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체라고 주장되는 LK-99의 등장으로 세계가 떠들썩한 가운데 LK-99가 실제 상온 초전도 물질이 아니더라도 기존의 초전도체를 만들기 위해 사용되던 소재들의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가 모아진다. 특히 초전도체 구현에 있어 필수 물질인 액체 헬륨(L-He)을 더 값싼 물질로 대체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모아지며 특수가스 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 7월22일 국내 ‘퀀텀 에너지 연구소’ 관계자들이 사전 논문 게재 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상온 초전도체로 추정되는 물질인 LK-99를 공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LK-99는 상압 400K(127℃) 이하의 환경에서 초전도체의 성질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초전도체란 일정 온도 이하에서 전기 저항이 ‘0’이 되는 물질로 전력 손실이 없어 미래의 에너지 환경을 바꿔 놓을 수 있는 꿈의 물질로 알려져 있다.

핵융합 발전소, 자기 부상 열차, 초고속 슈퍼컴퓨터 등에 활용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아직까지 실용화가 되지 않은 이유는 바로 초전도 현상이 일어나는 온도가 절대온도 0(-273.15℃)에 가까운 -269℃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에 이번 LK-99의 등장이 그 성공 진위를 떠나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유가 바로 상온 초전도라는 것이다.

떠들썩한 주목과 달리 과학계에서는 과연 이것이 진짜인가라는 의문에는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세계적으로 LK-99를 재현하겠다며 수많은 연구팀들이 실험에 도전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한국초전도저온학회에서 ‘LK-99 검증위원회’를 구성해 검증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한 대학에서는 LK-99 재현과 관련해 상온에서는 실패했지만 -163℃에서 제로 전기저항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중국 대학의 이러한 검증 발표도 사실의 진위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기존 절대온도 0에 가까운 온도에서 일어나던 초전도 현상이 그보다 높은 온도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된 것이다.

■ 액체 헬륨(L-He) 사용 절감 가능성

기존의 초전도 현상을 구현하기 위한 필수 소재는 바로 액체 헬륨(Liquid Helium, L-He)이다.

헬륨은 끓는점이 가장 낮고, -269℃에서 얼지 않고 액체로 존재하는 유일한 원소다. 이에 초전도 현상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액체 헬륨이 반드시 필요하다.

액체 헬륨은 자기공명영상장치(MRI)와 같이 자기장을 이용한 의료장치나 자기공명분석장치(NMR), 고에너지 입자 가속기, 중이온 가속기 등 과학실험 장비들에 사용된다.
 
우주 산업에서는 동력을 공급하는 액체 산소와 수소를 냉각시키는데 사용된다.

반도체에서는 반도체 노광 공정 등에서 과열된 웨이퍼를 식히는데 사용된다.

특히 액체 헬륨의 주요 사용분야를 살펴보면 MRI 장비가 21%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과학 장비가 약 15%, 반도체가 약 11% 정도로 알려져 있다.

MRI 등 수요의 대부분은 초전도 자석을 냉각시키기 위해 사용된다.

이런 액체 헬륨은 매년 공급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지난해만해도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전세계 유통망이 봉쇄되며, 헬륨 공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헬륨 생산이 특정 지역에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헬륨은 카타르, 미국 등 일부 지역에서 천연가스 채굴 가운데서 추출된다. 이는 헬륨이 원소 중 가장 가벼운 물질이기 때문에 대기 중 헬륨이 우주로 날아가 버려 대기 중에서 헬륨을 추출하는 것이 아주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추출된 헬륨을 초저온으로 유지하는 기술 또한 일부 특정 업체들이 보유하고 있어 유통이 쉽지 않다.

이에 액체 헬륨은 희귀가스로 분류되며,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 초전도 현상이 -163℃에서 일어나기만 한다면 액체 질소(L-N2)로 대체 가능

퀀텀에너지연구소에서 발표한 바대로 상온 초전도 현상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중국 대학이 발표한 -163℃에서 초전도 현상이 일어나기만 한다면 초전도 현상에 필요한 액체 헬륨(L-He) 대신 액체 질소(L-N2)로의 대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액체 질소(Liquified Nitrogen)의 끓는점은 -196℃다. 공기 중 약 78%로 가장 많이 포함돼 있어 국내에서 대형 ASU를 통해 가장 많이 생산할 수 있고, 가격도 액체 헬륨의 1/100이어서 경제성 또한 가지고 있다.
 
이에 실제 상온 초전도 물질이 아니라 액체 헬륨에서 액체 질소를 사용할 정도로만 가능성이 있다면 실제 글로벌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헬륨의 경우 그 존재자체가 희귀하기 때문에 현재 의료 및 과학,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 후 헬륨 재포집 또는 재사용을 위한 기술 개발에도 상당히 많은 비용이 소비되고 있다.

이런 액체 헬륨을 질소로 대체할 수 있다면 액체 헬륨에 들어가는 구입비용을 1/100로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헬륨 재사용을 위한 연구개발비 또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마 병원에 공급되는 액체 헬륨을 모두 액체 질소로 대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더불어 헬륨 유통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특수가스 업계에서도 이번 상온 초전도 물질인 LK-99에 대해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