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핀 같은 2차원 신소재는 금속 기판을 밭 삼아 그 위에서 합성된다. 증기 상태의 원료를 기판에 달라 붙여 얇은 막을 형성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기판 특성이 2차원 소재 품질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기판을 잘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UNIST 신소재공학과 펑 딩 교수팀은 2차원 물질을 단결정 형태로 합성할 때 필요한 기판 선택 기준을 이론적으로 제시했다.
UNIST 펑 딩 교수팀, 단결정 2차원 물질
합성에 유리한 기판 단면 모양 이론 제시
그래핀 비롯 2차원 소재 합성 기술에 도움
그래핀 같은 2차원 신소재는 금속 기판을 ‘밭’ 삼아 그 위에서 합성된다. 증기 상태의 원료를 기판에 달라 붙여 얇은 막을 형성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기판 특성이 2차원 소재 품질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기판을 잘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신소재공학과 펑 딩(Feng Ding) 교수팀은 2일, 2차원 물질을 단결정 형태로 합성할 때 필요한 기판 선택 기준을 이론적으로 제시했다.
▲ (왼쪽부터) 레이닝 짱 연구원, 펑 딩 교수
펑 펑 연구원 [사진=UNIST]
같은 물질이더라도 단결정 형태는 다결정 형태보다 품질이 우수하다. 이론 계산 결과에 따르면, 기판 단면에 계단 모양 구조가 더 조밀한 고(高) 밀러 지수 기판이 2차원 물질을 단결정 형태로 합성하는 데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밀러 지수는 물질의 단면 모양을 수학적 기호로 표현한 것이다. 수박을 가로 또는 세로로 잘랐을 때 단면 모양이 다른 것처럼 원자가 차곡차곡 쌓인 구리 같은 금속 기판도 절단 방향에 따라 단면 모양이 달라진다. 단면을 대각으로 자른 고 밀러 지수면(high index surface)은 원자가 한 층씩 계단처럼 쌓인 구조가 있다.
딩 교수 연구팀은 과거 구하기 쉬운 저(低) 밀러 지수 기판보다 고 밀러 지수 기판이 2차원 물질 단결정 형태 합성에 적합하다는 사실을 알아낸 바 있다. 이번에는 계단 구조가 조밀한 고 밀러 지수 기판일수록 더 쉽단 사실을 밝혀냈다.
실제 기판은 이론과 달리 단면이 완벽하게 평편하지 못하고 울퉁불퉁하다. 표면이 울퉁불퉁하면 계단 모서리가 직선이 아닌 곡선 형태를 띠는데, 계단 구조가 조밀하면 모서리 형태가 단결정 합성에 유리한 직선 형태에 더 가까워진다.
▲ 고 밀러 지수 기판 표면의 계단구조
밀도별 단결정 합성 여부 [그림=UNIST]
연구팀은 육방정계 질화붕소를 다양한 단면 모양을 갖는 고 밀러 지수 구리 기판에 합성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시뮬레이션 결과는 그간의 2차원 물질 합성 실험 결과도 잘 설명했다. 제 1저자인 레이닝 짱(Leining Zhang) 연구원은 “이번 이론 연구 결과는 고 밀러 지수 기판을 2차원 단결정 물질 합성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함을 입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펑 딩 교수는 “반도체에 쓰이는 단결정 실리콘 합성 기술은 수십 년간 연구돼 명확한 제조 방법이 확립된 반면, 새로 등장한 그래핀, 육방정계 질화붕소 같은 2차원 물질을 단결정 형태로 합성하는 기술은 아직 초기 연구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단결정 2차원 물질의 제조 기술을 확립하는 데 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이는 이론 연구의 도움을 받는다는 5~10년 이내에 단결정 2차원 물질을 상업화 가능한 수준으로 대량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2차원 소재는 원자 하나 두께 수준 얇기의 평판형 물질이다. 강철보다 강하면서도 잘 구부러지는 그래핀이나 반도체 절연체 소재로 주목받는 육방정계 질화붕소 등이 대표적이다. 2차원 물질을 위처럼 합성하는 것을 에피택셜 합성법이라 한다.
이 방식은 먼저 결정 씨앗 생성 단계, 단결정 씨앗이 작은 결정 조각으로 커지는 단계, 그리고 결정 섬들이 성장하다 서로 만나 하나의 단결정이 형성되는 단계를 거친다. 다결정 물질은 결정 섬의 성장 방향이 달라져서 생긴다.
연구수행은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고, 연구 결과는 소재 분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 7월 16일 자로 출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