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전자 폐기물로 버려지는 귀금속 및 금, 은, 구리 및 백금과 같은 유용한 원료의 모든 총 가치는 미화 570억달러(한화 약 64조)로 대부분의 국가 GDP보다 큰 금액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향후 환경보호 및 자원확보, 자원순환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자폐기물의 리사이클링 산업이 주목받고 있으며, 세계 각국 및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가 본격화되고 있다.
▲2019년 전 세계 전자 폐기물은 5,360만톤에 달했다.(사진 : 세계경제포럼, REUTERS/Eloisa Lopez-RC2QKH9SLRP2)
전세계 64조 전자 폐기물 도시광산 시장 잡아라
2030년 전 세계 7,470만톤, 환경보호·자원확보 위한 해결 必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폐기물 매립 제로·ESG 강화
[편집자주]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비대면 확산의 증가로 전자·통신 산업 시장의 규모는 비약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과거에 한 집에 한 대의 PC가 있었다면, 비대면 시대는 한 사람당 한 대 이상의 PC가 필수인 시대가 됐다. 또한 IoT의 확산으로 인해 전자제품마다 연결 및 통신이 필요한 시대가 됐으며, 이에 따라 관련 부품 및 반도체 등의 수요 또한 급속도로 증가했다. 반면 전자제품의 증가로 인해 전자 폐기물의 증가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전자 폐기물은 21% 증가했으나 이에 대한 재활용은 따라가지 못해 2019년의 경우 5,360만톤의 전자 폐기물 중 17.4%만이 적절하게 수거되고 재활용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전자 업계의 상생 발전을 위해 전자 폐기물의 적절한 처리가 요구되고 있으며, 도시광산을 통한 자원확보 및 자원순환경제 활성화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전자 폐기물을 이용한 자원리사이클링 동향을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 전자폐기물 2019년 5,360만톤, 이 중 17.4%만 재활용
세계 경제 포럼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5,360만톤의 전자 폐기물이 발생했으며, 이중 아시아가 2,490만톤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아메리카 지역이 1,310만톤, 유럽 1,200만톤,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가 각각 290만톤과 70만톤의 전자 폐기물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30년까지 전 세계 전자폐기물 총량은 7,470만톤으로 증가 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단 16년 만에 연간 신규 전자 폐기물 양의 거의 두 배에 해당한다.
또한 독일 한델스블라트 리서치 연구소(Handelsblatt Research Institute)에 따르면 2018년 전자전기 폐기물은 5,000만톤으로 2010년 3,400만톤 대비 47.3% 증가했으며, 2050년 1억2,000만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전자전기 폐기물 현황 및 전망(단위 : 백만 톤, kg, 자료 : Handelsblatt, Statista)
유럽 국가 중 1인당 전자전기 폐기물 규모가 가장 큰 국가는 영국으로 1인당 13kg로 집계됐으며, 독일은 9.1kg 1인당 전자전기 폐기물로 2007년 대비 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는 국가별로 살펴보면 중국이 1,010만톤으로 전자 폐기물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국가로 조사됐으며, 미국은 1인당 21㎏의 전자폐기물이 배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의 경우에는 66만5,000톤으로 1인당 배출량은 13.1㎏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 중 재활용은 17.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활용이 가장 잘 되는 지역으로는 유럽으로 42.%의 재활용률을 보였고, 다음으로 아시아가 11.7%, 미국 9.4%, 오세아니아 8.8%, 아프리카 등 기타 지역이 0.9%의 재활용률을 보였다.
■ 금·은·희소금속 등 570억불 도시광산
전자 폐기물에는 휴대폰, 노트북, 컴퓨터, TV, 냉장고, 모니터, IT기기를 비롯해, 태양광, 전기차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제품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확산이 급속도록 진행되며, 태양광, 전기차 등의 보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데, 폐기물 처리에 대한 프로세스는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로 향후 배터리 등 폐기물 처리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반면 전자 폐기물에서는 금, 은을 비롯한 팔라듐, 리튬 등 희소금속 및 각종 광물, 희토류 등을 포함하고 있어 도시 광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2019년 전자 폐기물로 버려지는 귀금속 및 금, 은, 구리 및 백금과 같은 유용한 원료의 모든 총 가치는 미화 570억달러(한화 약 64조)로 대부분의 국가 GDP보다 큰 금액으로 파악되고 있다.
