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ITS는 교통체계의 운영 및 관리를 과학화·자동화하고, 궁극적으로 교통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한국ITS학회에서 기획이사를 맡고 있는 박신형 서울시립대학교 교통공학과 교수는 새로운 교통수단과 시스템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는 현재 스마트 모빌리티를 구현하기 위한 물리적 기반인 ITS의 역할과 기여는 지속적일 것이라 전했다.이어 그는 ITS분야 정부예산의 삭감문제를 시사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인 투자가 가능한 방향을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본지는 ‘이동’의 안전과 편리성을 발전시키기 위해 학계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박신형 교수를 ‘2023 e4ds 오토모티브 컨퍼런스’에 연사로 초청하고 행사에 앞서 이야기를 나눴다.
■ ITS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와 체계의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말씀을 부탁드린다
국토교통부에서는 지능형교통체계를 교통시설의 이용을 극대화하고 교통수단의 수송효율을 높이는 한편, 국민의 교통편의 증진과 교통안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교통체계의 운영·관리를 자동화·과학화하는 체계로서 도로·철도·공항 등의 교통시설과 자동차·열차 등의 교통수단과 같은 교통체계 구성요소에 교통·전자·통신·제어 등의 첨단기술을 적용하여 교통시설·수단을 실시간으로 관리·제어하고, 교통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활용하는 환경 친화적 미래형 교통체계라고 정의하고 있다.
1990년대 초 국내에 도입되면서 대대적인 기반시설 구축사업을 시행해왔고, 지난 30년 간 첨단기술의 발전과 함께 더욱 정확하고 유용한 서비스들이 개발·제공되고 있다. ITS의 궁극적인 목표는 운영자 측면에서 교통시스템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제고하는 것이며, 이용자 측면에서는 안전하고, 편리하게 교통시스템을 이용케 하는 것이다.
■ ITS와 관련해 현재 학계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이슈는 무엇이 있는지, 이에 대해 어떤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지 궁금하다
현재 교통분야에서는 자율주행 기술의 개발 및 실용화, 그리고 스마트 모빌리티의 구현 등이 가장 큰 관심사라 볼 수 있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V2X기반의 자율협력주행을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ITS 기술 요소들이 활용되고 있다.
사실 오랜 기간동안 ITS라는 용어가 첨단교통시스템을 대표하는 말로 사용되어 왔는데 2013년 C-ITS기본계획이 수립되고 2014년부터 시범사업이 진행되면서 기존의 ITS와 차별화되는 차세대 시스템인 C-ITS(Cooperative-ITS, 차세대ITS) 위주로 서비스들이 정의 및 개발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차량과 차량(V2V), 차량과 도로인프라(V2I) 간의 통신을 통해 도로 상의 객체들을 연결하고 이동에 유용한 정보들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이동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이는 현재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자율주행 분야에서 시스템 차원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핵심기술분야이다.
다음은 스마트 모빌리티의 구현이다. 스마트 모빌리티는 개인의 통행특성에 초점을 두고 맞춤형 통행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수집체계가 있어야 하고, 수집된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개인에게 최적화된 trip plan을 도출하는 분석 기술이 있어야 하며, 이를 적시에 이용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ITS는 정보의 수집, 처리, 제공에 이르는 일련의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시스템이므로 스마트 모빌리티를 구현하기 위한 물리적 기반이라 할 수 있다.
■ 한국 ITS 학회에서 기획이사를 맡고 계시는데, 학회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이상향과 목표에 대해 말씀을 부탁드린다
한국ITS학회는 ITS관련 학제 간 원활한 정보교류를 통한 기술발전 및 인재양성을 도모하며, 정부정책 및 기술제안에 있어서도 종합적이며 객관적 견지에서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설립하였다. 학회에서 진행하는 주요 사업으로는 학회지 발간, 세미나 및 학술대회 개최, 관·산·학·연 협동체계 구축, ITS관련 국제교류 및 조사·연구사업 등이 있다.
기획이사는 이러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회장, 수석부회장을 도와 사업을 계획하고 추진하는 역할을 한다. 특정한 임무를 수행하기보다는 학회 업무의 전반에 관여하는 보직이라 할 수 있다. 처음 ITS학회에서 활동을 시작한 것은 대학원생일 때 학술대회 참가, 학술논문 게재 등을 통해서였고, 교수로 임용된 후에 점점 학회 내에서의 활동 폭을 넓혀 왔다. 특히 최근 3년 간 학술위원장, 총무이사, 기획이사를 차례로 역임하며 학술대회와 학회 행사뿐만 아니라 학회의 각종 사업들을 총괄하면서 학회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다.
ITS라는 분야는 미래 교통시스템을 그려가는 도화지이자 물감이며 붓이기도 하다. 미래 교통은 종착역이 없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신기술은 계속해서 개발될 것이며 이에 따라 새로운 교통수단과 시스템은 끊임없이 등장할 것이므로 ITS의 역할도 지속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상향이나 목표를 뚜렷이 설정한 것은 없다. 다만 인간의 이동을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고 쾌적하게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교통 및 ITS 전문가로서의 저의 역할을 찾고 발전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 ITS와 관련해 중점적으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사항이 있다면 무엇이 있나
당장의 큰 이슈는 내년도 ITS분야 정부예산의 삭감문제를 들 수 있다. 국가의 재정이 좋지 않아 비단 ITS분야뿐만 아니라 R&D 예산 등 사회적으로 필요성이 큰 부문의 예산들이 크게 삭감되고 있다. 이에 학회에서도 ITS의 사회적 기여도가 큰 점을 부각하며 예산 삭감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노력을 계속 해오고 있으나 쉽게 해결되기 어려워 보인다.
국가적으로 첨단 모빌리티가 국가 12대 전략기술 중 하나로 선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차전지,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와 함께 ‘국가전략기술 임무중심 전략로드맵(Ⅰ)-기술패권 경쟁 분야’로 선정될 만큼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는데 그 기술기반을 담당하는 ITS분야의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기조와 맞지 않는 결정이 될 수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인 투자가 가능한 방향을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
■ 2023 e4ds 오토모티브 컨퍼런스에서 발표하실 내용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컨퍼런스에서 발표되는 다른 주제들을 감안했을 때 ITS의 개념과 역사, 현황, 응용사례, 향후 전망 등 ITS를 잘 모르는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을 다룰 예정이다.
■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인간 생활의 3대요소로 흔히 의(衣), 식(食), 주(住)를 얘기합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교통 전문가들은 여기에 행(行)을 덧붙입니다. 입고, 먹고, 머무르는 것뿐만 아니라 인간의 생활(生活) 자체가 활동(活動)으로 이루어지는 만큼 ‘이동’이라는 것은 일상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요소입니다.
ITS는 ‘이동’의 질을 높여 주는 기술이자 기술적 체계입니다. 독자 여러분들께서 평소에 아주 익숙하게 이용하시는 전자지도나 내비게이션, 택시, 주차장, 대중교통 등 각종 교통정보제공 앱들은 ITS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서비스들입니다. 일상생활과 매우 밀접한 분야인만큼 앞으로의 발전에도 많은 관심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