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중심이 클라우드에서 현장(edge)으로 이동하고 있다. 일본 반도체 기업 로옴(ROHM)은 클라우드 의존 없이 디바이스 자체에서 학습과 추론을 모두 수행하는 ‘온디바이스 러닝(On-Device Learning) MCU’를 개발해 이 변화를 선도한다. 기존 클라우드 기반 AI가 겪던 네트워크 지연, 보안 위험, 설치비용 문제를 해결하며,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하는 독립형 AI 시대를 열었다. 로옴의 MCU는 공장 모터나 센서 등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직접 분석하며, 정상 상태를 학습한 뒤 이상 징후를 감지해 예지보전을 구현한다. 이는 기존의 사전학습된 엣지 AI와 달리, 현장에서 스스로 재학습(relearning)하며 변화에 적응하는 점이 특징이다. 핵심 기술은 경량 신경망 기반 알고리즘 ‘Solist-AI™’와 전용 AI 가속기 ‘AxlCORE-ODL’로, MCU 내부에서 고속·저전력 학습을 가능하게 한다. 이 조합은 CPU 부하를 줄이고 이론적으로 최대 1,000배 빠른 AI 연산을 실현한다.
이 기술은 모터의 미세 진동 이상 감지, 광전 센서 열화 예측, 음향 방출 기반 균열 탐지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 클라우드 사전 학습이 불필요하고, 현장 재학습이 가능하며, 네트워크 없이 완전히 독립적으로 동작한다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
로옴의 온디바이스 AI는 단순한 반도체를 넘어, 산업 장비의 ‘지능화(retrofitting)’를 가속하고, 제조업이 서비스형 성능(Performance-as-a-Service) 모델로 전환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 AI가 회로 속으로 스며드는 시대?로옴의 작은 칩은 그 혁명의 시작점에 서 있다.
2025-11-05 10:16:08by 명세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