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인리스강 표면서 제거 효율 94.9%, 작업 시간 24시간서 3시간으로
한국원자력연구원과 UNIST가 방사성 세슘 제거용 박리형 제염 코팅을 공동 개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코팅은 스테인리스강 표면 실험에서 94.9%의 제거 효율을 보였고, 기존 상용 제품에 비해 작업 시간을 약 24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였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26일 이번 기술이 홍합 접착 단백질에서 유래한 카테콜을 폴리우레탄 고분자 말단에 적용한 제염 코팅이라고 밝혔다. 원자력 시설에서는 건물과 장비 표면에 남은 방사성 물질을 제거해야 하지만, 화학 세정이나 고압 세척은 오염수 발생과 2차 확산 우려가 있어 박리형 제염 방식이 대안으로 검토돼 왔다.
연구진은 카테콜의 접착 특성을 활용해 오염 표면에 강하게 밀착되는 코팅제를 만들었다. 이 코팅제는 오염 표면에 도포한 뒤 상온에서 건조해 막을 형성하고, 이후 이를 테이프처럼 벗겨내는 방식으로 방사성 물질을 함께 제거한다. 기술의 핵심은 표면에 대한 부착력과 코팅 내부 결합력을 함께 높여 오염 입자를 효과적으로 포집하도록 한 점이다.
성능 평가에서는 스테인리스강 표면의 방사성 세슘 제거 효율이 약 94.9%로 나타났다. 비교 대상으로 제시된 상용 코팅제는 93.8% 수준이었다. 특히 상용 제품은 작업에 약 24시간이 필요했지만, 이번 코팅은 3시간이면 충분해 제염 작업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시멘트 표면 실험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작은 구멍이 많은 시멘트에 코팅제를 바르고 1시간 건조한 뒤 박리하는 과정을 두 차례 반복한 결과, 제거 효율은 13.1%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조건에서 측정한 상용 코팅제의 8.4%보다 높은 수치다. 연구진은 다공성 표면에서도 카테콜 기반 접착 특성이 제염 성능 향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팀은 사용 후 코팅 폐기물을 아세톤 용매에 다시 녹일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를 통해 방사성 오염물을 분리하고 흡착제로 방사성 핵종을 제거하면 폐기물 저감과 소재 재활용 가능성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2026년 3월 재료과학 학술지 Materials Horizons에 온라인 게재됐다.
이번 기술은 원전 해체나 방사능 사고 대응처럼 넓은 면적의 오염 표면을 다루는 현장에서 활용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적용 대상 표면의 재질과 구조에 따라 제염 조건이 달라질 수 있어, 실제 현장 도입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공정 최적화와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