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산업 육성에 국가 역량이 집중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육성방안에 민간 투자와 더불어 정부 비전이 공개된 가운데 ‘K-칩스법’이라고 불리는 반도체 시설투자 세액공제 개정안 통과 여부에 업계가 노심초사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16일 반도체 시설투자 세액공제 확대에 관한 반도체특별법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심사소위원회(조세소위)를 통과했다. 개정안에는 세액비율을 대·중견기업 8%에서 15%·중소기업 16%에서 25%로 상향하는 내용이 담겼다.

조세소위를 통과한 이번 개정안은 오는 22일 기재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 의결을 거쳐 30일 본회의에 상정될 전망이다.

개정안의 주요내용은 △반도체·이차전지·백신·디스플레이와 함께 수소와 미래형 이동수단을 법률에서 직접 국가전략기술로 정하고, △국가전략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가전략산업의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비율을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현행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현행 16%에서 25%로 확대하며, △2023년에 한해 신성장·원천기술 및 일반기술에 대한 2%p와 6%p의 세액공제 비율 상향과 모든 통합투자 증가분의 10%를 공제하는 임시투자 세액공제 제도를 도입하려는 것으로 기재위는 밝혔다.

업계는 정부 및 국회의 반도체 지원정책 통과를 노심초사하며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8일 반도체학계는 ‘반도체산업 세액공제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하며 성명서를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정의당에 전달한 바 있다.

△대한전자공학회 △한국마이크로전자 및 패키징학회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반도체공학회 등 반도체 관련 4개 학회가 결의한 이번 성명서를 통해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기로에 선 기술패권과 경제 안보를 지키기 위해 반도체산업을 최우선 자산으로 지켜야 한다고 토로했다.

15일 한국반도체산업협회도 국가첨단산업 육성 전략 발표에 대한 지지 표명 입장문을 내걸며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이 메모리반도체 위상을 넘어 진정한 종합 반도체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당부한다”며 “현재 국회서 논의되고 있는 투자 세액공제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바란다”고 밝혔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구축에 반도체 업계 전체가 민간 신규 투자로 힘을 모으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기업들은 반도체 투자세액 감면 확대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16일 K칩스법의 조세소위 통과를 환영하는 입장문을 내며 “국내 반도체 산업은 최근 수출액이 반토막 나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표기업과 대만 TSMC와의 격차가 벌어지는 등 전례없는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라며 “이번 개정안이 산업의 숨통을 틔워주고 물꼬를 터주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짧은 입장 표명을 남겼다.

이처럼 관계기관들이 본회의 통과를 손꼽아 기다리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와 제품 개발, 일자리 창출을 할 수 있는 규제 개선과 인력 수급 여건 등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하는 업계 목소리도 줄을 잇고 있다.

한편 이 같은 투자세액 공제 확대를 놓고 재벌대기업 특혜라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개정안이 계획된 국내 투자에 세금을 깎아줄 뿐이라며 세제혜택의 실효성에 의문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