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금리 상승, 소비심리 둔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미중 반도체 패권 전쟁, 공급망 재편, 이 모든 키워드가 올 한 해 반도체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고 적체에 따른 투자 및 생산 감소가 예고된 가운데 반도체 다운사이클의 골이 깊어만 가고 있다.
▲메모리 시장 전망 (자료 - SK하이닉스 뉴스룸)
선결과제, ‘재고 적체 해결’
DDR5, 시장 상승 전환점
美中싸움, 韓은 반사이익
인플레이션, 금리 상승, 소비심리 둔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미중 반도체 패권 전쟁, 공급망 재편, 이 모든 키워드가 올 한 해 반도체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고 적체에 따른 투자 및 생산 감소가 예고된 가운데 반도체 다운사이클의 골이 깊어만 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업황이 반등하는 시기를 전반적으로 2023년 하반기를 기점을 반등하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위한 전제 조건은 ‘재고 청산’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들이 정체 혹은 하락 국면에 있는 가운데 반등의 요인은 2023년 매출이 아닌 2024년 매출 전망에 달려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위원 (사진 - SK하이닉스 뉴스룸)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위원은 20일 SK하이닉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전반적인 업황 악화는 내년에도 일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2023년 하반기에는 반등의 전환점을 맞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현재의 공급과잉은 시간이 지나면 충분히 해결될 것으로 낙관했는데, 이는 반도체 제조사들이 치킨게임을 벌이지 않고 투자 축소 및 감산 등의 재고 조정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 문제 해결의 긍정요인임을 손꼽았다.
▲데이터센터용 D램 시장 성장 추이 및 전망 (자료 -
SK하이닉스 뉴스룸)
김 위원은 “데이터센터 서버용 D램 시장의 DDR5 교체 수요와 스마트폰 메모리 수요가 점차 회복세를 탈 전망”이라며 “AI,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 새로운 산업 규모가 커지며 하이퍼스케일러 투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 서버용 D램 시장은 반도체 시장의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통신을 이용한 제품 출하가 증가와 디지털 콘텐츠 소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관련 시장에서의 데이터 트래픽 증가는 필연적이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IT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수요도는 최고치에 달해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OTT와 클라우드 사용량 급증으로 인해 데이터센터 서버용 D램 수요는 모바일용 D램 수요를 넘어설 것으로 분석했다. 김 위원도 “대표적인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 메타(Meta)는 공격적인 메타버스 산업 투자 계획을 지속 발표하며 데이터 트래픽 역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며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서버 보유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에 관련 투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의 삼성전자 4Q22 프리뷰에 따르면 이미 시장의 관심은 2023년을 넘어 2024년을 바라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승우 연구위원은 “역대급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이라는 파고를 감안하면 통상적인 대응으로는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의 재고 감축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다만 그는 “재고를 줄이기 위한 업체들의 적극적 대응이 이뤄진다면, 2023년 주가는 지난 2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은 전년동기 대비 매출 5%, 영업이익 53%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차세대 D램 표준 DDR5 시장 점유율 전망 (자료 - SK하이닉스 뉴스룸)
관건은 사파이어 래피즈 출시에 있다. 앞서 김 위원도 이를 'DDR5 수요 촉진의 신호탄'이라고 강조했다. 다가오는 1월 출시 예정인 인텔의 차세대 서버용 CPU 사파이어 래피즈(Sapphire Rapids)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전환점인 셈이다. 사파이어 래피즈는 PCIe Gen5 및 차세대 DDR5 램을 지원하는 프로세서를 채택해 DDR5 램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낸드 플래시 시장에서도 미중패권 경쟁에 따른 반사이익이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중국의 메모리 공급업체인 YMTC가 미국 상무부의 ‘엔티티 목록(Entity list)’에 지난 15일 공식적으로 등재됐다. 이에 따라 3D 낸드 플래시 제품 생산과 판매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YMTC는 2024년까지 3D 낸드 플래시 시장을 포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16일 발표된 보도에 따르면 “YMTC가 향후 중국 내수 시장으로만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엔티티 목록 등재로 인해 “첨단 3D 낸드 기술 진출이 심각한 방해를 받고 있기에 시장 점유율 확대 기회를 잃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최근 세계 최고속 서버용 D램 제품인 ‘DDR5 MCR DIMM’의 샘플 개발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밝히며 차세대 DDR5 제품 개발과 더불어 서버용 D램 제품 개발과 출시 등 관련 시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