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박준환 연구관, 김종갑 책임연구원, 조준한 수석연구원, 선우명호 고려대 교수, 정구성 변호사, 이수진 과장, 김한철 과장


판례 보다 특별법 형식으로 만들어져야
자율주행 실증시 마주하는 불편함 많아

 

자율주행이 상용화되면 안전·교통·보험 등 모든 분야에 다양한 이슈가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자율주행차 운행을 위한 법과 제도를 분석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경찰청과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이 주관하고 임호선 의원이 주최한 ‘안전한 자율주행차 운행을 위한 법·제도 분석 및 대책: 자율주행기술 법·제도 세미나’가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자율주행이 산업을 넘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의 범위가 넓고, 관련 법령이 다양한 만큼 관련 쟁점을 해결하기 위한 법·제도적 체계가 필요하다. 이에 자율주행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도로교통법의 현안을 도출하고 해결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자 세미나를 개최했다며 임호선 의원은 밝혔다. 

세미나에서 진행된 지정토론은 박준환 국회입법조사처 연구관과 김종갑 도로교통공단 책임연구원이 발제로 시작해 선우명호 고려대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조준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 정구성 제이씨앤파트너스 변호사, 이수진 서울시 교통정보과장, 김한철 경찰청 교통운영과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조 연구원은 “자율주행차가 사고가 났을 때 책임을 차 제조사에게 계속 묻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제조사들도 소극적인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다”며 “강제성이 있는 법과 제도로 사고 책임을 제작사, ICT 기업, 차 소유자 중 누구에게 물을 것인지 전체적인 범위 주체가 설정이 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사고 시 공공의 이익과 소유자의 생명을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있을 때 소유자가 자신의 선택과는 관계없는 죽음을 마주할 수 있기에 철학적인 부분도 큰 어려움이라고 토로했다. 

정 변호사는 자율주행차량이 상용화가 되면 민사, 형사 문제에서 큰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 말했다. 현재 한국의 민법이나 형법상의 일반적인 규정을 봤을 때 이런 사고를 처리를 못하는 건 아니다. 다만, 사고가 났을 때 민사적인 배상이나 형사적인 책임을 지는 부분은 국민의 책임과 의무에 관한 부분이기 때문에 판례 범위보다는 특별법의 형식으로 구체적으로 입법부에서 법률의 형식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자율주행 레벨이 올라갈수록 운전자가 개입할 소지가 줄어들기 때문에 운전 행위에 대한 책임으로 형사 처벌이 되는 경우는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차량 소유자가 운전 행위보다는 차 기능유지,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해서 사고가 났을 때 처벌될 수 있는 법이 신설이 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수진 과장은 상암 등에서 자율주행 실증을 하면서 마주하는 불편함이 많다고 열변했다. 강남에서 자율주행 택시를 운행하겠다고 발표는 했지만 현행법상 자율택시라는 형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자율주행 사업 활성화법, 운수사업법 등도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지 않는 경미한 자율주행 도로교통법 위반 교통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전했다. 알고리즘 안에 법을 아주 조금 위반해도 되니 그렇게 계산해야 한다고 답을 해야 되는 건지 답을 찾지 못했다. 예를 들어 서울시는 청계천에서 6월부터 셔틀버스를 자율주행으로 운행하는데 차선은 하나밖에 없고 옆은 자전거 도로다. 차량 한 대가 길을 살짝 막고 서 있다면 자율주행차는 그 차가 먼저 갈 때까지 지나가지 못한다. 일반 운전자라면 자전거 도로를 살짝 침범해 지나갈 수 있지만 자율주행 AI에 그러한 융통성을 담아도 되는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김한철 경찰청 교통운영과장은 현재 정부는 1조원이 넘는 예산을 2027년까지 투입하고, 경찰청에서도 1,500억원 정도를 투입해 약 40개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로드맵 2.0이 나오면서 전반적으로 규제를 풀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최대한 많이 풀고 자율 주행차의 발전을 위해서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경찰청, 국토부 등에서 규제를 많이 하게 되면 연구 활동이 많이 위축된다는 우려 섞인 의견도 있다”며 “형사 책임 같은 부분은 독일, 미국 등 한국보다 좀 더 앞서 연구를 하고 있었던 국가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좀 더 융통성 있는 답을 찾아 나가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발언에서 이수진 과장은 자율주행 사업하면서 가장 많은 질문은 사고 안전 대책에 대한 질문이라고 전했다. 현장에서는 사고 처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떻게 해야 되는가 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보험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이 됐다. 지금 사업장을 운행하는 모든 자율주행 운행 차량들은 일반의 승용차들이 가입하는 차량 보험에 자율주행차 특약을 가입을 한다. 자율주행차 모드에서 교통사고가 나더라도 운전자한테 과실을 묻지 않는다. 사람이라는 추가적인 교통사고를 일으킨다 하더라도 현재는 보험회사에서 모든 차량의 사고로 인한 모든 보상을 하도록 되어 있고, 자율주행 사고라고 하면 보험사에서 자동차 회사에 보상금을 청구할 수 있는 정도의 규정이 만들어져 있다. 때문에 현장에서 사고 처리를 하거나 자율주행차를 탑승 시 사고가 난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교통사고에서 받을 수 있는 보상 보험들은 다 현재 법에서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