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소비자 제품군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반도체 산업에서도 부문별 희비가 헛갈리고 있다. 소비자향 반도체 부문에선 완제품 수요 감소로 평균판매단가(ASP)가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반면 차량용 반도체는 지난해 이어 전동화 특수를 톡톡히 누리며 수급난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차량 전동화 추세 지속에 PMIC 수요 견조
PMIC Capa 4.7%↑, 리드타임 문제는 여전
경기침체로 소비자 제품군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반도체 산업에서도 부문별 희비가 헛갈리고 있다. 소비자향 반도체 부문에선 완제품 수요 감소로 평균판매단가(ASP)가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반면 차량용 반도체는 지난해 이어 전동화 특수를 톡톡히 누리며 수급난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수요 감소가 발생하는 △소비자 가전 △통신 장치 △산업용 장비에서의 PMIC 가격은 5~10% 하락할 것으로 보이며, 차량용 부문에서는 오히려 수급난이 도래해 길어진 리드타임에 공급업체들이 생산력 증대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8∼2023년 범용PMIC 평균판매단가 추이 및 전망(그래픽-트렌드포스)
지난해 3분기부터 △노트북/PC △태블릿 △TV △스마트폰 등 소비자 가전에서 PMIC 가격은 하락하기 시작했으며 지난 4분기 △AC-DC 컨버터 △DC-DC 컨버터 △벅 컨버터 △레귤레이터 △PWM 등은 3분기 대비 5~10% 가격 하락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지속된 소비자 가전의 소비침체는 2023년 상반기 동안 관련 PMIC 수주 단가를 추가적으로 5~10% 내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역대 최고치인 43개월이라고 발표했으며 2023년은 40개월 이상으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분석가들은 IT디바이스 수요 회복이 올 하반기부터나 점차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차량용 반도체는 전기차로의 패러다임 전환 추세가 지속되며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통해 가격 변동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차량용 반도체 제조사와 완성차 업체 간에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있기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테슬라, 도요타 등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생산 확대 정책을 펴는 가운데 차량용 반도체에서 수급불안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글로벌 자동차 판매는 니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수요 증가로 전력반도체 및 PMIC 등 아날로그 반도체 공급 압박이 2023년 내내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렌드포스는 차량용 애플리케이션에 속하는 PMIC 리드타임이 32주 이상인 것으로 진단했는데 전자부품 유통업체인 마우저에서 차량용 PMIC 제품을 검색해보면 일부 리드타임이 짧은 제품을 제외하면 32주에서 길게는 100주가 넘는 리드타임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PMIC 리드타임 정보(캡처-마우저 홈페이지)
PMIC를 제조하는 주요 IDM 업체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 온세미, NXP 등에선 생산·투자 확대에 집중하고 있으나 단기간에 수요를 충족시키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TI는 지난 9월 미국 텍사스주 리처드슨에 12인치 웨이퍼 팹인 RFAB2를 구축해 초기 생산을 시작했다. 기존 RFAB1보다 30% 이상 크며 이곳에서 매일 1억개 이상의 아날로그 및 임베디드 포트폴리오를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12월에는 유타주 리하이에 TI의 2번째 12인치 팹인 LFAB에서 첫 생산을 시작했다.
인피니언은 지난 10월 헝가리 체글레드 공장 가동을 개시해 전기차용 반도체 제조를 지원하며, ST는 같은 날 이탈리아에 실리콘카바이드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 공장은 2023년 가동 예정이라고 밝혔다. ST는 지난 7월에는 프랑스에 글로벌파운드리(GF)와 함께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프랑스 크롤에 12인치 반도체 제조시설 구축에 들어간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선 수요 증가에 따른 장기적인 투자는 필수이지만 이와 같은 가파른 생산능력 확대가 자칫 수요 회복 속도를 넘어서면 수급 균형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시장 조사 및 컨설팅 기관 ‘퓨처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세계 PMIC 시장은 2022년 약 281억달러(한화로 약35조원) 규모이며 연평균 6.6% 성장해 5년 내 412억(약5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