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란 표현이 올 한 해 유행이었다. 스포츠계를 강타한 이 표현은 이제 차세대 첨단 산업인 인공지능(AI)을 두고 중국의 굴기를 꺾으려는 기술강국 미국과 꺾이지 않으려는 언더독 중국 간의 팽팽한 줄다리기 싸움에서 그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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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꺾으려는 마음 VS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美, 캠브리콘 등 AI 관련 중국 기업 21개 제재
中 AI 굴기, 꺾이지 않는 마음 VS 中 꺾는 美
‘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란 표현이 올 한 해 유행이었다. 스포츠계를 강타한 이 표현은 이제 차세대 첨단 산업인 인공지능(AI)을 두고 중국의 굴기를 꺾으려는 기술강국 미국과 꺾이지 않으려는 언더독 중국 간의 팽팽한 줄다리기 싸움에서 그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지난 16일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중국군 현대화를 지원하거나 인권 침해와 관련된 중국 및 일본 소재 기업 36개를 수출통제목록(Entity List)에 등재했다. 일본 소재 기업이 중국 국영 반도체 기업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의 일본 법인인 것을 감안하면 36개 기업 모두 중국 기업을 겨냥하고 있다.
특히 이번 EL 명단에는 중국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 캠브리콘 테크놀로지 등 AI 관련 기업이 21개로 과반이 넘게 포함돼 중국 AI반도체 굴기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에게는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적용해 제품 생산에 미국산 SW 및 장비, 기술 등을 활용했으면 수출을 금지하는 강도 높은 제재가 적용됐다.
중국의 AI반도체 유니콘이라고 불리는 캠브리콘은 2020년 화려하게 중국 증시에 데뷔하며 주목을 받았다. 중국의 엔비디아로 키울 것이라는 목표와 함께 캠브리콘의 1A는 엣지AI용칩으로 딥러닝 프로세서에 활용됐으며 1H과 1M칩은 약 1억대 넘는 모바일 기기와 서버에 채택돼 화웨이 최신 스마트폰과 알리바바 서버에 공급했다.
이러한 캠브리콘의 공격적인 성장은 특허출원에서도 살펴볼 수 있는데, 특허청에 따르면 AI 가속기와 관련한 특허출원에서 최근 10년 간 미국이 2,255건으로 45%를 차지해 1위였으며 그 뒤를 중국이 1,156건으로 23%를 기록해 뒤쫓고 있었다.
단일 기업으로 봤을 때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 간 인텔이 438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삼성 272건 △캠브리콘 262건 △IBM 158건 △구글 151건 순으로 상위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특허청 박재일 인공지능빅데이터심사과장은 “인공지능이 빠르게 학습하고 추론할 수 있게 해주는 ‘인공지능 가속기’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어, 기술주도권 확보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며, “기반기술인 인공지능 가속기의 혁신적인 핵심 특허를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캠브리콘은 대다수의 특허가 중국 국내 특허를 기반으로 한다. 이번 EL목록 등재로 캠브리콘의 세계 시장 공략을 선제적으로 차단했지만, 중국의 압도적 내수 시장만으로도 수요가 충분해 이를 바탕으로 캠브리콘은 AI기술개발에 필요한 동력은 충분한 셈이다.
이미 중국의 최고 AI 소프트웨어 기업이라고 평가받는 센스타임이 2019년 EL목록에 등재와 2022년 2월 발효된 투자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홍콩증시에 상장하며 IPO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안면인식 분야에서 세계 최정상급 기술력을 자랑하는 센스타임이 자동차 산업 등에서 제품 및 부품 결함 탐지로의 확장을 도모하며 성장세를 이어나가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에 경쟁력 있는 기술력과 내수시장을 통해 제재 효과를 상쇄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시선도 존재한다.
엘런 에스테베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 차관은 “국가 안보를 위해 중국이 AI와 첨단컴퓨터 등 강력하고 상용화된 기술을 군 현대화와 인권침해에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엄격히 제한하고자 한다”고 말하며 이번 제재 명단 등재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