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 광신호로 다양한 진동 자극을 만드는 기술을 ETRI 연구진이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된 LED 기반 필름형 햅틱 기술을 활용하면 위치에 따라 다른 촉감을 만드는 디스플레이를 제작할 수 있다. 전도성 고분자 소재가 코팅된 특수 필름을 활용하기 때문에 전기적 구조가 포함되지 않아 내구성이 높으므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 적합할 것으로 기대된다.
ETRI, LED 기반 필름형 햅틱 기술 개발
LED 광신호로 다양한 진동 자극 만들어
판 전체 떨림 아닌 구역별 진동 구현 가능
국내 연구진이 LED 광신호로 다양한 진동 자극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위치에 따라 다른 촉감을 만들어 낼 수 있고, 광원 가격과 크기를 줄일 수 있어 자동차와 전자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3일, LED로 다양한 진동을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올 2월 10일, 미국 화학회(ACS)가 발간하는 ‘AMI(ACS Applied Materials and Interfaces)’ 지의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 미국화학회(ACS) AMI 논문 표지에 게재된
ETRI의 LED 기반 필름형 햅틱 기술 [제공=ETRI]
햅틱(Haptic) 기술은 촉각으로 사용자와 교감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기술이다.
대표적인 적용사례로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디스플레이의 진동 기능이 있다. 현재 상용화된 기술은 모터에 달린 무게추의 움직임으로 진동을 만들기 때문에 기기 전체가 같이 떨린다. 화면에 여러 손가락을 다른 위치에 대더라도 모두 같은 진동을 느낄 수밖에 없다. 부분별로 세밀한 촉감을 구현하는 것도 불가하다.
최근 나노초 펄스 레이저(Nanosecond Pulse Laser)로 순간적 온도 변화에 따른 충격파로 진동을 만들어내는 기술이 개발됐지만, 레이저 광원의 가격이 수천만 원에 이르고 소형화가 어려워 상용화되지 못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낮은 출력의 광신호를 진동으로 변환한다. 해당 기술을 활용하면 가격이 레이저 광원의 1/10,000에 불과한 소형 LED 여러 개를 사용하여 각각 독립적으로 진동을 만들어내는 디스플레이를 제작할 수 있다. 각각의 손가락이 위치에 따라 모두 다른 진동을 느끼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기술은 빛에너지를 흡수하여 열에너지로 전환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근적외선 빛을 흡수하는 전도성 고분자 소재인 광-열 변환층(PEDOT-Tos)이 코팅된 특수 필름에 빛을 쬐면, 가열·냉각과 함께 소재의 열팽창률에 따라 필름이 변형·회복되면서 진동을 만드는 방식이다.
▲ LED 필름형 햅틱 기술을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
적용시킨 프로토타입 [사진=ETRI]
연구진은 해당 기술로 1㎠ 단위의 9개 구역을 가진 3×3 형태의 LED 배열을 만들어 각각의 구역에서 넓은 주파수 대역(125~300Hz)의 정밀한 진동 표현이 가능함을 기술적으로 증명해냈다. 대면적화도 쉬우며, 필름층에 전기적 구조가 포함되지 않아 내구성이 높으므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 적용하기 적합하다.
ETRI 신형철 휴먼증강연구실장은 이번 기술에 대해서 “많은 정보를 촉감으로 전달할 수 있는 원천기술”이라면서, “가령 시각장애인용 정보 전달 기기에 접목하면 점자를 보완하는 대안 기술로도 활용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빛에너지서 진동으로의 변환 효율을 높여 사람이 느끼기 충분한 세기의 진동을 만들면서도 전력 소모를 줄이는 후속 연구를 계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