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금융 산업에서는 중국을 선진국으로 치켜(?) 세운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 핀테크 기업에 중국 기업(앤트파이낸셜)이 1위를 비롯하여 상위 5대 기업 중 4개 기업이 포진해 있다. 중국은 핀테크 사용 디지털 인구가 세계 1위(69%)로 그 수만 7억 명 이상을 차지한다(더 놀라운 건 그 숫자 만큼의 인구 절반이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모바일 온라인 결제 인구는 4.7억명으로 핀테크 5대 분야라고 일컬어지는 송금/결제, 금융설계, 저축/투자, 대출, 보험 등에서 4개 분야가 1위를 하고 있다.
닭이 먼저일까, 달걀이 먼저일까. 인과관계의 딜레마를 설명해주는 가장 대표적인 명제가 갑자기 떠올랐다. 계란 살충제 문제 때문이 아니라 모바일금융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그랬다. 한쪽에서는 정부가 법규만 뜯어 고치면 모바일 금융이 금새 활성화 될 것이라고 말하고, 또 한쪽에서는 자꾸 법을 바꾸려하지말고 먼저 사람들이 많이 쓰게 된다면 자연스레 활성화될 것이라고 했다.
다시 말해 쓰게 만드는 게 먼저일까, 쓰는 것이 먼저일까. 이것이 문제로다, 라고.
모바일 금융 산업에서는 중국을 선진국으로 치켜(?) 세운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 핀테크 기업에 중국 기업(앤트파이낸셜)이 1위를 비롯하여 상위 5대 기업 중 4개 기업이 포진해 있다. 중국은 핀테크 사용 디지털 인구가 세계 1위(69%)로 그 수만 7억 명 이상을 차지한다(더 놀라운 건 그 숫자 만큼의 인구 절반이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모바일 온라인 결제 인구는 4.7억명으로 핀테크 5대 분야라고 일컬어지는 송금/결제, 금융설계, 저축/투자, 대출, 보험 등에서 4개 분야가 1위를 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6월 'LG 페이(LG Pay)'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은 어떤가. 핀테크 사용 디지털 인구 통계에서 한국은 32%로 21개국 평균(33%)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스마트폰 뱅킹 이용율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핀테크 열풍이 분 2016년 큰 폭의 상승이 있었고 올해까지 K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잇따라 출범하면서 다시 한번 모바일금융 산업이 부흥기(?)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의 모바일금융이 부진한 가장 큰 이유로 정부 규제를 꼽는다. 예를 들어, 98년 경에 해외의 페이팔, Stripe 등과 함께 국내에서는 PayGate, Interpay 등이 출시되고 2006~07년 경에는 해외에서 Lending Club이, 한국에서는 Money Auction 등이 비슷한 시기에 출시되었으나 국내에서는 보수적 금융규제로 인해 서비스 상용화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중국이 모바일 금융산업에서 세계 정상급 국가로 떠오른 이유를 인재, 자본, 정책, 수요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찾곤 한다. 이 중 중국 정부는 혁신적 제도를 적극 추진한다는 점이다. 규제 당국이 최근 점진적 강화를 하고 있다지만 우호적 규제를 시행해 왔다는 것. 우선 경쟁 투자 면에서 광범위한 외국 경쟁 및 투자 제한 정책을 통해 방대한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 및 디지털 경제 형성을 지원했고 신 핀테크 및 스타트업의 낮은 법인세율(15%), 신흥산업 혁신펀드 등을 조성했기에 발전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도 말은 많다. 중국과 한국의 금융환경이 다르고 법체계가 다르다는 말이다. 단적인 예로 중국은 ‘이것은 하지 마라’는 네거티브 규제 방식이어서 거꾸로 말하면 ‘그것만 빼고’ 다 해도 좋다는 식이지만, 한국은 반대로 ‘이것만 하라’는 규제로 나머지는 모두 불법으로 치부된다. 이에 전향적인 사고의 전환으로 규제를 풀어야 중국보다 잘할 수 있다는 논리다.
핀테크 서비스가 있어도 잘 이용하지 않는 이유
양국의 금융 환경이 다른 이유도 현재의 상황을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중국이 현금과 신용카드 없는 사회로 가고 있다지만, 애초에 신용카드 발급 기준이 까다로워 발급률이 10%에 못 미치고 현금지급기나 은행에서도 위폐와 진짜 위안화를 구분하지 못할 정도이다. 웬만한 도시면 집 앞에만 나서도 은행이 널려있고(?) 마음만 먹으면 신용카드를 받을 수 있는 우리와 조건이 다르다. 드넓은 땅을 가진 중국이나 금융 후진국에서는 모바일 금융 환경으로 바로 넘어가는 것이 오히려 쉬울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핀테크 기업을 운영하는 한 대표는, 우리 모바일금융의 특징을 서비스가 있어도 잘 이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 조사에서는 보안이 걱정되어서 모바일 금융을 회피하게 된다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이는 제도만 만드려고 하지 말고 실질적으로 안전하게 쓰게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일단 많이 쓰면 시장은 크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누구 쉽게 편하게 쓸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데, 이를 테면 백화점 같은 곳에서 고객에게 핀테크 결제 방식을 먼저 물어보고 정부는 그런 기업에게 세금 혜택을 주면 된다는 주장이다.
사람들이 모바일 금융을 많이 이용하도록 법을 전면적으로 바꾸면 많이 쓰게 될까, 아니면 사람들이 스스로 많이 쓰도록 하면 사용자가 늘고, 자연히 법도 고치게 될까. 어떤 게 먼저인지 판단하기 쉽지 않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가 아닐까 한다. 최근 카카오뱅크의 돌풍은 국내 모바일금융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보여주는 사례의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3일 기준으로 여수신이 3조원을 돌파하며 총 291만 건의 신규계좌가 개설되었다고 발표했다. 출범 한 달도 안된 시점에 고객들이 카카오뱅크를 이렇게 많이 선택한 이유를, 정부 당국과 핀테크 기업들은 잘 새겨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