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산업은 탄소배출량이 높은 특성이 있다. 글로벌 메모리 제조사들이 탄소배출저감과 재생가능한 에너지 사용에 집중하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지속가능연계채권을 통해 ESG 경영과 투자금 유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기업 최초 ESG 목표 연계 채권 발행
당초 목표액 이상 흥행, “업황 반등 기대감·ESG 경영 공감”
반도체 산업은 탄소배출량이 높은 특성이 있다. 글로벌 메모리 제조사들이 탄소배출저감과 재생가능한 에너지 사용에 집중하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지속가능연계채권을 통해 ESG 경영과 투자금 유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SK하이닉스가 10억달러(한화로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지속가능연계채권(Sustainability-Linked Bond, SLB) 발행에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다운턴 상황에서도 대규모 투자가 들어온 데 대해 회사는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며 “이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올해 반도체 업황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이 채권에 담긴 당사의 기후변화 대응 의지에 대한 신뢰의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당초 SLB 목표 발행액을 5억달러로 설정했으나, 304개의 기관을 중심으로 다수 투자자들이 기대 이상의 관심을 보이면서 목표액의 2배인 10억달러까지 발행 규모를 확대했다.
SLB는 ESG 경영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금리 등이 조정되는 채권이다. 회사는 이 채권 발행의 조건으로 온실가스 Scope 1, 2 배출량 집약도를 2020년 실적을 기준으로 2026년까지 57%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온실가스 Scope 1은 제품 생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직접 배출), Scope 2는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기나 스팀 등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간접 배출)를 의미한다.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유해가스를 처리하는 스크러버(이미지-SK하이닉스 뉴스룸)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SLB를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전략 중 하나로 주목하는 가운데,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기업 중 처음으로 이 채권을 발행했다. 목표 대비 감축 실적을 ‘지속가능성 보고 시스템(SRS, Sustainability Reporting System)’에 매년 공개할 예정이며, 이어 2026년이 지나면 이듬해 상반기 중 최종 목표 달성도를 측정해 공개하고, 결과에 따라 금리를 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또한 SK하이닉스는 이번 채권 발행에 앞서, 기존에 수립했던 ESG 목표에 대한 글로벌 인증기관의 검증도 진행했다. 무디스와 글로벌 인증기관 DNV(Det Norske Veritas)는 회사의 목표에 대해 도전적인 수준이고, 달성시 지속가능경영 기여도가 상당히 높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이번 SLB의 성공적인 발행은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당사의 의지를 글로벌 투자자들에 인정받은 결과라고 본다”며 “앞으로도 당사는 ESG 경영을 선도하며 경제적 가치(EV)와 사회적 가치(SV)를 공히 높여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7억5000만달러(한화로 약 9,000억원) 규모의 그린본드를 이번 SLB와 함께 발행했다. 그린본드는 환경친화적 투자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한 용도로만 쓸 수 있는 특수목적 채권이다. 회사는 그린본드를 통해 마련한 재원을 △수질 관리 △에너지 효율화 △오염 방지 △생태환경 복원 등 친환경 사업에 투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