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LED 시장은 2027년까지 연평균 65% 성장하여 710억 달러 규모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그간 높은 제작 난이도가 보급에 발목을 잡아 왔다. 이에 ETRI가 신공법과 신소재를 자체 개발해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난제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ETRI, 마이크로 LED 전사-접합 공정 통합
장비 투자비와 공정시간 1/10로 대폭 줄여
관련 제품, 2년 내로 상용화 가능할 전망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25일, 신공법과 신소재를 자체 개발해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난제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는 10~100㎛(마이크로미터) 수준 LED를 픽셀 광원으로 사용하는 자체 발광 디스플레이다.
▲ (왼쪽부터 주지호 선임연구원, 이찬미 연구원)
ETRI 연구진이 마이크로 LED 전사-접합 공정을
수행하는 모습 [사진=ETRI]
LCD나 OLED 디스플레이보다 선명한 색상을 구현할 수 있고 높은 발광 효율을 가진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는 TV, 스마트워치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 RGB 소자 별도 제어로 화면 밝기와 색상의 정밀한 표현이 가능하고, 무기물을 사용해 잔상이 남는 번인(Burn-in) 현상을 걱정할 필요 없이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마이크로 LED 시장은 2027년까지 연평균 65% 성장하여 710억 달러 규모가 될 전망이다. 특히 마이크로 LED 스마트워치는 1천만 대, 마이크로 LED TV도 보급이 33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간 높은 제작 난이도가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보급에 발목을 잡아 왔다.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반도체 공정으로 마이크로 LED를 만들어 디스플레이 패널로 옮겨야 한다. 8K TV의 경우, 필요한 마이크로 LED의 개수가 1억 개에 달하고 크기도 매우 작아 옮겨 심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디스플레이 제작에 필요한 소재도 수입에 의존하기에 가격이 매우 높다.
지금까지 발표된 모든 방식은 LED를 옮기는 ‘전사(轉寫) 공정’ 뒤, LED를 심는 ‘접합(接合) 공정’을 진행했다. ETRI는 자체 연구로 개발한 신소재인 ‘사이트랩(SITRAB)’ 필름을 활용해 옮기고 심는 공정을 하나로 합쳤다.
세기가 균일한 면 레이저를 마이크로 LED가 접착된 사이트랩 필름에 수 초 동안 쏴서 전사와 접합이 동시에 되는 공정을 만든 것이다. 균일하게 레이저를 넓은 면적에 쏴도 붙이고자 하는 곳만 선택적으로 가열돼 마이크로 LED가 부착되는 것이다. 이로써 개별적으로 이뤄졌던 옮기고 심는 공정의 불편을 없앴다.
해당 공법에 적합한 신소재도 자체 개발하면서 마이크로 LED는 물론, 미니 LED 등 디스플레이에도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개발된 신소재는 레이저를 여러 번 맞아도 마이크로 LED를 추가로 붙일 수 있어 불량 화소 수리가 매우 쉽다. 이에 따라 수리할 수 없었던 기존 공정의 한계도 극복할 수 있다.
ETRI가 개발한 기술을 적용하면 대규모 투자가 필요했던 전사 장비와 접합 장비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공정을 간소화하면서 불량률도 낮출 수 있다.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면 기존 공법 대비 장비 투자비와 공정시간은 1/10, 소재 비용과 수리 비용 및 시간은 1/100 이하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ETRI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시제품 [사진=ETRI]
연구진이 공개한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시제품은 RGB 중 청색을 대상으로 만든 것으로, 100㎟ 내의 면적에 1,225개의 마이크로 LED가 박혔다. 1㎟ 내에 12개의 LED를 넣은 것이다. ETRI는 본 기술을 국내 디스플레이 회사 등에 기술을 이전하면 관련 제품을 2년 내로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