도시광산이 발달한 일본의 경우 약 416조원 규모의 도시광산 자원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영국의 주얼리 브랜드 릴리스에 따르면 1톤의 광석 채굴을 통해 얻는 금은 30g 정도지만, 같은 양의 폐전자기기를 분해하면 10배인 300g을 거둘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세계 각국에서는 환경 보호 및 자원 회수 관점에서 78개국 이상이 전자 폐기물 관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전자 폐기물의 환경보호 및 자원 회수 관점에서 재활용에 대한 연구 및 사업을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2017년 1월 ‘자원순환기본법’ 시행을 공식 발표하고, 2018년 1월부로 시행하고 있다.
이 법을 통해 매년 국가 회수·재활용 목표량을 설정해 재활용에 나서고 있으며, 2017년에는 27만5,000톤의 전자 폐기물을 처리한 것으로 보고됐다.
환경산업기술원이 발행한 ‘국내 폐전기·전자제품 재활용 현황 및 기술동향’에 따르면 국내에서 폐전기·전자제품을 전문적으로 재활용하는 사업장에 대한 정확한 정보 파악은 매우 어렵지만, ‘공제조합’에 가입돼 폐전기·전자제품을 전문적으로 재활용하는 업체는 국내에 약 40개소로 확인되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 냉장고, 세탁기 등과 같은 대형기기를 포함해 모든 폐전기·전자제품의 품목을 재활용 할 수 있는 사업장은 수도권센터를 비롯한 11개소로 파악되고 있다.
▲전기·전자제품 재활용 의무대상 품목(2020년 기준 분류, 출처 :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폐전기·전자제품 재활용 의무량 및 달성량(2012∼2017)(출처 : 한국환경산업기술원)
■ 고등기술연구원 등 전자 폐기물 재활용 기술 개발 본격화
○ 고등기술연구원
국내 전자폐기물 처리 및 도시광산 관련 기술을 소개하면, 우선 고등기술연구원이 2018년에 ‘폐디스플레이 해체/선별 자동화 장치 및 LCD/LED 폐유리 무해화/재활용 상용시스템 개발’한 바 있다.
고등기술연구원이 산학연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한 ‘폐디스플레이 재활용 기술’은 단순 수작업에 의존하던 디스플레이 해체 작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데이터베이스 기반 스마트 운전관리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이를 통해 작업 처리 효율 극대화 및 분리된 소재의 고부가가치화가 가능하다.
이 기술은 4차 산업혁명에 부합하는 데이터베이스 기반의 ‘스마트 비전 인식 시스템’을 도입해 작업자들에게 맞춤형 작업 정보를 제공해 주기 때문에 숙련도와 무관하게 향상된 처리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
기존 폐디스플레이 처리는 다수의 제조사에서 다양한 모델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구성 부품을 해체하는데 통일된 해체 작업 적용이 불가하고 부품도 다양해서 유용자원의 적절한 분류가 어려웠다.
또한 고부가가치를 지닌 소재를 손쉽게 분리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 주기 때문에 판매 이익의 극대화가 가능하다.
특히 수은을 함유하고 있는 CCFL 처리 공정 단계는 ‘CCFL 자동화 처리 장치’를 통해 완전 자동 무인화 처리를 하기 때문에 작업자의 수은 접촉을 원천 봉쇄하고 고수은 함유 물질을 무해화 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강점을 갖는다.
개발된 해체/선별 기술을 활용할 경우 연간 140만대(4만5,000톤 규모)의 폐디스플레이 처리가 가능하며, 이를 통해 348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공정 도입 시 연간 처리 용량의 증대로 인해 작업자 1인당 발생하는 매출효과를 최대 3.3배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폐디스플레이 해체/선별 자동화 시스템
○ 엠티아이지
엠티아이지는 2020년 4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2020년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 전략핵심소재자립화기술개발사업의 ‘고품위 타이타늄 친환경 일관공정 및 고신뢰 소재부품 개발’ 사업 중 ‘Off grade Ti 스크랩의 일 100kg 이상 탈산정련에 의한 4N5급 잉곳 및 분말기술 활용 제품화 공정기술 개발’의 지원 사업을 통해 타이타늄 스크랩의 재활용 기술과 타이타늄 소재 제조 공정의 개발을 추진 중에 있다.
이번 과제는 엠티아이지가 주관기관을 담당하며, 참여기관으로 고등기술연구원(윤진호 박사), 한국생산기술연구원(박경태 박사), 한국지질자원연구원(강정신 박사), 경북대학교(손호상 교수), 순천대학교(이동근 교수), 한밭대학교(김정한 교수)와 수요기업으로 인탑스가 참여한다.
