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 비즈니스 지멘스가 30일, 잠실호텔월드에서 멘토 포럼 2018을 개최했다. 포럼에서는 반도체 산업 디자인 가속화 동향 발표가 있었다. 기존에는 반도체 칩 설계 비용이 만만치 않아 대기업에서만 설계가 가능했다. 그러나 지금은 반도체 업체가 아니라도 칩을 설계할 수 있고 또 설계하고 있다. 반도체 시장은 아직 성숙하지 않았다. 반도체 칩 설계 산업은 적용 분야가 날로 늘어나며 그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
2017년 반도체 급성장 원년
과거 대기업만 뛰어들던 칩 설계
EDA로 벤처, 스타트업도 뛰어들어
기자 간담회를 진행하는 멘토의 월든 라인스 CEO
기존에는 반도체 칩 설계 비용이 만만치 않아 대기업에서만 사업이 가능했다. 지금은 반도체 업체가 아니라도 칩을 설계하고 있다. 또한, 기존에는 반도체 시장이 성숙했다고들 말했는데, 반도체 칩 설계 산업은 적용 분야가 날로 늘어나며 계속 확대되고 있다.
한국 멘토가 30일 개최한 ‘멘토 포럼 2018’에 참석한 월든 C. 라인스(Walden C. Rhines) 멘토 CEO의 말이다.
8월 30일에 열린 멘토 포럼 2018
멘토는 멘토 포럼 2018에서 반도체 칩 디자인 방법론의 변화로 소규모 기업에서도 반도체 칩 설계가 가능해졌으며, AI 등 도메인 특화 아키텍처 제품의 개발이 증가하며 반도체 설계 산업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시장은 2017년, 22%라는 유례없이 큰 성장을 이뤘다. M&A도 2016년에 비해 많이 감소했다. R&D 투자도 9.8%로 많이 증가했다.
2017년부터 급격히 증가하는 반도체 산업 투자액 규모
주목할 만한 점은 벤처기업 투자사들의 반도체 업체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2009년부터 2012년에는 연간 10억 달러, 그 후로 4년 동안 연간 4억 달러, 2017년부터 다시 10억 달러, 올해 상반기에만 18억 달러 투자가 이루어지는 등 그 세가 가파르다.
반도체 시장은 어떻게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것일까?
반도체 시장이 지속 성장하는 3가지 이유
첫 번째는 많은 세계적 기업들이 직접 칩 설계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같은 기업들은 이미 멘토의 전자 설계 자동화(Electronic Design Automation, EDA) 유저다. 직접 칩을 설계하여 IoT 역량 계발과 서버 성능 향상을 꾀하기 위해서다. 또한, 자동차 업계의 보쉬 등 300여 기업들도 맞춤형 IC 제작에 나서고 있다. 테슬라도 자체 칩 설계팀을 조직해 자율자동차 성능 개선에 나서고 있다.
두 번째는 중국 정부의 막대한 자금 투입이다. 중국 중앙정부는 2014년에 200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여 사모펀드를 통해 기업에 투자했다. 지방정부 역시 1000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여 반도체 산업에 투자했다. 이 가운데 470억 달러가 칩 설계 분야에 투자됐다. 중국의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의 수는 500개 정도였으나 현재는 1400여 기업으로 증가했다. 또한, 반도체 설계업체의 규모 자체도 2006년에는 100명~500명 규모의 회사가 22.1%였으나 2015년에는 43.3%로 증가했다.
과거 중국 설계업체들은 파워디바이스, 아날로그디바이스 개발에 주력했으나 이제는 첨단의 비디오 압축, 머신 러닝, 비전 프로세싱, AI 등 도메인 특화 아키텍처 제품 디자인에 나서고 있다.
세 번째는 이처럼 이제는 새로운 ‘도메인 특화’ 아키텍처와 칩이 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특정 기능에 특화된 솔루션 개발에 주력하는 것이다. 시장에서 원하는 저비용 고성능 고효율 프로세싱 반도체 칩 디자인을 위해서는 도메인 특화 아키텍처를 개발하여 특정 기능에 특화된 칩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AI 반도체 산업에 대한 펀딩 증가
스타트업에 대한 초기 펀딩의 추세를 살펴보면, 2017년 3/4분기부터 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주로 AI와 머신 러닝 솔루션 개발 분야에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투자가 특이한 건 아니다. AI 개발은 1986년부터 진행되어 온 것이다. 단지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기전이 있었던 2016년에 큰 관심을 받아 본격화되었을 뿐이다.
