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온 동결파쇄→선별 기법, 외부충격에도 화재․폭발 위험 차단
폐배터리 전처리 통해 추출된 블랙파우더 해상운송 가능
화재와 폭발의 위험성으로 육지로 옮기지 못하던 제주도의 폐배터리들을 전처리하는 시범사업이 시작된다.
환경부는 제주특별자치도 및 ㈜에스에프에코와 제주도에 보관 중인 재활용 용도의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를 전처리하는 시범사업 추진 협약(MOU)을 19일 서면으로 체결한다고 밝혔다.
전처리는 배터리팩, 스크랩 등을 파쇄 및 분쇄하여 블랙파우더 생산하는 것이며, 블랙파우더(BP, Black Powder)는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이 포함된 검은색 분말이다.
제주도에서 반납된 전기차 폐배터리는 제주도 내에서 재활용하거나 육지로 이송해야 하나, 이 지역에는 재활용업체가 없고 폐배터리를 육지로 이송할 경우 화재와 폭발 위험이 있어 제주테크노파크(2023년 9월말 기준 281대, 재제조‧재사용 181, 재활용 100)에 보관 중인 상태였다.
이에 당사자들은 시범사업을 통해 제주도 내에 존재하는 전기자동차용 폐배터리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하고자 하며, 이번 협약은 이와 같은 시범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필요한 사항을 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환경부와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 지역 내 폐배터리의 안전한 재활용을 위한 전처리 시설 설치를 검토했다.
그 결과 폐배터리를 전처리해서 만든 블랙파우더는 해상운송이 가능하여 육지의 후처리 시설(제련공정을 통해 리튬, 코발트 등 추출)로 운송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시범사업은 액화질소, 액화천연가스(LNG) 냉열 등을 활용해 –50℃ 이하의 온도에서 배터리의 전해액을 동결시켜 전기를 차단해 화재나 폭발 위험을 제거한 후 초저온 동결파쇄 공법을 적용하여 전기차 폐배터리를 전처리하는 것이다.
기존 방식인 수거→방전→파쇄→선별(BP 생산)에서 방전 과정을 없앤 시범사업의 방식인 수거→초저온 동결파쇄→선별은 외부충격에도 화재․폭발 위험 차단된다는 큰 장점이 있다.
시범사업은 폐배터리에서 블랙파우더를 추출하는 전처리까지만 진행하기로 하며, 환경오염 우려가 있는 블랙파우더로부터 광물을 추출하는 후처리의 경우 시범사업의 범위에서 제외됐다.
환경부는 이번 시범사업에서 폐배터리 운송비용 지원, 관련 제도정비 및 인허가 취득을 지원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부지 제공(유상 임대),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공급(유상 매각), 인허가 취득을 지원하며, 에스에프에코는 초저온 동결파쇄 전처리 설비를 설치 및 운영할 예정이다.
이번 시범사업으로 제주도에 보관됐던 재활용 용도의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를 안전하게 전처리하여 육지의 후처리 시설로 이송해 유가금속을 회수하여 공급망 확보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액화천연가스(LNG) 냉열을 활용하여 온실가스 감축 등 탄소중립과 순환경제 전환 촉진에도 기여할 수 있다.
조현수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은 “배터리 핵심광물의 공급망 안전성 강화를 위해서 재활용을 통해 재생원료를 배터리 제조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며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제주에서 보관 중인 사용 후 배터리를 안전하게 재활용하고, 시범사업 결과를 분석하여 친환경 기술의 적용 확대를 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