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연구원(이하 한자연)이 배터리 교환식은 유선충전의 단점을 보완하는 기술로서 가능성은 갖고 있으나, 현행 기술·시장 여건 등을 고려할 때 그 필요성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배터리 교환 5분 소요…급속충전 기술 발달로 격차 ↓
배터리 교환, 소비자 수용성·표준화 단기 해결 어려워
한국자동차연구원(이하 한자연)이 배터리 교환식은 유선충전의 단점을 보완하는 기술로서 가능성은 갖고 있으나, 현행 기술·시장 여건 등을 고려할 때 그 필요성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은 25일 ‘배터리 교환식 전기차의 가능성과 필요성’을 주제로 발간한 산업동향 Vol.121에서 배터리 교환식 전기차는 충전시간, 전력부하관리, 배터리 회수 등 문제를 보완할 수 있다고 평가되나, 최근 유선 충전기술이 발전하면서 필요성이 약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배터리 교환에는 약 5분이 소요되므로 수십 분 이상이 소요되는 유선충전 대비 충전시간을 단축할 수 있으나 급속충전 기술이 발전하면서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차그룹의 E-GMP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차량들은 약 18분만에 배터리 잔량을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어 유선충전의 단점을 상쇄했다.
한자연은 대형전기상용차의 경우 배터리 교환식 도입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되나 실제 필요성은 주요국의 운전자 법정 의무 휴식시간 규정 등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분석했다.
우리나라는 화물차를 2시간 이상 연속 운전한 운전자에 15분 이상, 일본은 화물차를 4시간 이상 운전한 운전자에 30분 이상, 중국은 자동차를 4시간 연속 운전한 운전자에 연속 20분 이상의 휴식을 의무화하고 있다.
미국‧유럽에서 개발 중인 대형전기상용차 급속충전 규격은 의무 휴식시간 내 70% 이상 충전을 목표하는데, 이들 규격이 출시되면 유선충전과 교환식 간 가동률 차이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실제로 지난달 말 중국 Geely사의 카헤일링 차량에서 배터리가 주행 중 분리되는 사고가 발생해 배터리 교환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결합부가 손상되거나 노후되어 안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배터리 교환·구독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수용성, 표준화, 안전성 등도 단기 해결이 어렵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서현 한자연 산업분석실 선임연구원은 “배터리 회수 촉진책으로 배터리 위치를 추적하는 커넥티드 기술을 적용하는 방식, 배터리 회수 협력 시 보상을 지급하는 방식 등도 있으나 전기차 제조사는 수익성이 높은 교환·구독 서비스(BaaS) 방식을 선호할 것”이라 분석했다.
규격이 아직 표준화되지 않아 다른 제조사 전기차 간에 배터리 교환소 교차 이용이 어렵다는 아쉬움도 남아있다.
중국 CATL, 미국 Ample 등이 모듈식 배터리 교환 솔루션을 개발하고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한계가 존재한다.
Ample사는 모듈 용량을 낮춰 교환소 설비 비용을 절감하고 다양한 차와 호환할 수 있다고 주장하나, 일반적 전기차에 필요한 전력량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모듈 수십 개를 교환해야 하므로 교환시간이 길어져 장점이 희석된다고 이서현 선임연구원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