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사회를 연결하고 경제를 움직이기 위해 통신 기술의 연결성과 유연성이 요구되고 있어, 5G 기술 투자가 활력을 띄리라 예상된다. 전염병에 위축된 경제에도 불구하고 5G가 전 세계 산업 전반을 뒤흔들 혁신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으며, 각국 정부,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디지털화가 급격히 이루어지며 5G 네트워크 인프라, 디바이스 등의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35년 5G 시장, 中-美-日-韓-獨-英-佛 비중 84%
미국, 5G 분야에서 중국 업체 영향력 배제 움직임
5G 기술력 향상·인프라 확장 위한 지속 관찰 필요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길어지는 사회 구성원 간의 고립이 5G 기술 발전과 시장 확대를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분석업체 IHS 마킷(IHS Markit)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5G 경제(The 5G Economy in a Post-COVID-19 Era)’ 보고서는, 최근 사회를 연결하고 경제를 움직이기 위해 통신 기술의 연결성과 유연성이 요구되고 있어 5G 기술 투자가 활력을 띄리라 예상했다.
올해 보고서에서 IHS 마킷은 2020년에서 2035년까지, 향후 15년간 전 세계 5G 투자 및 연구개발 규모를 지난해 보고서보다 10.8% 높게 잡았다. 2035년, 5G 생태계 구축을 통해 3조 8,000억 달러의 경제 효과가 발생하고, 일자리는 2,280만 개가 창출될 전망이다.
상향 조정의 근거로 보고서는 전염병에 위축된 경제에도 불구하고 5G가 전 세계 산업 전반을 뒤흔들 혁신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으며, 각국 정부,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디지털화가 급격히 이루어지며 5G 네트워크 인프라, 디바이스 등의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보고서는 5G 구축과 함께 관련 △제품 △서비스 △경험 지속과 확산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연결성, 유연성, 탄력성에 대한 새로운 요구를 충족하고 지원할 것으로 기대했다.
5G 시장 비중, 中-美-日-韓-獨-英-佛 순 전망
보고서는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의 자료를 토대로 2035년에 중국, 미국, 일본, 한국, 독일, 영국, 프랑스 등 7개국의 5G 경제 효과와 고용 창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각각 84%, 88%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 2035년, 5G 산업은 위의 8개 국가에 의해
좌지우지될 전망이다 [출처=IHS 마킷]
특히 중국은 각각 40.3%, 56.6% 비중을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았다. 2020∼2035년 동안 5G 설비투자 및 연구개발 부문에서도 중국(1조7,000억 달러)이 미국(1조3,000억 달러)을 앞지를 것으로 관측했다.
우리나라는 5G 경제 효과 1,320억 달러(145조9,524억 원), 고용 창출 74만 1,000명으로 4위를 차지하며 독일, 프랑스, 영국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한편, 5G 관련 글로벌 매출은 2035년에 13조 980억 달러(1경4,485조782억 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며, 순서대로 △제조 △정보 및 통신 △도소매 △공공서비스 △건설 △금융 △물류 △전문서비스 △사회복지 △농림어업 △광업 △전력 및 수도 △교육 △숙박 △예술 및 교육 등의 분야에서 높은 매출을 기록하리라 전망했다.
코로나19 펜데믹은 사회 및 경제 각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다. 통신 네트워크와 각종 인터넷 서비스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사회 및 경제 활동의 토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5G는 그 변혁을 이끌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우리 정부도 한국판 뉴딜 정책 등을 기반으로 5G 네트워크 고도화, 생태계 확장 등의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계획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체감할 수 있는 품질의 서비스, 콘텐츠, 디바이스 개발과 일자리 창출 등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마케팅과 동떨어진 5G 성능을 절대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려 국민적 반감을 상쇄할 필요가 있다.
5G 분야에서 중국 업체 영향력 배제하려는 미국
미중 패권 경쟁은 5G 기술 보급과 발전에 암초로 자리할 전망이다. 미국 하원 의회는 11월 19일, 화웨이, ZTE 등 중국 통신장비업체를 견제하기 위해 자국 내 5G 통신기반 구축을 지원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미국 내 5G 기반을 구축하는데 7억5,000만 달러를 지원, 중국 업체의 장비를 제거하거나 교체하는 것이 법안의 골자다.
