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인공위성에서 사용 중인 한정된 주파수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송·수신 주파수를 중첩시키고, 중첩된 주파수에서 단말 신호를 분리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로써 기존 대비 2배의 추가 채널을 할당하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송·수신 중첩 신호로부터 수신 신호만 추출
위성통신 주파수 대역 순/역방향 링크 공유 기술
기존 대비 2배 사용 효율, 더 많은 채널 확보 가능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주파수 사용효율을 최대 2배까지 향상할 수 있는 위성통신 주파수 자기간섭제거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ETRI는 지난달 말, 위성 방송 국제 표준 기반 소형 단말 모뎀(VSAT)장비 및 Ka 대역 천리안 위성을 이용, 중심국 간섭제거 시험을 통해 송·수신 주파수를 공유하는 위성통신 주파수 중첩 전송기술 검증을 완료했다. 기존 위성통신의 경우 데이터를 송신하는 중심 기지국에서 신호를 보낼 때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스펙트럼)과 이를 수신하는 단말에서 중심국으로 응답할 때 사용하는 스펙트럼이 서로 다르다. 이는 중심국에서 순방향으로 송신하는 신호가 단말에서 역방향으로 송신하는 신호보다 강하기 때문에 같은 스펙트럼을 사용하면 주파수가 겹쳐 단말의 신호는 수신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ETRI 연구진은 중심국과 단말이 같은 주파수를 이용해 신호가 중첩되더라도 단말의 신호를 추출할 수 있는 ‘자기간섭제거기술’을 개발했다. 중심국이 수신한 중첩된 신호는 기존에 중심국이 순방향으로 송신했던 신호와 단말이 역방향으로 송신한 신호가 섞여있다. 본 기술은 이 중첩 신호에 기존에 송신했던 신호를 분리함으로써 단말이 송신한 신호만을 추출하는 기술이다.
현재, 중심국 간섭제거 기술은 세계적 수준의 위성 기술 기업들만 보유한 기술로, 국내 위성장비 제조업체는 자체 기술이 없어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번에 ETRI가 개발한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 이상의 자기 간섭제거율과 전송속도를 지원하는 것으로 확인돼 주파수 중첩에 의한 간섭신호로부터 원하는 신호를 안정적으로 검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상하향 링크 주파수를 다르게 사용하는 기존 위성통신 시스템 대비 2배의 추가 채널 할당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위성통신 중계기 사용 비용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또한, 추가 채널을 확보해 다량의 데이터와 고품질의 데이터를 한정된 주파수를 사용해 송수신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본 기술을 활용하면 송수신 주파수를 중첩해 사용하기 때문에 ‘자기간섭제거기술’이 탑재되지 않은 시스템은 통신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통신 보안이 필수적인 국방 통신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ETRI 오덕길 위성기술연구그룹 PL은 “외산 장비 의존도가 높은 국내 위성장비 제조업체 시장에서 자체 기술력을 통해 위성통신 시스템의 주파수 사용 효율을 대폭 향상할 수 있는 핵심기술 확보와 관련장비 국산화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본 기술개발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동일 위성채널 전송 및 주파수 공유기술 개발”의 일환으로 2016년부터 3년간 진행되었다. 연구진은 본 기술 개발로 논문 10편, 기술이전 1건, 국내·외 특허 7건을 출원하였다. 향후 ETRI는 본 기술을 군 통신 및 위성통신 장비 제조업체 등에 추가 기술이전을 진행할 계획이며, 올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위성통신 중첩 전송기술과 같은 핵심기술 개발 및 검증은 정부가 보유한 천리안 통신위성을 충분히 활용하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하지만 현재 천리안위성 1호의 경우, 설계수명이 거의 만료돼 지속적인 공공서비스 제공, 기술개발 및 상용화를 위해서는 후속위성 발사가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