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 로봇을 만들 때 재료 자체의 부드러운 특성에만 의존하면 복잡한 로봇의 구동 시스템을 구현하기 힘들다. 이에 UNIST 김지윤 교수팀은 텐세그리티 구조를 다양한 소프트 로봇 디자인에 적용할 수 있는 제품 제작방식을 개발했다.
텐세그리티 구조의 소프트 로봇 제작방식 개발
3D 프린팅 및 식각 제작법 동시 사용해 구현
국내 연구진에 의해 튼튼하면서도 유연한 소프트 로봇을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 UNIST 김지윤 교수팀 [사진=UN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신소재공학부 김지윤 교수팀은 27일, 소프트 로봇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로봇 분야 권위지인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에 ‘3D Printed Programmable Tensegrity for Soft Robotics’라는 제목으로 8월 26일 온라인 게재됐다.
최근 간병 로봇이나 애완용 로봇 같은 새로운 형태의 로봇이 떠오르고 있다. 사람과 함께하는 이러한 로봇은 부드럽고 유연해야 한다. 그러나 소프트 로봇을 만들 때 재료 자체의 부드러운 특성에만 의존하면 복잡한 로봇의 구동 시스템을 구현하기 힘들다. 다양한 재료를 혼합하고 특수한 구조를 만들어 로봇을 구현하는 방식이 연구되는 이유다.
이에 김지윤 교수팀은 텐세그리티 구조(tensegrity structure)를 다양한 소프트 로봇 디자인에 적용할 수 있는 제품 제작방식을 개발했다. 텐세그리티 구조는 서로 다른 특성을 갖는 물질들이 공중에서 연결된 구조라 일반적인 3D 프린팅 제작 기법으로 이 구조가 적용된 로봇을 만들기 힘들다.
▲ 텐세그리티 구조 제작 과정 [그림=UNIST]
연구진은 3D 프린팅 기법과 물에 녹을 수 있는 수용성 희생틀(Sacrificial mold)을 이용해 텐세그리티 구조를 구현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큰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재료(압축재)와 희생틀을 프린팅한 뒤, 희생틀 내부에 유연한 재료(인장재)를 삽입하는 방식이다. 희생틀은 물에 녹기 때문에 쉽게 제거할 수 있다.
제1 저자인 이하준 연구원은 “3D 프린팅이라는 대표적인 상향식 제작법과 식각이라는 하향식 제작법을 접목해 복잡한 텐세그리티 구조를 쉽게 구현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상향식(bottom-up) 제작법은 작은 크기의 기본 단위체를 쌓고, 붙이고, 연결하는 등의 방식으로 점차 원하는 형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나가는 제조방식으로, 3D 프린팅이 대표적이다. 하향식(top-down) 제조방식은 큰 덩어리를 자르고, 깎고, 떼어내는 등의 방식으로 점차 원하는 형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나가는 제조방식으로, CNC 선반 등이 포함된다.
◇ 스마트 자성 소재 응용하면 스스로 움직일 수 있어
연구진은 개발된 구조체 제작방식과 설계 기법을 이용해 정육면체(cube), 도넛(toroid), 삼각기둥(prism) 등 다양한 형상의 텐세그리티 구조를 제작했다. 또한, 만들어진 텐세그리티 구조체를 기본 모듈로 사용해 5개의 다리가 달린 전기로 구동하는 불가사리 로봇을 조립했다.
텐세그리티 구조를 적용했기 때문에 앞으로 걷거나 움직이는 방향을 바꾸는 동작이 가능하다. 여기에 외부자극으로 스스로 움직이는 스마트 소재를 적용하면 스스로 움직이는 로봇도 만들 수 있다. 실제로 연구진이 제작한 불가사리 로봇은 스마트 자성 소재가 적용돼 스스로 움츠렸다 펴졌다가 가능하다.
▲ 불가사리 로봇의 형태와 거동 [그림=UNIST]
김지윤 교수는 “텐세그리티 구조의 특성을 이용하면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독특한 기계적 물성을 갖는 다양한 메타 구조체(구조를 이루는 물질과 다른 특성을 갖는 인공 복합물)를 만들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