1986년, AI 기술을 소개하는 TI 재직 시절의 월든 라인스
AI 기술이 처음 나왔을 때는 분석할 데이터도 적었고, 컴퓨팅 프로세싱 능력도 낮았으며, 고도화된 알고리즘도 없었고, 돈을 벌 수 있을 킬러 솔루션도 없었다. 현재는 이러한 난관들이 사라지고,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있는 시장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2018년에 들어서만도 14개의 AI 전문 반도체 설계업체가 투자를 받았다. 해당 기업은 얼굴인식 기술, 자동차, 임베디드 신경망 프로세스, 데이터센터 및 데이터 분석 최적화 기업 등이다. AI 분야에 대한 투자는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
주요 도메인 특화 아키텍처 개발 분야
도메인 특화 AI 및 딥러닝 컨트롤러의 개발 종류를 살펴보면, 화면 및 얼굴인식 분야가 가장 많다.
도메인 특화 AI 및 딥러닝 컨트롤러 개발 종류 숫자
클라우드와 고성능 컴퓨팅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에도 사용되고 있다. 또한, 자율주행 자동차도 많은 스타트업들이 칩 설계를 하고 있다. 냄새 인식 쪽에도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덧붙여 사람의 다양한 감정 변화에 맞춰 컴퓨터가 대응하는 분야도 개발 진행 중이다.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MS 같은 공룡기업들도 AI 칩 설계에 적극적이다. 증강학습 디바이스, 가상학습 디바이스, 홀로그램 등을 활용한 디바이스 개발 등 도메인 특화 디바이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소규모 업체들은 칩 설계가 힘들었으나, 디자인 방법론에 변화가 오면서 도메인 특화 프로세스 개발이 가능해졌다.
소규모 업체들의 칩 설계는 주로 화면 및 얼굴인식, 고대역폭 이동통신, 비디오 압축 등의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다. 혁신적인 제품을 시장의 요구에 맞춰 빠르게 개발하기 위해선 후기 테스트 이후 쉬운 설계 변경을 지원하고, 검증 및 디버깅 소요시간과 비용을 단축해줘야 한다.
HLS, 신속 검증으로 제품 개발 기간 단축
HLS(High-Level Synthesis)를 사용하면 신속한 검증을 통해 제품 개발 소요시간을 75%나 단축할 수 있다. 칩 디자이너들은 HLS를 사용하여 성능이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엔비디아의 사례
엔비디아는 실제로 AI나 칩 설계에 HLS를 사용하여 생산성을 50%나 높이고, 비용을 80%나 줄였다. 또한, 기존에는 칩 개발에 3개월 동안 1,000개의 CPU가 사용되었으나, HLS를 사용하니 2주 동안 14개의 CPU로 작업을 완료할 수 있었다.
이런 칩 설계방식 변화는 지나가는 바람이 아니다.
곰퍼츠 곡선
1825년에 영국의 보험 통계사 벤자민 곰퍼츠가 발표한 곰퍼츠 곡선은 초반 완만한 상승과 중반 급격한 성장세, 후반부에 완만한 성숙기를 보여준다. 이 곡선은 암세포 증가, 인구증가, 스마트폰 사용자의 증가, 금융 시장 영향 등에 사용되어왔다. 특히 휴대전화 가입자 수와 PC 노트북 증가 추세에 정확히 들어맞는다.
곰퍼츠 곡선을 반도체 시장에 적용해 보면, 현재의 시장은 거의 초기 단계로서, 2038년도가 되면 칩 개발 성장률이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2050년이 되면 성숙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반도체 산업의 성장세는 2019년 초까지 계속될 것이다. 메모리 성장세는 2018년 하반기에, 메모리 가격 성장세는 2019년에 조금 둔화하나 비메모리 시장은 성장세를 계속 이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