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21일 AI용 초고성능 D램 신제품인 ‘HBM3E’를 개발하고, 성능 검증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고객 샘플링 작업 진행, 내년 상반기 양산
AI 메모리 시장 확대 “실적 반등 가속화”
SK하이닉스가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HBM3E’을 개발해 AI 기술의 현존 최고 성능을 구현한다.
SK하이닉스는 21일 AI용 초고성능 D램 신제품인 ‘HBM3E’를 개발하고, 성능 검증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해당 제품은 내년 상반기부터 양산이 시작된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High Bandwidth Memory)’는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제품이다. 고성능 제품으로 AI 가속기 칩에 대한 수요가 진화함에 따라 HBM 성장도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DDR5와 HBM3 등 신규 하이엔드 제품 내 수요는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되며, SK하이닉스의 HBM3 투자가 포착됨에 따라 출하 계획이 구체적으로 논의되는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1세대 HBM을 시작으로, 지난해 4세대 HBM3를 개발한 바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제품은 올해 하반기부터 시장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5세대 HBM3E는 HBM3의 확장(Extended) 버전으로, 2025년 출시 예정인 엔비디아 GB100에 포함될 것으로 예측돼 업계는 출시일을 2024년 1분기로 예상했었다.
이번 발표에서 SK하이닉스는 2024년 상반기까지 양산을 목표하며 기존 하반기에서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가 지난 7월 발표한 지난 2분기 실적에서 메모리 반도체 실적은 적자를 기록했으나, HBM3와 DDR5 등 고사양 제품 판매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AI 서버 및 고대역폭 메모리 시장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번 제품의 검증 결과가 엔비디아의 수주를 따낸 SK하이닉스의 실적 회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SK하이닉스는 “당사는 HBM3를 독점적으로 양산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성능이 구현된 확장 버전인 HBM3E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며 “업계 최대 HBM 공급 경험과 양산 성숙도를 토대로 내년 상반기부터 HBM3E 양산에 들어가 AI용 메모리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확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 하이퍼스케일, HPC(Hyperscale and HPC) 담당 이안 벅(Ian Buck) 부사장은 “엔비디아는 최선단 가속 컴퓨팅 솔루션용 HBM을 위해 SK하이닉스와 오랜 기간 협력을 지속해왔다”며 “앞으로도 차세대 AI 컴퓨팅을 선보이고자 HBM3E 분야에서 양사간의 협업이 계속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HBM3E, 초당 1.15TB 데이터 처리
SK하이닉스는 HBM3E이 AI용 메모리의 필수 사양인 △속도 △발열 제어 △고객 사용 △편의성 등 모든 측면에서 현존 최고 성능을 탑재했다고 주장했다.
HBM은 AI 가속기 칩이 AI 알고리즘이 빠르게 데이터에 접근하기 위해 고대역폭을 제공한다. 이번 개발된 HBM3E는 속도 측면에서 초당 최대 1.15TB(테라바이트)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이는 FHD급 영화 5GB 기준 230편 이상 분량의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하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 기술진은 “이번 제품에 어드밴스드 MR-MUF 최신 기술을 적용해 제품의 열 방출 성능을 기존 대비 10% 향상시켰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공간 사이에 주입하고, 굳히는 공정이다. 칩을 하나씩 쌓을 때마다 필름형 소재를 깔아주는 방식 대비 공정이 효율적이고, 열 방출에도 효과적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HBM3E는 하위 호환성(Backward compatibility)을 갖춰 과거 버전 제품과 호환된다. 고객은 HBM3를 기반 시스템에서도 설계나 구조 변경 없이 신제품을 적용할 수 있다.
SK하이닉스 류성수 부사장(DRAM상품기획담당)은 “당사는 HBM3E를 통해 AI 기술 발전과 함께 각광받고 있는 HBM 시장에서 제품 라인업의 완성도를 높이며 시장 주도권을 확고히 하게 됐다”며 “앞으로 고부가 제품인 HBM 공급 비중이 계속 높아져 경영실적 반등 흐름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20일 미국에 연구개발(R&D) 법인 ‘삼성 어패럴(SFI)’을 신설해 미국 국립연구기관과 반도체 협업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법인은 미국 연방정부(USG) 소속 기관과 계약 기업을 상대로 삼성 반도체 미국법인이 진행하는 AI·고성능컴퓨팅(HPC) 사업 등을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