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IT제품 설계 시 발생하는 전자파 노이즈는 제품 성능 저하와 오작동 등 치명적인 결함을 유발한다. 최근 자동차의 전동화와 각종 IT 디바이스의 소형화, 5G·6G 통신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등으로 전자파 환경에서의 노이즈가 증가하고 있으며, 각종 기기와 시스템의 오작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기획연재 시리즈인 ‘EMI/EMC 명사(名士) 대담’을 통해 안전하고 신뢰성 높은 첨단 IT 제품 개발을 위해 EMI·EMC 설계의 중요성을 조명하고, 각계각층에서 활동하는 EMI/EMC 전문가들을 만나 최신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김진국 UNIST 교수
“수동 EMI필터 한계 직면, 능동EMI 필터 반도체 양산 준비 中”
EMI/EMC 업계, 인공지능 반도체 폭발적 수요에 영향
전력전자서 전도성 노이즈 저감, 수동 필터론 역부족
수동 EMI 필터 한계 극복 위해 능동 EMI 필터 개발
이엠코어텍, 발진·신뢰성 문제 해결...고객사 테스트 中
[편집자주] IT제품 설계 시 발생하는 전자파 노이즈는 제품 성능 저하와 오작동 등 치명적인 결함을 유발한다. 최근 자동차의 전동화와 각종 IT 디바이스의 소형화, 5G·6G 통신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등으로 전자파 환경에서의 노이즈가 증가하고 있으며, 각종 기기와 시스템의 오작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기획연재 시리즈인 ‘EMI/EMC 명사(名士) 대담’을 통해 안전하고 신뢰성 높은 첨단 IT 제품 개발을 위해 EMI·EMC 설계의 중요성을 조명하고, 각계각층에서 활동하는 EMI/EMC 전문가들을 만나 최신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김진국 UNIST 교수 겸 이엠코어텍 대표에게 EMI/EMC 명사(名士) 대담을 청해 활동 근황과 EMI 능동 필터 기술에 대해 들어봤다.
[기자]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진국 교수] 1996년부터 2006년까지 KAIST에서 학/석/박사 학위 과정을 하였고, 이후 삼성전자 DRAM설계팀 책임연구원, 미주리 공대에서 포닥연구원 경력을 쌓은 후, 2011년부터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서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그 동안 연구를 하면서, 능동 EMI 필터 기술을 개발하였고, 이를 상용화하기 위해 이엠코어텍을 창업해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습니다.
[기자] 최근에는 어떤 활동들을 하며 지내시나요?
[김진국 교수] 주로 UNIST 교수로서 강의와 연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요즈음은 이엠코어텍이 지속적으로 업계에 선도기술을 유지하는 데에 필요한 선행 연구에 많이 집중하고 있습니다.
2018년부터 창업한 이엠코어텍의 대표를 겸직하며 한동안 회사 운영까지 하느라 힘들었지만 2022년부터는 공동대표를 영입해 회사 운영은 공동대표 분이 주되게 맡아 주셔서 저는 강의와 연구에 충분히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자] EMI/EMC와 관련해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이슈나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기술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김진국 교수] EMI/EMC 업계도 최근 모든 기술의 화두인 인공지능과 그와 연계된 반도체의 폭발적 수요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즉, 인공지능 기술이 하드웨어적으로는 반도체의 높은 집적도와 데이터의 빠른 전송이 필요하기에 빠른 전자파 신호 전송과 전자파 간섭의 최소화에 관한 높은 노하우와 기술이 요구됩니다.
이는 전통적인 EMI/EMC 기술로, 더욱 고도화되고 융합된 설계 대책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GPU 및 인공지능 반도체가 동작하면서 매우 높은 전력이 필요한데, 전력변환 회로가 전력을 공급하면서 발생하는 소위 전력전자 EMC 문제가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전력 효율을 높이려면 스위칭 주파수와 동작 속도가 높아져야 하는데, 이 경우 EMI/EMC 문제가 자연히 증가합니다.
요즘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지구의 환경 및 기후 변화에 대한 대책으로,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고 변환하는 과정이 증가하게 되는데, 이 또한 전력전자 EMC 문제를 심각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기자] 이전에
e4ds 아날로그 데이에서 대전력화에 따른 전도성 노이즈가 문제되면서 EMI 수동 필터의 한계 직면과 능동필터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제시하셨습니다. 무엇인지 간단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진국 교수] EMI 노이즈는 크게 전도성 노이즈와 방사성 노이즈로 나누어집니다. 2가지 모두 반드시 법적으로 정해진 규제값 이하로 저감을 시켜야만 제품을 팔 수 있습니다.
전력전자 시스템에서 EMC문제가 갈수록 중요해지며, 1차적으로 큰 전류로 인한 전도성 노이즈 저감에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이러한 전도성 노이즈를 저감하려고 수동 소자로 이루어진 EMI필터를 이용해 왔는데, 다루는 전력이 점차 커지고 스위칭 속도가 높아져서 수동 EMI필터의 크기·무게·발열 증가에 따른 부담이 너무나 커지고 있습니다.
수동 EMI필터의 한계를 먼저 직면한 시스템의 예시로는, △전류가 큰 전기자동차 △ESS 에너지 저장장치 △태양광 등 각종 친환경 발전기 △산업용 에어컨·세척기·건조기 △각종 산업 설비가 있습니다.
물론 가정용 에어컨, TV 등 일반적인 가전제품에서도 EMI 필터는 시스템의 크기와 무게를 증가시키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입니다. 이러한 수동 EMI필터의 한계를 능동회로 기술로 극복하려는 시도가 있어왔지만 가격과 신뢰성에서 단점이 많아서, 기존에는 학계 연구로만 머물고 상용화가 되지 못해왔습니다.
