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연구원은 최근 공급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전기차용 반도체 시장에서 견고한 글로벌 강자들이 자리 잡은 MCU 중심 차량용 반도체 시장으로의 진입보다는 기술 변화 속에서 새롭게 조성될 AP(데이터 연산·처리 기능 수행 반도체) 시장에서의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現 자동차 전기·전자(E/E) 아키텍쳐(左)와 미래차 아키텍처(右)로의 전환(자료 : 한국자동차연구원)
MCU 중심 車 반도체 저수익·공급망 편중 특징
전기차·자율차 전환 가속 AP 기반 시스템 전환
최근 공급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전기차용 반도체 시장에서 견고한 글로벌 강자들이 자리 잡은 MCU 중심 차량용 반도체 시장으로의 진입보다는 기술 변화 속에서 새롭게 조성될 AP(데이터 연산·처리 기능 수행 반도체) 시장에서의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이지형 연구원은 12일 ‘車 반도체 부족사태, 장기적 관점에서 대응해야’라는 산업동향 분석 자료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MCU 중심 차량용 반도체 산업은 제한적 시장규모, 저수익 및 공급망 편중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최대 위탁 생산 업체 TSMC의 2020년 4분기 차량용 반도체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3% 수준이며, 대부분 MCU 생산용 웨이퍼는 8인치(200mm) 사이즈로 생산성, 수익성이 낮은 편이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는 까다로운 사용 조건으로 ‘개발-테스트-양산’에 10년 내외가 소요되며, 他 반도체 대비 높은 기능 안전, 신뢰성, 고객사 요구 등이 있어 공급이 일부 기업에 편중돼 있다.
국내 자동차·반도체 산업 각각은 세계 최고 수준이나,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98%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으며, MCU 등 주요품목의 국내 공급망은 존재하지 않는 상태다.
이에 견고한 글로벌 강자들이 자리 잡은 MCU 중심 차량용 반도체 시장으로의 진입보다는 기술 변화 속에서 새롭게 조성될 AP(데이터 연산·처리 기능 수행 반도체) 시장에서의 기회 모색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MCU 기반의 분산처리형 전자제어장치(ECU)가 탑재(대당 40여개)되는 반면에 향후 5∼6년 전기차·자율차로 전환이 가속화되며 AP 기반 집중처리형 고성능 제어기(1대당 3여개)가 채택 될 전망이다.
차량용 반도체가 AP와 같은 범용 통합 칩으로 점진 통합·대체되고, 다양한 종류의 신규 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 Personal Air Vehicle 등)에 확대 적용된다면 충분한 수요를 확보하고 규모의 경제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AI 가속기(NPU : Neural Processing Unit), 보안칩, 네트워크 프로세서, 고대역 센서IC 등 고성능반도체 시장은 미래차 분야 기술 형성 단계로 글로벌 기업들도 연구개발 중이며, 국내 Tier1 SW업체와 반도체업체(Fabless)의 협력을 통해 AI·보안·데이터 등의 시장 도전도 가능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지형 연구원은 “차량용 AP는 생명과 연관돼 엄격한 안정성 검증과 오랜 개발·테스트 기간이 소요되고, 10년이 넘는 사용주기에 대한 관리·업그레이드가 필요해 업체 부담이 커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며 “공급기업이 수요기업 요구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 사업화까지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개발·양산에서의 사업단절(Death Valley) 극복을 위한 양산 성능 평가 및 성능 개선 지원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의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은 코로나19에 따른 완성차 업체들의 수요 예측 실패로 시작됐으며, 휴대폰·가전用 반도체 우선 생산과 미국 텍사스 한파로 인한 반도체 공장 중단 및 세계 3위 차량용 반도체 제조업체 일본 르네사스 공장 화재, 물 부족 사태로 인한 대만 TSMC 공장 가동 차질 등으로 그 어려움이 더욱 심화됐다.
현재 수급 차질이 가장 큰 품목은 전장 시스템 제어를 수행하는 MCU(Micro Control Unit)이며, ‘반도체 설계→생산→모듈·시스템 제작→완성차 양산’의 Value Chain 중 ‘생산’에서 병목 현상 발생하고 있다.
차량용 MCU 생산 리드 타임(생산 계획부터 입고까지의 기간)은 주로 12∼16주가 소요됐지만, TSMC 반도체 주문 폭주로 리드 타임이 26∼38주 이상 소요되고 있다.
2020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인해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감산이 진행 중이며 국내에서도 4월부터 현대·기아차의 생산 차질이 본격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