타이타늄 스크랩을 활용한 고품위의 부품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스크랩을 고순도화 할 수 있는 재활용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엠티아이지에서는 기술 개발 사업을 통해 각 대학과 연구소에서 개발하는 고순도 타이타늄 제조를 위한 탈산 기술과 전자빔 용해 잉곳제조 기술을 도입해 타이타늄 재활용 기술을 통한 고품위화 소재 및 부품을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에 착수해 스크랩 자원의 선순환 구조를 통한 타이타늄 소재의 가격경쟁력을 바탕을 다양한 산업분야에 적용하고자 하고 있다.
또한 타이타늄 시장의 확대를 위해 타이타늄이 주로 사용되고 있는 수송기, 의료, 원전 등의 분야 이외에 소비재 제품으로의 확장을 위해 IT기기 외장재의 적용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타이타늄의 경우 소재의 지속가능성에 가장 적합한 원소로 업사이클링 기술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선순환구조 확보를 통한 타이타늄 소재의 지속가능성
○ 포항시
지난 2019년 7월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에 선정된 포항시는 2023년까지 규제자유특구사업을 통해 관련 기준을 마련해 배터리 리사이클링 생태계를 구축하는 한편 배터리 핵심소재를 확보하는 등의 신사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와 영일만4 일반산업단지 중 약 0.93㎢ 규모 부지가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됐으며 총 15개 업체가 특구사업자로 참여하고 있다.
규제자유특구 사업을 통해 구체적인 안전기준 등이 정립돼 재활용 배터리의 보급 및 활용이 확대된다면 전기차의 가치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후화된 전기차 배터리를 재활용해 ESS를 만들고 이러한 ESS를 이용해 새로운 전기차를 만드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면 전기차 제조비용을 상당 폭 절감하여 상품 가치 또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실증특례 적용 등을 통해 향후 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 선점 및 해외 주요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관련 사업 확대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매장량이 적고 국가별 생산이 편중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희유금속(니켈, 코발트 등)을 재활용을 통해 안정적으로 확보한다면 30% 정도의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되며 이에 따라 2차전지용 양극재 기업들이 얻는 부가가치 또한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포항시 차세대 이차전지 종합관리센터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과정에서 대량으로 발생하는 폐기물 총량 약 60만톤 중 59만톤 이상을 재활용하거나 열에너지로 회수하고 있다.
이에 2020년 삼성전자 국내외 모든 반도체 사업장이 글로벌 안전인증 회사 UL(Underwriters Laboratories)로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폐기물 매립 제로’ 사업장으로 인정받은 바 있다.
2018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폐기물 배출 제로’를 목표로 정하고 다양한 폐기물의 재활용 가능성을 연구하고 시설 투자를 진행해 왔다.
특히, 가장 많은 폐기물 중 하나인 폐수 슬러지를 줄이기 위해 탈수 펌프와 필터 효율을 높이는 연구를 진행해 연간 7만5,000톤의 슬러지를 저감했다. 또한 폐액 활용을 위해 모든 생산라인에 폐액 배출 배관 시설 투자를 진행했으며 이를 처리하는 협력사의 설비 증설 비용도 지원했다.
직원들도 재활용품 분리배출, 1회용품 사용 최소화 캠페인에 동참해 연간 295톤의 소각폐기물을 줄였고,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자원 순환 선도기업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자원순환센터
○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2019년 IC-Tray에 대해 순환자원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웨이퍼 생산의 최종 단계에서 공정 간 제품 이동 시 사용되는 IC-Tray는 SK하이닉스 국내 사업장에서 매년 약 1,440톤이 배출된다.
순환자원 인정 제도 시행 전 해당 IC-Tray는 모두 폐기물로 처리됐으나 순환자원 인정 제도가 시행되면서 경제성, 무해성 등 11가지 조건에 부합하는 품목에 대해 폐기물이 아닌 자원으로 인정돼 자재로서 판매할 수 있게 됐으며, 이로 인해 SK하이닉스는 연간 배출되는 폐기물을 1,440톤 감소시키는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사업장별로 폐기물 재순환률은 이천 공장이 93%,청주 공장이 94%, 우시 공장이 96%, 충칭공장이 91%에 달한다.
▲SK하이닉스 IC-Tray 처리 프로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