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계측기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제품이 있다. 바로 원자현미경(AFM)으로 파크시스템스가 그 주인공이다. 파크시스템스는 원자현미경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하며, 국가 산업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조상준 파크시스템스 상무를 만나 원자현미경과 계측기 산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원자현미경하면 ‘한국’이라는 꿈 이룰 것”
계측장비 첨단산업자산, 산업·학계 첨단성과기여 공헌
AI·머신러닝 적용 FX40 런칭, 사용 편의성·안정성 강화
[편집자 주]
글로벌 계측기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제품이 있다. 바로 원자현미경(AFM)으로 파크시스템스가 그 주인공이다. 파크시스템스는 원자현미경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스탠퍼드대
Calvin F. Quate 교수 연구실의 핵심 연구원이었던 박상일 파크시스템스 대표가 창업한 기업으로 국내외 유수의 대학교와 연구소,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에게 인정받으며, 원자현미경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해왔다. 최근에는 조상준 상무가 ‘2021년 과학·정보통신의 날’ 기념식에서 ‘과학기술포장’을 받으며, 국산 분석계측장비 산업의 돌파구를 마련한 공로를 인정받은 바 있다. 조상준 상무는 국내 나노계측분야 전문가로서 국가 기술 개발 로드맵을 구축하고, ISO에서도 원자현미경 분과 국제의장으로 활약하며, 원자현미경의 기술을 다양한 산업에 응용해 우리나라 산업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조상준 파크시스템스 상무를 만나 원자현미경과 계측기 산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조상준 파크시스템스 상무
“국내 중소기업 중에 자체 브랜드로 전세계 영업망을 자체적으로 구축하여 일류제품을 선진국에 납품하고 있는 기업은 우리나라에서 쉽게 찾기 힘들다. 파크시스템스는 원자현미경 분야에서 세계 최고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원자현미경하면 ‘한국’이라는 꿈을 반드시 이룰 것이다”
최근 파크시스템스 사무실에서 만난 조상준 파크시스템스 상무는 파크시스템스의 원자현미경 기술력이 세계 최고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조상준 상무는 “우리 고객은 산업계와 학계에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S사, I사, T사 등 국내외 세계 유수의 반도체 업체 90% 이상이 우리 제품을 사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바이오, 신소재, 전기전자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며, 하버드, 스탠퍼드, 버클리 등 세계 유수 대학이 주 고객”이라고 밝혔다.
이어 계측기 사업은 선진국형 사업으로 첨단 계측기 업체들은 미국, 일본, 독일 등이 전세계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첨단 제품들의 경우 정확한 측정이 필요하기에 국가에서는 계측기 산업을 핵심 산업으로 지정해 적극 육성 보호하고 있다.
일례로 일본의 경우는 2000년대 초에 일본이 기술 강국이라고 자부하면서도 타국의 계측기를 사용하는 것은 국가적 위기라며, 전자현미경 등 계측기 산업 육성을 국가적 과제로 삼아 적극 육성한 바 있다. 또한 계측기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는 국가가 정부기관에서 제품을 구매하도록 하여 위기에서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했다.
계측기 분야는 특히 기존의 시장을 지배한 업체들이 지속적으로 시장을 유지하는 대표적인 분야다. 계측이 잘못 될 경우 연구결과의 오류 뿐 아니라 최종 제품 생산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수요처들은 장비 구입시 신뢰도가 높은 장비를 구입할 수밖에 없으며, 1등 제품만을 꾸준히 사게 된다.
이에 기존의 세계 최첨단 계측기 업체들은 수십 년간 그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몇몇 기업 간 순위가 근소하게 바뀐 적은 있지만 새롭게 진출하거나 사라지는 기업은 흔치 않았다.
이런 가운데 파크시스템스가 원자현미경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를 위해 본격적인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 등으로 문명이 바뀌고 세계가 변해도 똑같은 것은 도구싸움이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이 도구를 사용하는 점인데 과학의 발전 패러다임에서도 발전된 과학 도구를 사용해야만 인간이 사물의 새로운 점을 인지하게 되고, 비로소 호기심이 생기면, 호기심을 풀기 위해 연구를 하면서 과학이 발전해 왔다.
