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공학과 메타버스를 이끌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미래 기술이 등장했다. 나노미터 단위의 전도성 그물 망사를 활용해 손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인공지능 기술을 더해 가상공간에서의 작업 가능성을 입증한 연구성과가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조성호 한국과학기술원 교수 (사진 - 과기정통부)
지능형 전자피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 게재
전도성 그물망 인체 움직임 측정·AI로 학습
로봇공학과 메타버스를 이끌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미래 기술이 등장했다. 나노미터 단위의 전도성 그물 망사를 활용해 손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인공지능 기술을 더해 가상공간에서의 작업 가능성을 입증한 연구성과가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한국과학기술원 조성호 교수 연구팀, 서울대 고승환 교수 연구팀과 스탠포드대 Zhenan Bao 교수가 지능형 전자피부 개발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과기정통부 기초연구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에 현지시간으로 28일자로 게재됐다.
전자피부는 딱딱한 전자소자를 피부처럼 유연하고 늘어나는 형태로 만든 것으로, 피부에 부착해서 사용하면 인체의 움직임을 측정할 수 있어 가상현실 구현에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현존하는 장비는 크기가 크고 유연성이 떨어지며 인체 특성 상 수많은 관절 조직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구조적으로 매우 복잡하고 생성되는 정보도 방대해 실제 활용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전도성 액체를 직접 피부에 분사한 후 나노미터(nm) 단위의 전도성 그물망을 손에 자동으로 인쇄하는 새로운 방식을 적용했다.
손 위의 전도성 그물망이 사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늘어나면서 전기신호가 발생하는 것을 관측했으며, 이때 획득한 정보를 블루투스 통신장치를 통해 무선으로 전송했다.
▲지능형 전자피부 모식도. 전도성 그물 망사를 사용자의 피부에 직접 프린팅한 뒤, 블루투스 모듈을 부착해 무선으로 손의 움직임에 따른 전기 전도도 변화의 신호를 읽는다. 메타러닝 기법을 통해 몇 번의 반복 학습만으로 물체 인식과 키보드 타이핑 등의 다양한 실생활 활용처에 이용될 수 있다. 전송된 여러 종류의 전기신호를 인공지능이 스스로 비교하고 학습하는 과정을 거쳐 서로 다른 손동작을 구별하게 한 후, 사용자가 특정 동작을 몇 번만 반복하면 가상공간에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그림 - 한국과학기술원)
또한, 연구팀은 키보드 없이 손동작만으로 글자를 입력할 수 있게 하고, 임의의 물체를 문지르는 것만으로도 물체의 모양이 화면에 그려지게 하는 등 다양한 가상현실 플랫폼 기술 구현에도 성공했다.
▲개발된 시스템을 이용한 물체 인식 및 가상 키보드 타이핑. (왼쪽) 전도성 나노망사와 블루투스 모듈을 임의의 사용자가 장착한 뒤, 5번의 반복 학습만을 통해 총 6가지 종류의 물체를 실시간으로 예측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오른쪽) 키보드를 통해 몇 번의 반복 학습을 주어주면 키보드가 없더라도 사용자가 키보드 자판을 입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림 - 한국과학기술원)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구현한 기술은 앞으로 가상현실 및 원격의료 분야 등에서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성호 교수는 "재료적인 혁신과 최신의 인공지능을 결합한 최초의 논문이기도 하며,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단순화를 이루었을 뿐만 아니라 데이터 효율성을 통해 사용자 편의를 극대화시켜 그 의의가 매우 크다"며 "본 기술은 △메타버스 △AR/VR 시장 △원격의료 △로봇 공학 분야에 획기적인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