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 출신 기자가 머리 싸매가며 양자가 무엇이고 양자역학은 또 뭔지, 그리고 양자역학이 우리 생활에 어떻게 쓰일 수 있을지 들여다본 양자 톺아보기 연재가 어느덧 6회까지 진행됐다. 민족의 대명절 추석을 전후로 해서 그동안 어떤 내용을 다뤘는지 정리해본다.
[양자 톺아보기] 1~6회 간략 정리
인공지능, 가상현실, 증강현실, 사물인터넷 등의 발달로 처리해야 할 데이터양은 날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만큼 집적회로의 한계 역시 날마다 다가오고 있다. 아무리 미세공정을 도입해도 집적회로의 원리상 한계를 피할 수는 없다.
무어의 법칙을 깨려는 시도는 황의 법칙 등 빈번했다. 그러나 무어의 법칙을 깨는 것은 결국 무어의 법칙일 것이다. 뛰어넘어서가 아니라 뛰어넘지 못해서 말이다. 이러한 일이 벌어지는 걸 막기 위해서 트랜지스터로 만들어진 게이트 대신 양자를 연산법칙으로 사용하는 양자 컴퓨터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도대체 양자가 뭔지, 또 그걸로 어떻게 하기에 대안이라는 걸까?
과학과 인연이 없던 기자가 양자부터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양자 컴퓨터까지, 배우는 마음으로 차근차근 들여다보는 양자 톺아보기 연재가 벌써 6회를 넘었다. 연재를 처음 시작할 때 양자에 대해 주위에 물어보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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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막막하기만 했는데 다행히도 물리학계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이자 양자컴퓨터를 고안한 리처드 파인만 박사가 1965년에 자신의 저서 ‘물리법칙의 특성’에 쓴 글을 접했다.
“나는 아무도 양자역학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틀림없이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구절은 기자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모르는 것보다 배우지 않는 게 더 부끄러운 건 아닐까? 아무튼 그동안 기자의 분투가 담긴 [양자 톺아보기] 연재를 정리해보겠다. 틀린 내용이나 미진한 부분에 대한 비판은 언제나 환영이다.
[양자 톺아보기] 1. 앤트맨과 양자 이야기
‘앤트맨과 와스프’를 보러 간 관객이 아마도 가장 많이 듣게 될 단어가 바로 ‘양자’일 것이다. 오죽하면 주인공이 “그 양자란 말은 아무 데나 다 갖다 붙이는 겁니까?”라고 까지 말한다. 양자 에너지, 양자 영역, 양자역학, 양자 중첩, 양자 투과 등등. 그러나 영화 내내 양자가 줄기차게 언급되는 이유는 앤트맨과 양자가 떼래야 뗄 수 없는 관계기 때문이다. 앤트맨은 원자를 다룬다. 그리고 양자역학은 원자와 분자 크기 단위 이하의 세계를 다룬다.
양자역학을 영어로는 quantum mechanics라 하는데, 앞의 quantum은 양을 의미하는 quantity에서 온 말이다. 무언가 띄엄띄엄 떨어진 양으로 있는 것을 말한다. 역학은 물체의 운동 및 상호작용을 수식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는 분야다. 즉, 양자역학은 띄엄띄엄 떨어진 양으로 있는 것이 힘을 받으면 어떤 운동을 하는지 밝혀내는 학문이다.
링크:
http://www.e4ds.com/sub_view.asp?ch=22&t=1&idx=9426
[양자 톺아보기] 2. 모든 것은 원자로 이루어졌다
지구 문명이 모조리 파괴되었을 때, 후세를 위해서 딱 한 마디만 남길 수 있다면 무슨 말을 남기겠냐는 질문에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이렇게 답했다. "모든 것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그 말대로다. 우리를 포함한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양자역학은 그 원자의 움직임을 다루는 학문이다. 그렇다면 양자역학을 알기 위해선 원자에 대해서 알아보는 게 순서일 것이다.
데모크리토스, 돌턴, 볼츠만, 톰슨, 러더퍼드, 보어, 하이젠베르크, 파울리 등 시대를 초월한 과학자들의 노력으로 원자의 존재와 그 구조가 밝혀졌다. 그리고 왜 속이 텅텅 빈 원자가 무너지지 않는 것인지에 대해 다뤘다. 원자에 대해 아는 것은 양자역학에 대해 아는 것의 출발점이다.
링크:
http://www.e4ds.com/sub_view.asp?ch=22&t=1&idx=9453
[양자 톺아보기] 3. 얼떨결에 뛰어넘은 고전역학
독일의 대표적인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는 젊은 시절, 물리학을 공부하기로 마음먹고 뮌헨 대학의 물리학 교수를 찾아갔다. 교수는 “물리학은 발견할 거 다 발견한 거의 다 완성된 분야다”라며 물리학을 공부하지 않는 걸 권했다. 플랑크는 “이미 알려진 것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라며 물리학을 공부했다. 그러나 플랑크는 뜻밖에도 자신의 품은 뜻보다 더 큰일을 해내고 말았다. 흑체복사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양자역학의 태동을 이끌어낸 것이다.
