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평창 올림픽을 앞뒤로 대한민국은 5G라는 단어에 마법이라도 걸린 것 마냥, 여기저기서 5G를 외쳐 되었다. 그와 동시에 전 세계는 MWC 2018이라는 모바일 전시회를 통해 새로운 기술 혁신의 상징으로 5G를 내세웠다. 5G는 그야말로 나라의 위상과 국가 과학 기술 수준의 잣대가 된 것이다.
시스코가 2017년 발간한 Mobile Visual Networking Index에 따르면 앞으로 4년 후인 2021년 전 세계 모바일 사용자 수가 전 세계의 은행 계좌(54억), 수돗물 사용자(53억), 유선 전화(29억) 수보다 많은 55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였다. 이는 2021년 예상되는 전 세계 인구수인 78억 명의 약 71%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2016년만 해도 일반인에게 트래픽 이라는 단어는 낯설기만 한 단어였다. 지금은 모바일 네트워크 연결 속도만 하더라도 2021년 20.4 Mbps로 지금보다 3배 이상 빨라진다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내의 통신사인 KT, SKT, LGU가 앞다퉈 상용화를 외치는 5G는 3GHz (초당 30억 번의 진동 주파수)에서 28GHz(초당 280억 번의 진동 주파수)를 통해 반도체에서나 듣던 무어의 법칙과 같은 무한 트래픽 용량을 만들어 낼지도 모를 일이다.
CISCO VNI 2017년 데이터 트래픽 성장 도표
실제 2017년 기준으로 월 단위 데이터 트래픽 예측 그래프는 7EB(734만 TB) 에서 2021년 49EB (5,138만 TB) 규모로 47% 늘어날 전망이다.
“5G로 돈 벌기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렇지만...” LGU 권영수 부회장
전 세계의 IT 기술은 스마트폰의 활황 이후로, 항상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아왔다. 다음은 무엇인가에 항상 물음을 던져왔고, 이는 초고속 기술 발전의 기폭제 역할을 해왔다. 5G 기술은 이미 우리 눈앞에 와있다. 단지 지금 너무도 빠르게 다가온 이 5G라는 기술을 뒷받침할 문화적 법적 정치적 배경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가 문제인 것이다.
IT 기기에 대해 전무한 나의 아내는 이렇게 묻는다. “5G가 되면 뭐가 달라지는 거야? 이 작은 핸드폰에서 더 화질이 좋아지면, 비용만 더 올라가는 거 아니야?”
초당 280억 번의 주파수 진동으로 빠른 통신을 하는 28GHz대의 초고주파 통신과, 넓은 대역폭의 사용은, 어느 누군가 말했던 현대인의 4대 스트레스 중 하나인 데이터 지연 스트레스로부터 완벽하게 탈출시켜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5G 사용은 4G의 점진적인 수익성 저하와 5G의 불명확한 수익 모델 그리고 막대한 인프라 구축 비용을 감내해야 할 것이며, 이는 국 내외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극복해야 할 숙제 중 하나이다.
일단 국내 사업자의 경우 기존 기지국을 활용한 LTE-B와 같은 4.5G의 활용으로 저주파수 대역의 eMBB(Enhanced Mobile BroadBand) 서비스와 사물 간 통신 분야의 센서네트워크, 모니터링 등의 mMTC(massive Machine Type Communication) 서비스 분야부터 사업화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5G SA(Standaslon) 모드를 위한 R16 Standard가 시작되는 시점이 2019년 6월인 점에 착안하면, 28GHz 대역의 5G 서비스는 2020년이 넘어야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MWC 2018에 참가한 권영수 부회장이 LG전자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5G로 돈 벌기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렇지만 상용화를 위한 준비는 마쳤다.”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MWC 2018이지만, 통신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권영수 부회장에게, 실제로 5G를 위한 완벽한 서비스가 보이지 않는 것도 이러한 상황들 때문일 것이다.
이전에는 기술을 누가 먼저 선점하는가가 중요한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비슷한 덩치를 자랑하는 통신사들에게는 기술의 우위는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어떻게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위한 후반부 작업을 누가 잘 할 것인가로 승자는 결정될 것이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꿩 먹고 알도 먹으려면
3.6GHz와 28GHz 대역으로 내수와 수출을 모두 잡아야!
KT는 지난 2월 6일 평창 5G 시범망과 일본 NTT 도코모의 상용 LTE(4G) 망 간의 데이터 로밍 시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시연에 활용된 KT의 ‘5G-LTE 연동 기술’은 3GPP에서 표준으로 정의한 ‘5G NSA (Non-Standalone, 5G-4G 호환표준)’ 기반 기술이다.
