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태계 구축 가속 지능정보화 기본법 탄생
기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 대비 책임 강화돼
공인인증서 우월적 지위 폐지, 'n번방법' 통과


20대 국회는 20일, 마지막 본회의를 열고 계류 중인 법안을 대거 처리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급변한 세계정세와 생활방식, n번방 사건 등으로 어느 때보다 ICT 분야에 대한 논란이 뜨거웠던 가운데 어떠한 법안들이 처리됐는지 짚어봤다.


◇ AI 전문인력 및 우수 교원의 겸임·겸직 허용

현행 ‘국가정보화 기본법’을 ‘지능정보화 기본법’으로 전면 개편하는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이번 개정안은 법 제도적 뒷받침 하에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지능정보사회 종합계획 수립 등을 담고 있는 개정안은 전문인력 양성, 표준화 추진 등 지능정보기술 고도화 시책을 비롯한 데이터 유통 활성화, 전문기업 육성 등 데이터 시책을 규정하고 있다.

특히 AI 등 지능정보기술 분야의 민간전문가를 교수 요원으로 유치할 수 있도록 대학교원·연구원 등의 휴직이나 겸임·겸직을 허용하는 특례를 담고 있다. 그간 학계·업계에서 지속해서 제기해온 AI 전문인력 및 우수 교원 부족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또한, 국가 차원의 AI 윤리 준칙 마련, 기술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보호조치에 관한 근거, 일자리·교육·복지 등 대책 마련 등을 규정하여 새로운 기술의 활용·확산에 따른 역기능을 방지하고 사회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시책도 담고 있다.


◇ 기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 대비 책임 강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도 통과했다. 이번 개정으로 정보통신망의 안전성과 신뢰성 확보, 국민과 기업에 안전한 융합서비스 이용환경 제공과 이를 통한 융합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

개정안은 △일명 ‘백도어’를 이용하여 정보통신망을 대상으로 하는 사이버침해사고 발생에 대응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했고, △ICT 융합 기기·제품·서비스에 대한 보안 사고 예방 및 피해 최소화를 위해 법 적용 대상을 확대했으며, 최소한의 보안기준을 마련하여 준수하도록 권고했다.

또한, △산업별 개별법상의 기준에 정보보호지침 반영 요청 근거를 마련했고, △융합 보안 사고 원인분석 체계 마련 △IoT 제품 등의 보안 인증 제도를 도입하여 기업의 자발적인 보안수준 향상을 유도하고 이용자의 선택권을 보장했다.


◇공인인증서의 우월적 지위 폐지, 다양한 전자서명 개발 촉진

공인 전자서명, 이른바 공인인증서의 우월한 법적 효력을 폐지하는 내용의 ‘전자서명법 전부 개정안’도 통과됐다.

전자서명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공인전자서명의 우월한 법적 효력 폐지를 통한 다양한 전자서명수단 간의 경쟁 활성화, △전자서명 인증업무 평가‧인정제도 도입, △전자서명 이용자에 대한 보호조치 강화 등이다.

이번 개정으로 전자서명의 시장경쟁이 촉진되어 블록체인, 생체인증 등 신기술 기반의 다양한 전자서명의 개발‧이용이 활성화되고 국민의 전자서명 이용 편리성도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연구개발특구 내 신기술 실증을 위한 규제 특례 도입

연구개발특구 내 신기술 실증을 위한 규제 특례를 허용하는 내용을 포함한 ‘연구개발특구의 육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이 의결됐다.

연구개발특구 내 개별 연구자 등이 연구개발 과정 중 신기술 실증에 있어 규제로 인한 애로사항 발생 시, 모든 분야에 대해 실증특례를 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다.

실증특례란, 현행 법령상 허가 근거가 없더라도 규제 완화를 통해 일시적으로 실증을 허용할 수 있게 해주는 규제샌드박스 제도다.

기존 5개 특구(대덕, 광주, 대구, 부산, 전북)와 지난해에 지정된 6개 강소특구(김해, 안산, 진주, 창원, 청주, 포항)가 그 대상이다.

그 외에도 ‘연구실 안전환경 조성에 관한 법률 전부 개정안’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논란 속에 통과

인터넷 기업에 디지털 성범죄물 관리·감독의 의무를 지우는 ‘n번방 방지법’이 포함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업계에서는 사건의 발단인 텔레그램엔 방지법이 해당하지 않고, 이용자의 통신비밀이나 사생활, 표현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유감을 표했다.

개정안에는 이동통신사업자가 새로운 요금 상품을 낼 때 정부 인가를 받도록 한 것을 폐지하고 신고제로 바꾸기로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신고제 전환에 따른 요금 인상 우려에 과기정통부는 “15일간 심사를 통해 요금 인상 우려가 있으면 반려하는 유보신고제”라고 해명했다.

민간 데이터센터를 국가재난관리시설로 지정하는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개정안은 중복규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보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