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굿바이카는 전기차 폐차업을 영위하며 전기차 폐차 과정에서 배터리 등 핵심 부품들을 재사용해 소형전기저장장치를 제작하는 기업이다. 이는 전기차 전 주기 탄소발자국의 약 30%를 차지하는 배터리를 전기차 폐배터리를 친환경성과 경제성을 고려해 순환이용한 대표적인 예시다. 또한 굿바이카는 넥쏘의 수소전기차 연료전지스택의 재사용성에도 주목하며 연구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경제성과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남준희 굿바이카 대표는 재활용에 치중되어 있는 정책과 배터리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에 어려움이 많다고 지난 7월 국회 미래폐자원 순환이용 관련 포럼에서 전했다. 이에 본지는 남준희 굿바이카 대표를 만나 재사용 사업에 관한 애로사항과 전망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굿바이카에 대한 소개와 추진하고 계신 사업에 대해 말씀 부탁드린다
굿바이카는 ‘Goodbye Car’라는 의미로 폐차장을 하고 있다.
자동차 해체, 재활용을 한다는 것이 첫 번째 사업이고, 전기자동차에 집중을 하면서 전기차의 주요 부품들을 재사용해서 여러 제품들을 개발하고 판매하고 있는 제조업을 겸하고 있다.
전기차의 중심인 배터리를 기반으로 전기저장장치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으며 에너지 업체를 지향하고 있다.
■ 지난 미래폐자원 순환이용 포럼에서 미국, 유럽에도 전기차 폐차장을 만들려고 한다고 언급했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각국의 제도를 파악하고 있는 단계다.
사고 차량을 매입해 부품 평가 후에 재사용하는 것이 굿바이카의 사업모델이며 현재 나라별로 사고 전기차량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
또한 단독으로 하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에 좋은 파트너를 만나고자 노력하고 있다.
9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리는 국제 자동차 재활용 컨퍼런스에서 역량이 뛰어난 파트너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모든 업체가 그렇지는 않으나 6월에 미국 폐차장에 갔을 때 전기차 재사용에 대해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것을 보았기에 사업을 같이 하기는 힘들다고 느꼈다.
독일 폐차장은 전기차 관련 사업을 해본 적이 없다고 하고, 하지 않는 이유를 물었더니 방법을 모르겠다고 답했다.
찾기 쉽지는 않지만 전기차에 관심이 많고 굿바이카의 경험과 기술을 토대로 함께 하려는 의지를 가진 기업을 찾아가는 중이다.
■ 전기차 폐차와 관련된 사업에서의 애로사항이 있나
우리나라의 모든 제도는 신제품을 개발하고, 만들고, 유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재사용은 제조의 영역이고, 가치사슬 관점에서 보면 굉장히 긴 편에 속한다.
전기차를 회수해서 배터리를 분리, 평가하고 선별한 배터리로 제품을 만들어 내야 한다.
아직 신품 배터리를 쓰는 것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들고 판매할 때 고객들이 중고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긴 설득을 해야 할 때도 많다.
또한 관련 제도들이 ‘하지 마라’라는 것들이 많은데, 이를 뒤집어야 하는 과정에 긴 시간이 소요된다.
새로운 과제로 연료전지스택을 가지고 발전기를 만들려고 하니 고압가스안전법 등 법에 걸려 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
중소기업이 제도를 변화시키는 것이 힘들기는 하나 필요하고, 가치가 있는 일임은 분명하다.
■ 배터리 재사용, 재활용 사업에 대한 전망은 어떠한가
재사용 부분은 우리나라 배터리 3사와 관련된 중소기업들이 상당히 많아 협력하기에도 좋은 환경이 갖춰져 있어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배터리 3사가 삼원계 배터리 분야에서는 전세계 최고다.
우리에게 자동차, 조선 그리고 반도체가 있었다면 이를 뛰어넘는 배터리가 우리에게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배터리를 만드는 것은 굿바이카의 역할은 아니지만 재사용 쪽은 굿바이카의 역할이 될 수 있다.
판매하고 있는 2kW 제품은 전기차의 배터리를 재사용한 소용량 전기저장장치 1호이자 최초 제품이다.
올해 독일 하노버 전시회에서 전시된 BMW의 지원을 받은 두 개 업체의 제품보다 앞서 출시한 것이다.
굿바이카의 주주사인 성일하이텍은 세계를 선도하는 물질 추출 기술을 가졌으며, 계속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성과들을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 수소전기차 연료전지스택에 대한 정책지원도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 상황은 어떠하며, 개선되어야 할 부분은 어떤 부분이 있나
수소전기차의 재사용, 재활용에 대한 정책이 없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누구의 탓이라고는 할 수는 없다.
전기차의 재활용, 재사용에 상당히 많은 분들이 제도를 개선하고 있으나 여력이 안되는 것 같다.
단위 면적당 수소차가 제일 많은 나라는 우리나라다.
2023년 6월 말 기준 32,484대 넥쏘의 보조금은 국고, 지자체를 합해 1조원 이상의 보조금이 지급되었다.
4,000만원 상당의 연료전지스택이 탑재되는데 재사용 정책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쉽다.
수소연료전지 스택은 수리가 되지 않으며 성능이 떨어지면 스택을 교환하는 것이 아니라 차 자체를 폐차한다.
현대 넥쏘는 2018년 3월부터 출시가 되어 만 5년하고도 조금 더 많은 시간이 지났다.
4~5년이 지나면 현대자동차의 품질 보증이 끝나 성능이 떨어진 넥쏘의 자연 폐차가 늘어날 텐데 물질 추출만 하기에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자동차를 구동할 만큼은 아니지만 성능을 조금 낮춘 일반 발전기로 사용하는 것은 안 될 이유가 없다.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연료전지스택을 재사용한 무공해발전기 개발에 성공하면 이동식 전기차 충전기까지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모터를 분리한 상태에서 발전하는 단계를 마쳤고, 상용화까지는 개발비가 많이 든다.
산업부, 환경부, 한전 분들을 만날 때마다 과제를 만들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 e4ds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전기자동차 관련된 강의를 했을 때 전기차는 전기를 많이 쓰니까 핵발전의 필요성을 지지하는 쪽으로 간다는 우려와, 비싼 가격 등을 포함해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안보라는 관점에서, 자주적인 삶의 관점에서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생각해보면 전기가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기차 보급 초반에는 짧은 주행거리로 실용성의 문제도 있었고, 충전기의 문제도 있었지만 모두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전기차의 사용 후 배터리도 마찬가지로 연구개발이 충분히 이루어진다면 인류 역사상 가장 값싸게 전기를 보관하는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굿바이카는 각종 부품들의 재사용성을 더 향상시킬 것이며 이를 통해 사회적 공헌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