KT에서 정확한 방식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통상적으로 LTE-B라고 부르는 방식으로 20MHz 광대역 주파수 9개를 묶어 1Gbps급의 다운로드 속도를 내는 것으로 4.5G라고도 불린다. 이는 국내의 4G망을 활용하기 위한 방식 중의 하나로 2017년 12월 지원 규격이 완료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KT가 평창 5G 시범망을 일본의 NTT 도코모의 상용 LTE망에 데이터 로밍하고 있다
올해 6월에는 5G 주파수 대역에 있어 3.5GHz와 28GHz 할당이 최종 확정된다. 기존 기지국을 재활용할 수 있는 3.6GHz의 사용을 이동통신사들은 선호할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전 세계 22%를 차지하는 28GHz의 시장도 버릴 수 없다. 완성단계에 있는 28GHz 대역의 5G 기술과 인프라 비용 절감을 줄 수 있는 3.6GHz 대역 모두 잡기 위한 로드맵이 필요하다.
4G 기지국을 활용한 3.6GHz의 4.5G부터 시작하여, 5G R16 Standard가 완료되는 2019년까지 5G에 대한 실질적인 모바일 비즈니스 모델이 나온다면, 뒤이어 줄지어 서 있는 자율주행차부터, 실시간 산업현장 원격 운용, 로봇 제어 등 각 산업계에서 기대하고 있는 비즈니스를 통해 수익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이를 통한 지속적인 5G 인프라 구축 투자가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삼성은 왜 그토록 28GHz에 목메는가?
기존의 4G LTE망을 사용하는 일본과 중국 MIIT(Ministry of Industries and Information Technology)은 3.3 ~ 3.6GHz, 4.8 ~ 5.0GHz대의 기존 주파수를 사용하여, 인프라 구축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에 비교하면 국내의 대표 통신 장비 회사인 삼성은 28GHz 통신 장비에 남다른 고집을 가지고 있다. 전 세계 49개국 103개 이동통신사 중 28GHz 대역을 사용하는 실험국이 22%로 가장 많은 것과, 기업으로서 보다 큰 시장에 수출함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도 무시할 수 없다.
2017년 발간된 5G 포럼 이슈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의 Verizon은 2017년 5월 28GHz, 39GHz의 두 주파수 스펙트럼을 확보하였다. AT&T 또한 3GPP NR(New Radio) 규격 기반으로 28GHz / 39GHz 대역의 mobile / Fixed 5G Trial을 시행했다.
미국 통신계 동향도, FCC 및 주요 사업자들은 5G 도입에 상당히 적극적이며, AT&T 와 Verizone 은 초고주파에서의 광대역 서비스를, T-mobile은 저주파 대역에서 Massive Connectivity를 요구하는 IoT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일본 또한 2019년을 목표로 기존의 4G LTE망 재사용을 통한 비용 절감 전략을 적극적으로 운용함과 동시에, 28GHz 대역의 점진적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발표하고 있다.
미래 지향적인 삼성의 5G에 대한 운영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러나 현재 3.6GHz 대역에서 5G 통신 상용화를 위한 장비가 중국의 화웨이밖에 없다는 업계의 의견은, 우리가 뭔가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오늘 아침 C 미디어의 기사에 화웨이의 5G 중계기를 국내 통신사가 개발 요청했다는 단독 보도가 개재되었다. 중국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한 이유일 것이라고 예상을 적었지만, 결국은 가격이 문제일 것이다.
5G는 어쩌면 우리나라가 전자 산업 분야에 있어 잃어버린 10년을 다시 찾을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도 있는 중요한 분야이다. 4차산업혁명도, 자율주행차도, AI, 빅데이터도 모두 5G와 어떻게든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화웨이의 5G 운영도
소문난 잔치에 먹을게 많아지려면, 먼저 주인이 치르는 잔치에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이유에는 사람들이 이해할 만한 설명이 필요하다.
5G는 우리가 앞으로 더욱 끌고 나가야 하는 중요한 기술 분야이다. 사용자와 운영자 사이에서 정확한 이해관계가 설정되고, 지원하는 정부의 기대치가 분명하고 같은 로드맵을 바라보아야 한다.
“5G 하면 가격만 올라가는 거 아냐?”라던 나의 아내와 같은 말이 나오지 않으려면, 당장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상용화하기 위해 외산 장비를 들여와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으려면, 기업과 사용자 그리고 정부의 장기적이고 합리적인 로드맵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