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소비자가 내연기관차 대비 짧은 최대 주행 거리로 인해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고 있다.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은 전기차의 효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품이다. 현재 널리 활용되는 유선 BMS 솔루션을 무선으로 대체할 수 있다면, 떠오르는 전기차 산업에서 늘어난 주행 거리를 통해 우위를 점할 수 있다.
EV 주행 거리 향상, BMS 최적화에 달려있다
TI, 무선 BMS 전용 신규 무선 프로토콜 개발
배선 끊길 염려 없고 네트워크 가용성 극대화
심해지는 환경 오염과 이에 따라 격해지는 이상 기후에 배기가스를 줄이려는 시도가 산업 전반에서 일어나는 가운데, 자동차 업계의 대세도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EV)로 넘어가고 있다.
IHS 마킷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2025년에 1,120만 대, 2030년에 3,110만 대까지 증가할 전망이며, 전체 신차 판매량 중 약 32%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EV 트렌드 코리아 사무국의 2020년 8월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여전히 내연기관차보다 짧은 최대 주행 거리(29%)와 미비한 충전소 인프라(29%) 염려에 EV 구매에 망설이고 있다.
▲ TI, 업계 최초의 무선 BMS 솔루션 발표 [그래픽=TI]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는 지난 1월 21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열고, 독일의 TÜV SÜD로부터 인증받은 기능 안전 콘셉트가 적용된 무선 배터리 관리 시스템(Battery Management System; BMS) 솔루션을 발표했다.
본지는 당시 발표를 진행했던 TI 코리아 박서민 상무와 추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 상무는 “EV 주행 거리를 내연기관차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배터리 효율을 개선해야 한다”라며, 그 방법으로 배터리 소재 혁신 및 BMS 고도화를 들었다.
BMS는 전기차의 효율, 수명, 성능을 결정하는 주요 부품이다. 배터리 팩 내부의 셀들은 절연 CAN 버스, 차동 데이지 체인 통신, 혹은 고유 솔루션을 통해 온도, 전압, 전류 데이터를 모니터링하고 전송한다.
◇ 무선 BMS 솔루션, 유선 대비 가볍고 비용 적어
박서민 상무는 “배터리 셀 연결과 수리를 위해 각 셀을 분리하는 데는 많은 수고와 비용이 든다”면서, “만약 사고로 배선이 끊어진다면 전체 배터리 팩을 교체해야 할 수도 있다”라며, 자동차 제조사 및 BMS 솔루션 기업이 왜 무선 통신 솔루션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지 설명했다.
무선 솔루션은 배터리 모듈의 배터리 셀 정보를 곧바로 BMS 마이크로컨트롤러(MCU)로 전달하기 때문에 유선 통신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다. 무겁고 유지보수 비용이 많이 드는 케이블이 없어 자동차 효율도 올라간다. 하지만 무선 솔루션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유선 시스템에 필적하는 성능을 제공해야 한다.
TI는 여러 자동차 제조사의 다양한 설계 요구 사항을 바탕으로 확장성을 높인 무선 BMS 솔루션을 개발했다. 솔루션엔 △‘CC2662R-Q1’ 심플링크(SimpleLink™) 2.4GHz 무선 BMS MCU 평가 모듈, △소프트웨어, △기능 안전 매뉴얼, 고장 형태·영향 분석(FMEA), 고장 형태·영향·진단 분석(FMEDA), TÜV SÜD 콘셉트 보고서 등이 포함된다.
특히 CC2662R-Q1 모듈에 탑재된 ‘BQ79616-Q1’ 배터리 모니터링 및 밸런싱 IC는 시스템 잡음을 필터링하고, 배터리 셀 전압과 온도를 정확하게 측정하며, 이 정보를 MCU에 전달한다.
◇ TI 고유 무선 프로토콜, 무선 BMS 가용성 높여
박서민 상무는 “TI 무선 BMS 기능 안전 콘셉트는 무선 BMS 전용 신규 무선 프로토콜을 사용하여 통신 오류 감지 및 보안 관련 문제를 해결하고 신뢰성을 높였다”라고 밝혔다.
TI 무선 BMS 프로토콜은 고용량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고 짧은 지연 시간을 제공하는 시간 분할 다중화 솔루션으로, 여타 무선 표준과 다른 이점을 제공한다고 박 상무는 설명했다.
