 기대를 모았던 대기업의 반도체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율이 현행 6%에서 8%로 소폭 확대됐다.

이는 최근 반도체 지원을 위한 여당안 20%와 야당안 10%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와 함께 중견기업 공제 및 중소기업 공제도 현행대로 8%, 16%를 유지해 논의 돼 왔던 25% 공제안에 못 미쳤다.

이와 같은 개정안에 대해 업계는 실망하는 눈치다.

전경련은 첨단산업 시설투자 세액공제비율의 상향은 한국이 미래산업 주도권을 확보하고 산업 및 기업 성장을 통해 지속적으로 세수를 늘릴 수 있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는데, 국회와 정부가 단기적인 세수 감소효과에 매몰된 것은 아닌지 우려했다.

반도체기술 관련 학회 관계자들은 현재 반도체기업은 70년 반도체 산업 역사에서 가장 치열한 생존 경쟁의 장에 진입했고, 민간 기업은 정부의 적극적 지원 없이 해외기업들과의 경쟁에서 격차 유지는 물론 생존하기도 어려운데 최근 개정된 조세특례제한법에서 확정된 시설투자 세액공제 8%는 미국 25% 등 경쟁국에 비해 크게 부족해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의 국가경쟁력을 심각하게 저하시킬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은 자국 내 반도체 설비투자 기업에 25%의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고, 대만 정부는 최근 자국에 본사를 둔 반도체 기업의 연구개발 및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비율을 15%에서 25%로 높이는 ‘산업혁신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또한 일본은 구마모토에 TSMC 반도체 공장 유치를 위해 건립비용의 절반인 4,760억엔을 지원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세액 공제 개정안은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의 미래를 단절시키고, 후배들에게 희망 고문을 주는 것”이라며 “치열한 글로벌 첨단산업 전쟁에서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국회 및 정부가 세액공제비율 확대 논의를 이어가기를 바라며 관련 대책을 보완해주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