플랑크는 양자화 가설을 도입하여 흑체복사 문제를 해결했다. 양자화 가설의 핵심은 전자기파의 에너지가 양자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는 임의의 작은 양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크기의 덩어리 형태로만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플랑크는 양자화 가설을 그저 가설로만 취급하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이 양자란 개념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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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e4ds.com/sub_view.asp?ch=22&t=1&idx=9479
[양자 톺아보기] 4. 만들어 놓고 왜 믿지를 못하니
파동-입자 이중성은 모든 물질이 입자와 파동의 성질을 동시에 지닌다는 성질이다. 고전역학에서는 파동과 입자가 매우 다른 성질을 지니지만, 양자역학에서는 두 개념을 하나의 개념으로 통합한다. 파동-입자 이중성은 빛이 과연 입자인지, 아니면 파동인지에 대한 논란으로부터 비롯됐다. 빛이 두 가지 성질을 모두 지닌다는 사실이 실험을 통해 증명되었다. 이후 빛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물질도 입자와 파동의 성질을 둘 다 지닌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이 과정에서 아인슈타인이 큰 역할을 했다. 그는 플랑크의 양자화 가설을 빛에 적용하여 빛이 진동수에 플랑크 상수를 곱한 만큼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에너지 알갱이라고 가정하고 이 빛 알갱이를 광양자라고 불렀다. 빛이 파동이 아니라 불연속적인 에너지를 가지는 알갱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를 통해 아인슈타인은 양자역학의 주요 토대를 쌓았지만, 정작 본인은 양자역학을 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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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e4ds.com/sub_view.asp?ch=22&t=1&idx=9504
[양자 톺아보기] 5. 코펜하겐 해석, 양자역학을 설명하다
양자역학은 수많은 과학자의 연구결과가 중첩되면서 그 기반이 성립되었다. 심지어는 양자역학에 부정적인 과학자의 연구결과마저도 말이다. 1920년대에 구축된 양자역학의 체계는 미시세계의 현상, 예측, 적용에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양자역학의 수식 결과는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가진 직관과 그 결이 너무도 달랐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같은 뛰어난 물리학자도 이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래서 양자역학에 따른 수식 결과를 설명하기 위한 양자역학의 다양한 해석 방법이 등장하게 된다.
코펜하겐 해석은 보어의 상보성 원리와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를 바탕으로 한다. 상보성 원리란 입자들과 관계된 현상을 완전히 기술하기 위해선 파동과 입자라는 두 가지 성질 모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불확정성 원리란 관찰자와 관찰대상 사이에는 항상 일정한 정도의 불확정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런 양자역학의 비결정론적인 해석은 많은 과학자들의 공격을 받았으나 보어가 이를 모두 막아내면서 양자역학은 비로소 완전한 학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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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e4ds.com/sub_view.asp?ch=22&t=1&idx=9520
[양자 톺아보기] 6. 슈뢰딩거의 고양이와 여러 세계 해석
슈뢰딩거의 고양이 사고실험은 코펜하겐 해석이 얼마나 비상식적인 발상인지를 드러내기 위해 제시되었다. 그러나 슈뢰딩거의 의도와 달리 양자역학의 불확정성을 설명하는 과학자들은 슈뢰딩거의 고양이 사고실험을 지금도 애용하고 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사고실험은 미시세계를 거시세계에 빗대 표현한 것일 뿐, 거시세계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다. 거시세계에서 슈뢰딩거의 고양이와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가 늘 접하는 거시세계와 달리 미시세계에서 측정하는 행위는 위치나 속도와 같은 물리량에 영향을 미친다. 측정할 때마다 값이 바뀌므로 여러 번 측정해서 얼마가 나올지 확률을 구할 수는 있다. 측정이 영향을 미칠 만큼 양자역학의 세계는 작다.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모르니 고전역학에 의거하여 미래를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다. 확률을 쓸 수밖에 없으므로 비결정론이 도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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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e4ds.com/sub_view.asp?ch=22&t=1&idx=9565
앞으로 다룰 것
이 연재의 궁극적인 목적은 양자 컴퓨터의 정의와 원리, 그 활용법과 비판에 대한 소개다. 하지만 양자역학은 아인슈타인조차 믿지 못할 정도로 인간의 상식과 매우 동떨어진 학문이기에 비전공자의 입장에서 차근차근 살펴볼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양자역학이 무엇인지 살펴봤으니 이제는 실질적으로 우리에게 양자역학이 어떤 도움이 될 것인지 알아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