바로 원자현미경은 인간이 전자현미경이나 광학현미경으로 보지 못하는 것을 보게 해준다. 원자현미경이 나노기술의 세상을 여는 열쇠라고 불리는 이유이다.
원자현미경은 전자현미경에 비해 환경적인 제약이 없고 기존의 기술이 시각을 극대화 한다면 원자현미경은 탐침을 이용해서 촉각을 극대화하여 사물의 새로운 성질을 인지할 수 있게 해준다.
산업계에서 보면 ‘트라이볼로지’라는 표면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학문이 있는데 이 학문에서 다루는 거칠기가 매우 중요하여 제품 성능의 지표가 되기도 한다. 원자현미경은 트라이볼로지 연구의 핵심 장비이다. 또한 원자현미경은 나노미터 크기에서 초전도체를 비롯한 다양한 소재의 전기적 성질인 미세한 전류, 정전용량, 전압을 측정하거나 탐침을 자화시켜 자기성질 그리고 열전도 성질까지 측정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장비다.
조상준 상무는 파크시스템스가 원자현미경이라는 분야에서 만은 가장 역사가 깊고 기술력도 뛰어났지만 성능과 상관없이 해외 브랜드에 밀려 국내에서 조차 외면 받았던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조상준 상무는 “정부 R&D를 통해 국민의 세금으로 최첨단 계측 장비를 개발했는데, 정작 처음 구매가 이뤄지는 곳은 해외가 대부분이다. 어떻게 보면 이런 최첨단 계측 장비는 새로운 연구 분야를 창출하고 산업계에서는 세계 최초의 솔루션을 만들어내는 무기라고 할 수 있는데, 국내에서는 네임밸류에 밀려 외면 받아 낭비된 시간들이 안타깝기만 하다. 특히 국내 국책연구기관 등에서 외국제품 원자현미경을 비싼 값에 들여와 제대로 교육과 서비스를 받지 못해 활용을 못하는 경우를 보면 더욱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제는 국내에서도 유수의 반도체 업체들을 비롯해 대학 등 연구계에서도 파크시스템스 제품 도입이 늘며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1등 원자현미경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으며, 국내외 다양한 산업군에서 파크시스템스 제품의 주문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 파크시스템스는 당사의 기술이 다양한 산업에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다음 단계의 도전을 준비하기 위해 원자현미경 기술에 세계최초로 첨단 기술들을 접목 및 개발하고 있다.
그 결과물의 하나로 FX40이 지난 6월25일 출시됐다. 이 제품은 혁신적인 로보틱스 기술, 머신러닝에 기반을 두는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충돌방지 기능 같은 사용자 편의성과 안정성이 강화된 새로운 차원의 연구용 원자현미경이다. 모든 측정 준비 단계를 자동화해 사용자들이 전문적인 장비 사용에 대한 부담 없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다.
조상준 상무는 “계측기기라는 것은 종합예술이며, 우리나라 산업을 위한 첨단무기다. 정밀가공으로부터 시작해서 정밀기계, 소프트웨어, 각종 전자센서 등이 복합적으로 적용돼 있는 우리나라 산업발전을 위한 첨단 자산이다. 그 동안 fast follower 전략을 통해 선진국을 쫓아가는 전략에 익숙해 특히 연구장비와 같이 후발 분야에서 선진국 제품보다 우수한 제품이 개발되었을 때에도 제도와 경험이 미비해 제대로 활용을 하지 못하고 있다. 첨단계측장비가 첨단 무기라고 생각을 한다면 해외 기업과 연구자보다 우선해 우리나라 기업과 연구자들이 파크시스템스의 원자현미경을 활용해 첨단 연구성과를 크게 높이고, 혁신을 이끄는 제품들을 만들어 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조상준 파크시스템스 상무가 신제품인 FX40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