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 발표한 것들 중 나눠주기식, 갈라치기식, 뿌려주기식을 좀 배제하라는 주문이 있었다. 어떤 목적성을 가지고 중대형 과제들을 기획해서 중대형 과제 중심으로 지원하겠다”
▲2023 대한민국 산업기술 R&D 대전에서 2024년 산업기술 R&D 과제기획 공청회가 진행됐다.
KEIT, “산업계, 초격차 R&D에 70% 지원”
“나눠주기식, 갈라치기식, 뿌려주기식 배제”
정부안 R&D 신규 예산 75%↑, 전체는 ↓
화합물 전력반도체·디자인플랫폼·IP 개발지원
“정부에서 발표한 것들 중 나눠주기식, 갈라치기식, 뿌려주기식을 좀 배제하라는 주문이 있었다. 어떤 목적성을 가지고 중대형 과제들을 기획해서 중대형 과제 중심으로 지원하겠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2023 대한민국 산업기술 R&D 대전에서 2024년 R&D 과제 방향성이 윤곽을 드러내는 발언들이 나왔다.
6일 개막한 행사에서 2024년 산업기술 R&D 과제기획 공청회가 메인무대 및 컨퍼런스룸 개별실에서 진행됐는데 이날 이정우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사업기획혁신팀 팀장은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중대형 과제 중심으로 2024년 R&D 과제를 기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도 신규 예산안이 정부안 제출 기준 9,065억원으로 책정돼 있어 지난해 신규 예산이 5,174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75%가량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계속사업의 경우 사업이 올해로 만료되는 등의 이유로 2조 5,967억원에서 1조9,151억원으로 줄어 전체 R&D 예산은 삭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2024년 신규 과제와 관련된 예산의 경우 아직은 예산안이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국회서 2024년 예산안이 어떻게 통과되느냐에 따라 신규 과제 규모가 결정될 것이다.
이정우 팀장은 “올해 과제 계획에서 신경제 국정 철학 및 산업부 중점 추진 과제를 반영했다”면서 “지난 4월 발표한 초격차 R&D 지원에 전체 예산의 70%를 지원하겠다”라고 밝혀 초격차 분야에서의 중점적인 R&D 예산 투입이 있을 것으로 확실시 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 정부에서 R&D 예산 삭감 기조를 밝힌 만큼 성과가 두드러지지 않는 과제 및 사업에서의 지원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 시스템반도체 3개 신규 사업...전력 반도체 드라이브
대신 초격차 분야에 속하는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는 신규 과제들이 다수 발굴돼 과제 기획이 거의 완료된 상황이다. 계속사업에 속하는 △차세대지능형반도체 △K-센서 기술개발 외에도 신규사업으로 △화합물전력반도체 고도화기술 개발 135억원 △첨단 시스템반도체 디자인플랫폼 기술개발 54억원 △해외 수출연계형 시스템반도체 기술개발 65억원 등이 2024년 신규사업 예산으로 책정돼 있다.
김진섭 시스템반도체PD는 시스템반도체 관련해 △전력반도체 △AI 반도체 △차량용 반도체 등의 정책 방향을 보면 “국가 차원에서 해야 되겠다라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기획·통과가 된 것”이라며 “어떤 방향으로 정부가 투자하려는지를 보며 사업 기획의 방향성을 잡고 제안을 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KEIT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신규 사업인 화합물 전력반도체 고도화 기술개발사업은 총사업비 1,384억원에 국비 900억원가량이 5년간 투입되는 사업으로 세부 사업내역에는 △상용소자 및 모듈 △파워IC △소재로 구분되고 있다.
부산TP가 화합물 전력반도체 관련해 상용화 센터 등 공공인프라를 확보한 가운데 이번에 파워IC 및 소재 등 새롭게 지원하는 사업들을 통해 KEIT는 상용화 관점에서 기술 개발을 바라보고 있었다.
김 PD는 “상용소자 3개 사업은 기업 주관으로 TRL 8단계이다”라며 이미 이전 사업인 신산업 창출 파워반도체 상용화 사업을 통해 지원된 R&D로 이번 신규 사업에서 지원을 받아 3년 안에 상용소자로 제품이 출시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자동차에 탑재되는 제품인 만큼 까다로운 자동차 관련 표준 및 기능안전 등 만족해야 하기에 주관 기업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 예산 삭감 여파, 디자인 플랫폼-IP 개발 사업 한데 묶여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디자인 플랫폼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이에 요구를 반영한 사업이 기획되었지만 내년도 예산삭감의 여파로 디자인 플랫폼과 초고속 인터페이스 IP 개발 지원이 하나의 사업으로 묶이게 됐다는 후문이다.
총 사업예산 300억원 규모로 5년간 지원되는 첨단 시스템반도체 디자인플랫폼 기술개발은 국내 파운드리 중심의 생태계 강화를 목적으로 기획됐다. 국내 파운드리향 개발 제품에 대해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 해외 시장 수출 연계형 시스템반도체 개발 사업은 5년간 총 330억원 규모로 지원되며 미국과 중국 간 반도체 관련 정세를 고려해 중국향 반도체에는 미들로우급 제품 개발을 지원하고, 미국향에는 하이엔드급 개발을 지원하게 된다.
한편, 2024년 R&D 과제기획이 아직은 확정된 것이 아닌 만큼 향후 공청회를 통해 추가 의견과 제안을 받아 2024년 2월 경 과제가 확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김 PD는 “기획 방향성과 취지, 성격에 맞게 지원을 한다면 좀 더 사업을 지원받을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