[기자] 교수님께서는 학계 연구에만 머물지 않고 이엠코어텍을 통해 능동필터 상용화에 나서고 계시죠. e4ds news 독자분들께 어떤 회사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진국 교수] 이엠코어텍은 앞서 말씀드린 수동 EMI필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능동EMI 필터의 회로부를 반도체 집적회로로 구현하면서 중요한 기술 개발 진전을 이루었고, 이를 상용화하기 위해 2018년에 창업한 기업입니다.
현재 능동EMI 필터 반도체를 여러 고객사 제품에 탑재해 양산을 준비 중이며, 능동 EMI 필터 반도체 외에도, EMI를 감시하고 감쇄하기 위한 각종 반도체 및 회로를 개발하는 total EMI solution 회사로 도약하려고 노력 중인 회사입니다.
본사는 울산과학기술원 내에 있고 지사는 동탄에 두고 있으며, 고영욱 공동대표와 정상영 기술책임이사 포함해 총 16명의 인원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기자] 현재 개발된 EMI 능동필터는 기술적으로 어느정도 수준인가요?
[김진국 교수] 이엠코어텍에서는 2021년 능동 EMI필터 반도체를 세계최초로 출시했습니다. 저전압 집적회로로 구현해 양산 가격을 대폭 줄이면서도, 독창적으로 발명한 절연 구조를 통해 고전압 외란 신호로부터 반도체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관련해 국내외 약 35건의 등록 특허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기자] 경쟁제품도 존재하나요?
[김진국 교수] 능동 EMI필터 반도체로는 한동안 경쟁사가 전무했으나, 2023년부터 유명한 글로벌 반도체 회사인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사에서도 능동 EMI필터 반도체를 출시했습니다.
참고로 TI사의 능동 EMI 필터는 비절연 구조를 취하고 있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고전압 신뢰성이 취약합니다. 현재 전기자동차, 가전 등 몇몇 고객사의 양산 제품에 TI사와 이엠코어텍의 능동 EMI필터 반도체를 각각 탑재해 비교 실험 분석 중에 있습니다. 이엠코어텍은 고객사의 선택을 받아서 TI사 반도체에 대비해 기술의 우위를 증명하고자 합니다.
[기자] 향후 능동필터 시장이 얼마나 커질 것으로 예측하시나요?
[김진국 교수] 대상 시장 규모로는, 능동EMI필터는 전기에너지를 이용하는 모든 상용 전기 제품이 그 적용 대상입니다. 일단 △가전 △스마트홈 △ESS 시장을 고려할 때 전세계 시장 규모는 약 300조원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서 전자파 관련 부품 시장을 1%로 잡았을 때 모든 필터가 능동필터화 된다고 가정하면, 그 시장 규모는 약 3조원 가량이 될 것입니다.
[기자] 앞서 능동회로는 가격과 신뢰성에서의 단점으로 인해 상용화의 어려움이 있다고 언급하셨습니다.
e4ds 아날로그데이에서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발표 내용 가운데 서지 테스트 내구성 문제라든지 노이즈 증폭과 발진 문제 등에 대한 챌린지를 언급하셨는데 이엠코어텍은 현재 이러한 기술적 난제들을 해결했을까요?
[김진국 교수] 발진이나 신뢰성 관련, 제품 탑재에 필요한 1차적인 문제들은 이미 모두 해결이 된 상태입니다. 현재 발진 문제가 원천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구조를 사용하고 있고, 신뢰성 문제도 절연된 발명 구조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큰 문제가 없습니다.
사실 지금 이엠코어텍의 주된 챌린지는 기술에 있지 않고 사업적인 면에 있습니다. 저희는 전세계적으로 사용이 전무했던 신기술과 신부품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인데, 어떤 고객 기업이든지 신기술을 세계 최초로 먼저 적용하기를 꺼려하는 편입니다.
기존에 적용한 적이 있는 검증된 부품을 사용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저희 기술을 고객사의 양산 제품에 처음으로 진입시키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우리나라도 이제 기술력을 가진 선진국으로서 기업들이 팔로워 포지션에 머물지 않고 신기술을 선제적으로 적용하는 도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EMI/EMC 분야의 미래 전망은 어떻게 보시나요?
[김진국 교수] EMI/EMC 분야는 전기전자 제품의 올바른 동작에 필수적인 기술이지만, 보통 핫하게 떠오르거나 주목을 받는 기술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생존에 필수적이지만 익숙해 눈에 띄지 않는 공기나 물과 매우 유사한 느낌입니다.
인공지능 하드웨어 예시처럼 그 동안 신기술이 핫하게 떠오르면 그에 따라 관련된 EMI/EMC 문제가 새롭게 떠오르고 이를 많은 EMI/EMC 엔지니어가 드러나지 않은 뒷단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연구해 왔습니다.
미래에 하드웨어 복잡성과 전기에너지 사용 비율이 점차 높아질수록, EMI/EMC 엔지니어의 역할과 그에 필요한 기술 역량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자]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가 있으시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진국 교수] 능동 EMI필터 반도체가 지금은 신기술이라서 눈에 띄어 보이지만, 또한 곧 어디에나 존재하는 공기와 같은 부품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때까지 학교에서 연구를 지속하면서 이엠코어텍이 각종 신기술 반도체를 이용하는 total EMI solution 회사가 되도록 도약시키는 것이 저의 계획이자 목표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