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설비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작업자 안전 지키는 스마트팜 기술
캠밸 얼리 포도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스마트폰 기반 스마트 팜 기술을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연일 지속되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해 포도나무 잎과 열매가 마르고 있어 수확을 앞둔 포도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과실의 표면이 강한 직사광선과 고온으로 화상을 입는 일소(日燒)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수시로 물을 뿌려 수분을 보충하고 주변 온도를 낮춰줘야 한다. 그러나 포도농가 작업자의 대부분이 고령이라 온열질환 위험이 높다.
스마트 팜이 농가의 일손을 덜어주기도 하지만, 인터넷 설비를 갖춘 비닐하우스나 유리온실 등에 집중돼 있어 대다수 영세농들은 혜택을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의 융복합농기계그룹 양승환 수석연구원팀이 스마트폰 기반의 스마트 팜 기술을 개발하고, 세계 최초로 포도농장 상용화에 성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스마트폰 기반의 환경계측기술 및 제어기술은 인터넷망 없이도 스마트폰 사용이 가능한 곳이면 어디든 활용할 수 있고, 구축비용도 기존 스마트 팜보다 20~30% 가량 저렴하다.
생기원의 기술로 구현된 환경계측장비는 IoT 센서를 통해 공기와 토양의 온도와 습도, 광량, 이산화탄소 농도 등 8가지 생육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하여 실내 전광판에 표시한다. 작업자는 이 정보를 보면서 현장에 가지 않고도 물을 주거나 온실 창문을 개폐하는 등 날씨변화에 맞춰 원격 제어할 수 있다. 또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빅데이터로 저장되고 관리되어 포도 생산에 최적화 된 생육조건을 제공한다.
연구팀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가 2015년에 발족한 SFS(Smart Farm Solution) 융합연구단에 참여해 2년 만에 성과를 내고, 올해 3월 스마트 팜 전문기업 주식회사 지농(대표 이세용)에 기술을 이전했다.
지농은 경기도 화성시의 지원으로 관내 56개 포도농장에 이전 받은 기술을 적용하고 관리하여 8월말 첫 포도(캠벨 얼리 종) 수확을 앞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축적한 생육정보와 품질정보, 영농일지 등의 자료를 화성시농업기술센터와 공유해 포도 품질 향상을 위한 빅데이터로 활용할 예정이다.
양승환 수석연구원은 “이번에 적용된 기술은 노지나 산간오지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 팜 범용기술”이라며, “후속 연구를 통해 포도 외 다른 작물과 축산농가에까지 적용영역을 넓혀 영세 농가의 부담을 덜고 스마트 팜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