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TX30시리즈 등 고사양 그래픽카드 군에서 고점 대비 40% 가량 떨어지며 그래픽카드 가격이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었다. PC시장 수요 감소와 계절적 비수기, 코인시장 가격 폭락 등 시장 냉각에 따른 분위기로 인해 관련 수요가 대폭 줄어들며 그래픽카드 가격이 잡혔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엔비디아 지포스 RTX3080 (이미지-엔비디아)
RTX 30·RX 6800 시리즈, 고점 대비 40%↓
코인시장 반토막·PC제품 수요 둔화 등 영향
RTX 30 시리즈 등 고사양 그래픽카드 군에서 고점 대비 40% 가량 떨어지며 그래픽카드 가격이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었다. PC시장 수요 감소와 계절적 비수기, 코인시장 가격 폭락 등 관련 시장 냉각에 따른 분위기로 인해 수요가 대폭 줄어들며 그래픽카드 가격이 잡혔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MSI 지포스 RTX 3080 Ti 슈프림 X D6X 12GB 트라이프로져2S 가격 추이는 지난해 12월 270만원대로 고점을 찍고 현재 160만원대로 내려와 고점 대비 40% 감소율을 보였다. 라데온 그래픽카드도 40% 가량 가격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SAPPHIRE 라데온 RX 6800 XT PULSE OC D6 16GB Tri-X는 지난해 12월 180만원 초반대를 기록한 이후 현재는 110만원 초반대까지 주저앉았다.
그래픽카드 가격 하락 요인을 짚어보면 암호화폐 시장의 분위기 변화에 따른 원인을 먼저 꼽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이더리움의 채굴방식 변화가 이러한 하락 요인으로 많이 거론됐다.
이더리움 채굴에는 고성능의 GPU가 대거 동원됐는데 이는 거래내역을 저장하는 블록체인의 워·변조 여부를 이용자들이 검증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더리움의 블록체인 증명에 쓰이는 알고리듬은 그래픽칩셋에서 빠르게 동작하며 엔비디아 지포스 RTX3080에서 초당 101Mh, AMD라데온 RX6800에서 61Mh를 처리했다. 이는 PC용 프로세서 AMD스레드리퍼 2950X의 6.1Mh 처리속도와 비교해 상당한 차이값을 보였다.
이에 이더리움 채굴에 고성능 그래픽카드가 널리 쓰였고 자연스레 그래픽카드 수량부족과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뿐 아니라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가격 상승장에서 수요 폭증은 그래픽카드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
그런데 지난해 이더리움이 ‘작업 증명’에서 ‘지분 증명’ 방식으로의 전환을 발표함에 따라 더는 고사양 그래픽카드를 이용한 채굴이 유효하지 않게 됐다. 이더리움 재단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이더리움 2.0 출범이 머지않음을 밝히며 채굴방식이 그래픽카드의 연산능력이 아닌 지분에 따라 배당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루나 코인 차트 (캡처-업비트)
최근 비트코인 가격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며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업비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8,000만원 초반대를 기록하던 고점과 비교해 현재는 4,000만원 아래로 떨어진 상황이다. 코인시장 열기가 다소 사그라짐에 따라 그래픽카드 시세 안정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냉각을 가속화할 EU의 암호화폐 규제 움직임과 더불어 최근 K-코인 테라·루나가 99% 폭락하는 사태까지 더해졌다. 이처럼 코인시장 경직 속에 당분간 그래픽카드 가격은 안정화 추세를 보일 전망이다.
수요 측면에서는 IT제품군에 대한 계절적 비수기와 소비심리 위축이 가격 안정화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는 PC·스마트폰 등 IT제품군의 실적이 저조한 계절적 비수기에 속하며,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되며 PC제품군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트렌드포스가 지난 10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하는 수요가 사라지며 크롬북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감소했다”고 밝혔다. 트렌드포스는 “상업용 노트북에 대한 수요는 다수 국가에서 사무실 복귀가 발생함에 따라 증가하는 반면 소비자 노트북은 지난해 비해 수요가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가 촉발시킨 IT제품군의 폭발적 소비가 지난해까지 지속된 반면 올해는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소비 공백이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일반소비자 및 게이머들은 그래픽카드 구매를 위한 최적의 타이밍이 언제인지 고심하고 있는 분위기다. 가격이 더 떨어져야 한다며 RTX 40 시리즈가 나오면 구매하겠다는 의견들이 속속 올라왔다.
엔비디아의 지포스 RTX 40 시리즈 그래픽카드는 올해 9월경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며 AMD의 RX 7000 시리즈가 마찬가지로 올 하반기 출시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RTX 30시리즈 및 RX 6000번대 시리즈와 같은 기존 제품에서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을 소비자들은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엔비디아는 지포스 RTX 30 시리즈를 게이머들에게 원활히 공급하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동안은 RTX 30 시리즈 그래픽카드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이번 캠페인을 통해 엔비디아는 RTX 30 시리즈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도록 공급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