팹리스·시스템 반도체 산업이 전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20년 사이 3배 가까이 성장한 시스템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 시장 보다 크며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해 국내서도 미래 먹거리 시장으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 화성 캠퍼스 (사진-삼성전자)
10년간 평균성장율 팹리스 10% VS IDM 5%, 매출 성장 167%
국내 팹리스 기업 수 10년간 대폭 감소, 삼성 팹리스 육성 행보
팹리스·시스템 반도체 산업이 전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20년 사이 3배 가까이 성장한 시스템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 시장 보다 크며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해 국내서도 미래 먹거리 시장으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 글로벌 팹리스 급상승, 국내는 기업 수 감소
7일 IC인사이츠 조사에 따르면 전세계 IC 판매에서 팹리스 업체의 점유율이 34.8%를 기록했으며, 2011년부터 10년 간 IC 매출 연평균성장률(CAGR)에서 팹리스 기업들(10%)이 IDM 기업(5%)과 비교해 2배에 달하는 성장률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전세계 팹리스·시스템 반도체 기업의 매출은 2011년 664억달러에서 2021년 1,777억달러로 1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IDM 반도체 매출은 같은 기간 2,039억달러에서 3,328억달러로 63% 증가해 성장률 면에서 팹리스 부문이 강세를 보였다.
▲팹리스·시스템 반도체 기업 전세계 시장 점유율(그래프-IC인사이츠)
2003년 팹리스·시스템 반도체 매출은 전체 시장에서 14%에 불과했는데 지난해인 2021년은 34.8%로 2배가 넘게 성장했다. 전체적인 상승세 속에서 점유율이 밀린 2017~2018년은 메모리 시장의 급성장에 맞물려 일시 축소됐다.
국내 팹리스 생태계는 기업 수 면에서 2009년 약 200개 사를 정점으로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KSIA)에 등록된 설계업체 수는 76개 사로 이마저도 LG전자, 현대오토에버 등 전문 팹리스 업체 외 기업들도 다수 포함된 숫자이다.
2021년 국내 상위 10개 팹리스 기업으로는 LX세미콘이 독보적이다. 매출액 1조9,000억여원에 달하는 LX세미콘은 상위 9개 업체의 매출액을 모두 더해도 LX세미콘 매출액의 77% 수준이다. LX세미콘이 국내 시장에서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가진 가운데 국내 팹리스 기업의 글로벌 점유율은 1% 남짓에 불과하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국내 시스템반도체 SWOT분석 보고서에서 “글로벌 팹리스 매출 상위 10위권 기업의 성장세를 보면 다수의 기업이 고른 성장세를 보인다”며 “국내 팹리스는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는 매출액 성장이 크게 높지 않다”고 우려했다.
■ IDM만으론 만족할 수 없는 인텔·삼성
▲팹리스·시스템 반도체 대 IDM 매출 성장 추이(그래프-IC인사이츠)
글로벌 시장에서 팹리스와 IDM 성장 격차는 3년 새 크게 두드러졌다. 비즈니스에서 성장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기업 생존 전략 중 하나이다. 전통적인 IDM 기업 인텔과 삼성도 파운드리 및 시스템 반도체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IC인사이츠는 2019년 IDM 매출은 20% 급감했는데 이때가 메모리 시장 침체기였다고 지적했다. 반면 팹리스 매출은 1% 감소하는 데 그쳤다. 다음해 팹리스는 22% 급성장하며 성장세를 회복했으나 IDM은 같은 해 9% 증가로 비교적 낮았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더불어 반도체 수요가 폭증한 2021년은 팹리스와 IDM 각각 36%와 21%로 높은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IC인사이츠는 “흥미로운 점으로 2020년과 2021년 전체 IDM 매출에서 인텔을 제외하면 지난해 IC 매출은 29% 증가해 CAGR에서 8%p 더 증가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인텔은 2020년 매출액이 전년대비 8% 성장했으나 2021년은 0.3% 역성장을 보여 전체 IDM 매출 성장률 21%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을 보였다.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하며 투자를 확대하는 등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확충 기조라는 순풍을 타고 반전을 일으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한편, 인텔의 일시 부진 속에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부문 육성에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지난 5월 미래 먹거리 육성을 위한 5년간 450조원 투자 확대 계획을 발표하며 팹리스 생태계 조성을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를 언급했다. 삼성의 팹리스 및 시스템반도체 육성 행보는 △팹리스 △디자인 하우스 △패키징 △테스트 등 '팹리스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의 동반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고성능·저전력AP △5G·6G 통신모뎀 등 초고속통신 반도체 △고화질 이미지센서 등 4차 산업혁명 구현에 필수불가결한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및 센서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IC인사이츠는 “장기적으로 팹리스·시스템 반도체 기업과 생산 오더를 수주해 생산하는 파운드리 기업들이 향후 5년 간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0% 초반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