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지난 초유의 행정전산망 먹통 사태의 원인으로 '네트워크 라우터(다른 네트워크를 연결해주는 장치)'의 모듈 일부를 꼽았다. 마치 콘센트를 꽂았을 때 전기가 안 통하는 경우와 같이 물리적인 장애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장비는 2016년 도입한 제품으로 노후화는 원인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L4 스위치 아닌 라우터의 물리적 문제
네트워크 시스템 4건 장애 ‘모두 다른 원인’
디지털정부, “중장기적 제도 개선방안 마련”
행정안전부가 지난 초유의 행정전산망 먹통 사태의 원인으로 '네트워크 라우터'의 모듈을 꼽았다. 마치 콘센트를 꽂았을 때 전기가 안 통하는 경우와 같이 물리적인 장애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장비는 2016년 도입한 제품으로 노후화는 원인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라우터 손상에 대해서는 정확한 발생 원인을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밝히며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17일부터 네 차례에 걸친 시스템 장애는 모두 다른 원인으로 판명돼 국가 행정망 전산시스템을 총괄 관리한 행정부 산하 정보자원관리원의 관리 부실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24일(금) ‘지방행정전산서비스 개편 TF’ 제2차 회의를 주재하고, 25일(토) 지방행정전산서비스 장애원인 및 향후대책 관련 브리핑을 진행했다. 2차 TF 회의에는 고기동 행안부 차관, 송상효 숭실대 교수, LG, 네이버, 을지대학교 관계자 등 민간전문가, 행안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한국지역정보개발원(KLID) 관계자 등 민·관 전문가가 참석했다. 원인분석반은 16명의 외부전문가 및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소속 13명으로 구성됐다.
이날 숭실대학교 송상효 공동팀장은 브리핑에서 “전날 L4 장비 OS 업데이트가 있었으나, 라우터의 장애의 원인으로는 OS 업데이트 때문임은 확인되지 않았고, 대전센터의 라우터 중 광주센터와 연결된 라우터 장비에 케이블을 연결하는 모듈에 있는 포트의 일부에 이상이 있었다”고 말했다. 즉 "모듈 안의 특수한 부분에서 발생한 물리적인 부품의 손상이 문제로, 그 부품 자체에서 작동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늦어진 결과에 대해 정부는 “결과에 대한 재확신을 갖기 위해 명확한 검증 과정 때문에 시간이 오래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킹은 원인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기존 원인으로 지목했던 ‘L4 스위치’가 아닌 ‘라우터’의 포트 불량이 최종 원인으로 규명된 것이다. L4 스위치는 서로 다른 네트워크를 연결하거나, 외부 네트워크와의 통신을 제공하지 않는다. 라우터 장치는 컴퓨터 네트워크 간에 데이터 패킷을 전송하는 네트워크 장치로, 패킷의 위치를 추출해 경로를 최적화해 데이터 패킷을 다음 장치로 전달한다.
패킷을 전송할 때 용량이 큰 패킷이 유실되는 현상이 관찰됐고, 특히 1,500바이트 이상의 패킷은 90%가 유실돼 통합검증서버가 라우터로부터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패킷을 정상적으로 수신할 수 없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날 브리핑에 따르면 통신 장비 유지보수 업체는 장비 제조업체 시스코(CISCO), 관리업체는 대신정보통신이다.
네트워크 장비 업계 전문가는 이에 대해 “통신 부품의 문제 가능성도 있다고 보지만, 하나의 이유만으로 단정짓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서보람 디지털정부실장은 "조달청 같은 경우에는 외국에서의 접속량이 과다하게 폭증해서 부하량이 늘어나서 접속지연이 발생했던 문제가 원인의 하나로 보인다"며 정부 서비스의 장애는 모두 다른 이유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대한 의문점이 지속 제기되는 가운데 디지털정부를 안정적 운영하기 위해 중장기적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는 재발방지를 위해 포트 불량 가능성이 있는 오래된 장비를 전수 점검하고, 장애 징후 사전 파악을 위해 연관 장비들에 대한 통합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디지털 정부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중장기적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공공정보화사업 추진방식을 개선해 내용연수가 지나 잠재적 위험성이 높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신속한 교체와 기술력 높은 기업 참여를 위한 공공정보화사업의 사업대가 현실화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또한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의 운영방식을 전면 재검토해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 입주한 시스템에 대한 이중화, 재복구 시스템, 네트워크 구성 등의 기술 구조를 전면 검토하고, 조직 진단을 통해 조직 구성과 인사 운영 등 개선방안을 마련한다.
한편 지난 25일 부산에서 이 장관은 과기부, 기재부 등과 ‘글로벌 DPG 얼라이언스’ 출범식을 개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