해당 법안 발의 과정에는 민주당과 공화당 양쪽이 모두 참석했으며, “미국의 통신 사업자가 화웨이 등의 장비에 의존하고 있어 미국의 안보 및 상업적 이익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라고 주장하며 법안 통과의 이유를 밝혔다.
미국의 중국 업체 견제는 자국 내에서만 그치지 않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10월 23일, 코소보, 불가리아, 슬로바키아, 북마케도니아 등 발칸반도 4개국과 5G 구축 과정에서 장비 공급사 선정 시 ‘외국 정부의 통제 여부’를 고려한다는, 중국을 겨냥한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브라질 정부는 2022년 중 본격적인 5G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미국 정부는 5G 사업에서 화웨이 배제 조건으로 브라질 통신업체들이 다른 제조업체의 5G 장비를 구매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시사했다. 그리고 브라질 정부는 11월 10일, 미국의 클린 네트워크 정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反 화웨이 전선에 동참했다.
▲ 지난 8월 5일, 클린 네트워크 확대를 발표하는
마이클 폼페이오 美 국무장관 [사진=주한미국대사관]
클린 네트워크는 5G 통신망과 모바일 앱, 해저 케이블, 클라우드 컴퓨팅 등에서 화웨이와 ZTE 등 미국이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한 중국 기업 제품을 배제하려는 정책이다.
자체적인 反 화웨이 견제에 나선 국가들
유럽 자체적인 5G 반중국 정책도 시행 중이다. 영국은 지난 7월,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올해 이후 5G 관련 화웨이 장비 구매를 중단하고 기존에 설치된 장비도 2027년까지 제거하겠다고 발표하며 화웨이 장비의 단계적 전면 퇴출을 공식 선언했다. 이어 프랑스도 자국 산업 보호와 안전을 이유로 화웨이와 ZTE의 장비 도입 금지를 우회적으로 시사했다.
스웨덴도 지난 10월 20일, 자국 내 5G 네트워크 주파수 경매에 화웨이의 입찰 응모를 금지했으며, 주파수 경매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기존의 핵심 기능에서 화웨이 장비를 2025년 1월 1일까지 제거해야 한다고 발표하는 등 배제 입장을 발표했다. 이탈리아는 지난 10월 23일, 자국 통신업체인 파스트웹과 화웨이 간의 5G 제품 거래를 차단했다.
캐나다 하원은 11월 19일, 화웨이의 5G 사업 참여와 관련, 쥐스탱 트뤼도 행정부가 30일 이내로 화웨이 퇴출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동의안을 통과시켰다. 그동안 트뤼도 총리는 화웨이 배제 결정을 보류하고 있었다. 하지만 화웨이 장비 도입에 반대 의견을 제기해온 보수당이 발의한 동의안이 하원을 통과하면서 화웨이 배제 여부 판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앞서 캐나다 1위 이동통신 기업 벨캐나다는 올해 2월, 노키아와 협력한다고 발표했고, 이어 에릭슨을 추가 공급업체로 선정했다. 화웨이 장비를 쓰겠다던 텔러스도 결정을 번복해 에릭슨, 노키아 제품을 사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로저스도 에릭슨과 5G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 선언하면서 캐나다 3대 이동통신 기업이 5G 파트너로 유럽 업체를 선택하게 됐다.
화웨이는 11월 16일, 5G 구축 사업에서 자사 장비구입을 중단하기로 한 영국 정부에 “영국의 결정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에 영향을 받은 것이며 통신망의 보안이나 안보 우려에 따른 것이 아니었다”라고 주장하며 재고를 촉구했다. 화웨이의 이런 움직임은 미국 정권교체에 따라 대중 정책 변화 등을 기대하고서 유럽 시장에의 진출을 다시 모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 정권교체와 상관없이 미국의 화웨이 견제 기조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미지=e4ds 뉴스]
하지만 정권교체와 상관없이 미국의 대중국 기조는 지속될 전망이다. 조 바이든 차기 美 대통령이 개방된 자유무역을 선호하나 중국에 관해선 국가 보안과 기술 유출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동맹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그의 성향상 도널드 트럼프 현 美 대통령보다 유기적인 대중국 전선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 정부와 기업도 화웨이와 공급망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만큼, 전 세계 5G 장비 시장 동향을 지속해서 관찰하면서 안전한 5G 생태계 조성 및 시장기회로의 연결 전략을 수립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