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년 동안 국내외 업체들이 전파법을 위반하면서 시중에 판매한 제품이 1,700개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기정통부는 국내외 381개 제조업체 또는 수입업체가 위조된 시험성적서를 통해 부정하게 방송·통신기자재 적합성평가를 받은 사실을 적발했다. 적발건수가 가장 많은 기업은 하이크비전으로, 총 224건 적발됐다. 그 뒤를 DJI(174건), 화웨이(136건), 브리츠(64건), DMAC(45건), 라푸(37건), 레이저(32건), 오킨(30건), 삼성전자(23건), 코어엣지네트워크(23건), 다후아(21건)가 이었다.
과기정통부, 전파인증서 위조 1,700건 적발
美BACL 아닌 中BACL서 전파 검증하는 방법
하이크비전, DJI, 화웨이, 삼성전자 등 덜미
지난 15년 동안 국내외 업체들이 전파법을 위반하면서 시중에 판매한 제품이 1,700개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 적발 기자재 중 CCTV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사진=Pixabay]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0일, 국내외 381개 제조업체 또는 수입업체가 위조된 시험성적서를 통해 부정하게 방송·통신기자재 적합성평가를 받은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적합성평가는 전파법(제58조2)에 따라 방송·통신기자재 등의 제조‧판매‧수입업체가 기자재를 시장에 유통하기 전에 전파 혼‧간섭을 방지하고, 인체나 기자재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기준에 적합한지 아닌지를 확인하고 인증받거나 등록하는 제도다.
과기정통부는 시험성적서 발급기관이 미국의 시험기관인 BACL(Bay Area Compliance Laboratory)로 표기된 시험성적서 일부가 실제로는 중국에서 시험이 이뤄지고 발급된 정황을 지난 5월 15일, 관련 업체를 통해 제보받아 조사에 착수했다.
시험성적서 발급은 전문 인력과 설비를 갖추는 등 고도의 기술심사 능력이 필요하여 법령에 따라 엄격히 관리되고 있는 업무로, 국내 시험기관 지정 절차 또는 국가 간 상호인정협정(MRA)에 따라 지정된 시험기관(특정 시험소 명시)에만 시험성적서를 발급할 적법한 권한을 부여받게 된다.
과기정통부는 2005년 6월 체결된 미국과의 MRA에 따라, 미국 국립표준연구소(NIST)의 지정 절차를 거쳐 미국 소재 BACL 시험소에 대해 시험 권한을 부여한 바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연합(EU), 캐나다, 베트남, 칠레 등 5개 국가와만 MRA를 체결한 상태다.
중국 소재 BACL 시험소는 시험 권한이 없으며, 권한 없는 시험소를 통해 발급된 시험성적서는 효력이 없고 전파법을 위반한 것이다.
과기정통부 소속 국립전파연구원(전파연)은 NIST 등의 협조를 통해, 국내 적합성평가를 받기 위해 미국 소재 BACL이 발급한 시험성적서 전체(2006~2020년)를 대상으로 시험성적서의 진위를 전수 조사했다.
그 결과, 381개 업체의 적합성평가에 이용된 총 1,700건의 시험성적서가 미국 소재의 BACL에서 발급된 것이 아님을 확인하였다.
적발건수가 가장 많은 기업은 하이크비전으로, 총 224건 적발됐다. 그 뒤를 DJI(174건), 화웨이(136건), 브리츠(64건), DMAC(45건), 라푸(37건), 레이저(32건), 오킨(30건), 삼성전자(23건), 코어엣지네트워크(23건), 다후아(21건)가 이었다.
전파법에 따라 시험성적서 위조 등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적합성평가를 받으면 적합성평가 취소 및 기자재 수거 등의 행정처분 대상이 되며, 적합성평가가 취소되면 취소된 날부터 향후 1년간 적합성평가를 다시 받을 수 없게 되고, 적합성평가를 다시 받기 전까지 해당 기자재는 제조·수입·판매 등을 할 수 없다.
전파연은 해당 행정처분을 목적으로 11월 10일부터 청문 시행에 따른 사전통지를 시작하고, 12월부터 381개 업체에 대해 청문을 순차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시험성적서 위조는 방송·통신기자재 전반의 신뢰를 훼손하는 심각한 사안”이라며, “국내외 다수 업체가 적발됐고, 적발 기자재 중에 CCTV, 블루투스 음향기기, 드론, 통신장비, PC 주변기기 등 일상에서 밀접하게 이용되는 다양한 제품들이 포함된 만큼, 안전한 전파환경 유지를 위해 관계 법령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