먼저 주파수 호핑 솔루션을 통합하여 전자파 간섭에 강하며, 여러 개의 병렬 트랙 사용 및 저지연 전송이 가능하다. 스케줄러 효율 극대화로 노드 간 패킷 재전송도 지원한다.
더불어 실시간 타임 슬롯 기반 스케줄링을 통해 저전력 네트워크 운용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보안 수준을 높이는 다양한 기능들을 탑재하여 안전한 데이터 전송을 보장하기 때문에 네트워크 내에 견고하고 안전하게 디바이스를 탑재할 수 있다고 박 상무는 밝혔다.
박서민 상무는 “TI 무선 BMS 프로토콜은 99.999% 이상의 네트워크 가용성을 달성했다”라며, “TI는 자사 무선 BMS 솔루션을 통해 자사 무선 BMS 프로토콜의 표준화와 보급을 계획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TI 고유의 실시간(deterministic) 프로토콜은 높은 데이터 처리량을 제공하므로, 자동차와 전장 제조사는 단일 무선 시스템온칩(SoC)을 다수의 BQ79616-Q1 IC와 연결해 32, 48, 60셀 시스템 같은 다양한 구성을 지원하는 배터리 모듈을 개발할 수 있다.
또한, 최대 100개의 노드를 지원하도록 설계됐으며, 노드당 2ms 미만의 낮은 지연 시간과 모든 노드에 걸친 시간 동기화 측정 기능(time-synchronized measurements)을 제공한다.
CC2662R-Q1 무선 MCU는 개별 셀 모니터링 유닛을 분리해 데이지 체인 절연 부품의 필요성을 줄였다. BQ79616-Q1 IC는 동일한 패키지 타입으로 다양한 채널 옵션을 제공하며, 핀 대 핀 호환이 가능하고, 모든 플랫폼에 걸쳐 기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재사용을 지원한다.
◇ 향후 증가할 무선 반도체 간 혼선에 대응 가능해
자동차에 탑재되는 반도체 숫자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현재는 2~300여 개의 반도체가 탑재되고 있으며, 레벨3 자율주행차량의 경우 2000개 이상의 반도체를 요구할 것으로 예측된다.
향후 차량에 수없이 탑재될 무선 반도체 간의 혼선에 TI 무선 BMS 솔루션이 충분히 대응 가능한지에 관해 묻자 박 상무는 “다양한 원천의 전자파 간섭의 완화가 가능한 주파수 호핑 및 시간 분할 멀티플렉스 프로토콜 솔루션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거절 및 수락 목록을 통한 적응형 주파수 호핑 기능과 고효율의 스케줄링 기능으로 여러 번의 재전송이 가능하며, 배터리 인클로저 자체가 타 원천의 전자파 간섭을 최소화하는 패러데이(Faraday) 케이지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전자파 간섭이 최소인 경우, 프로토콜은 간섭 없는 주파수 채널 서브 셋의 여러 병렬 트랙에서 작동할 수 있으므로, 다른 네트워크들과 한 시스템에서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당장 활용 가능한 무선 BMS 솔루션
최근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공장 가동을 멈추는 완성차 업체들이 나오고 있다. 박 상무는 “현재 자동차 시장의 반도체 공급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라며, “무선 BMS 솔루션 설계와 솔루션에 포함된 모든 부품은 TI 웹사이트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BQ79616-Q1 IC는 최대 800V 시스템 환경에서도 정확한 전압 측정이 가능해 ASIL-D 인증 절차를 간소화하고, 1회 충전 주행 거리를 늘린다”라며, “BQ79600-Q1 SPI/UART 통신 인터페이스와 페어링 되면 고유의 ‘결함 발생 시 기동’ 기능을 통해 자동차 전체 시스템 종료가 가능해 배터리 전원을 절약하고 셀 밸런싱을 개선한다”라고 부연했다.
박서민 상무는 “TI는 자동차 제조사가 하이브리드 자동차(HEV)와 EV의 주행 거리를 확장하고, 최고 수준의 기능 안전(ISO 26262 ASIL-D)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HEV/EV 시스템 신뢰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높은 정확성과 유연성을 제공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출시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