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통 3사는 요금제가 비싼 5G 가입자를 다수 확보하며 통신 부문에서 소폭 상승한 매출을 기록했고, B2B 부문에선 디지털화 가속으로 AI 솔루션, IDC 비즈니스 등에서 기록할 실적을 냈다. 3사의 주력 사업은 통신이나 투자한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이통 3사 수장들은 신년사에서 탈(脫) 통신을 강조하며 종합 ICT 기업으로의 전환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SKT, AI 사업 강화와 ESG 경영 강조
KT,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 선언
U+, 콘텐츠 및 기술 확보로 사업 확장
이통 3사 수장들의 신년 메시지에는 공통된 키워드가 담겨있었다. 바로 ‘탈(脫) 통신’이다.
▲ (왼쪽부터) SKT 박정호 CEO, KT 구현모 대표,
U+ 황현식 사장 [사진=SKT, KT, U+]
SK텔레콤 박정호 CEO는 4일, 비대면 신년 인사회를 열고 “AI 혁신과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경영을 통해 사랑받는 빅테크 기업이 되자”라고 강조했다
박정호 CEO는 “AI가 회사의 모든 업무와 대고객 서비스의 혁신 기반이 되어야 한다”면서, “상황에 따른 고객의 니즈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AI 기반으로 제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혁신을 위해 이종 비즈니스 간 초협력과 개방성을 강조하며, 다양한 영역의 국내외 기업들과의 협력을 암시했다.
KT는 4일, 서울 광화문 KT 이스트빌딩에서 구현모 대표와 최장복 노조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직원 50여 명과 ‘라이브 랜선 신년식’을 개최했다.
구현모 대표는 이 자리서 AI, 빅데이터(Big Data), 클라우드(Cloud) 등 ‘ABC’ 역량을 강화해 미래의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KT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 즉 디지코(Digico)로 전환해 ABC 강점을 기반으로 미디어·콘텐츠, 로봇, 바이오 헬스케어 등 신사업에 도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황현식 사장은 4일, 임직원들에게 서울 강남의 복합문화공간 ‘일상비일상의틈’에서 촬영한 영상을 신년 메시지로 전달했다.
영상에서 황현식 사장은 “(서비스) 품질에 있어서만큼은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제공해야 한다”라며, “통신사업의 본질인 고객가치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가격을 중요하게 소구했던 영업방식과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황 사장은 신사업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 “소비자 분야에선 양질의 콘텐츠 확보와 광고 및 구독 서비스 확장, B2B 분야에선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 등에서 경쟁력 있는 솔루션을 확보해 사업화”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 인프라보단 플랫폼
2020년 11월, 이통 3사는 요금제가 비싼 5G 가입자를 다수 확보하며 통신 부문 매출은 소폭 상승했고, 단말과 호텔 등 대면 사업은 코로나19로 역성장했다. B2B 부문에선 디지털화 가속으로 AI 솔루션, IDC 비즈니스 등에서 탄탄한 실적을 냈다.
3사의 주력 사업은 통신이다. 하지만 최근 5G 인프라 구축과 주파수 재할당 등으로 조 단위의 출혈을 겪었고, 대용량 데이터 송수신 인프라의 특성상 많은 설비가 요구되어 투자한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또한, 3사가 확충한 인프라로 구글, 넷플릭스 등 플랫폼 업체만 배를 불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번 신년사에 통신을 탈피한 신사업에 대한 의지가 3사 공통으로 담긴 것은 당연한 수순처럼 보인다. 이에 따라 클라우드 등의 사업에서 3사가 얼마만큼의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