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가 도시로 집중되면서 각종 사회적, 환경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스마트시티는 도시에 ICT,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접목하여 각종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도시 모델이다. 최근에는 더 나아가 다양한 혁신기술을 도시 인프라와 결합해 구현하고 융복합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의 도시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대구 수성알파시티는 2019년 8월, 스마트시티 5대 분야 13개 서비스를 완성했고 안정성 및 효능성 검증을 마쳤다. 대구도시공사는 앞으로 기존 시가지를 단계적으로 스마트화하며, 신규 개발지는 계획단계부터 스마트 기술을 전면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도시 모델에서 도시 플랫폼이 된 스마트시티
수성알파시티, 5대 분야 13개 서비스 구축
중소기업 참여가 스마트시티 융성 열쇠
점점 심화되는 도시화가 전 세계적으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인구가 도시로 집중되면서 자원, 인프라, 에너지 부족 및 교통 혼잡이 발생하고 있다. UN에 따르면 2015년 도시화율은 미국이 81.6%, 일본이 93.5%, 그리고 한국이 82.5%에 달한다.
각국 정부는 스마트시티를 도시에 ICT,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접목하여 각종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도시 모델로 정의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혁신기술을 도시 인프라와 결합해 구현하고 융복합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의 도시 플랫폼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지난 8월 22일, 서울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한국언론인협회와 국회융합혁신경제포럼이 주최한 ‘2019년 4차 산업혁명 우수기업 대회’가 열렸다. 대회에는 ICT 관련 기업과 기관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 전반부에는 4차 산업혁명 우수기업에 대한 시상식이 있었고, 행사 후반부에는 4차 산업혁명과 동반성장에 대한 기조강연과 주제강연이 있었다. 그리고 기업 사례발표에서 대구도시공사의 배우성 스마트도시사업처장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총망라한 ‘수성알파시티 스마트도시 구축 사업’을 소개했다.
▲대구도시공사 배우성 처장 (사진=이수민 기자)
대구광역시 수성구 대흥동 97만6000㎡ 용지에 조성된 수성알파시티는 2008년부터 10년간 총사업비 6142억 원이 투입되어 완성됐다.
수성알파시티는 2019년 8월, 5대 분야 13개 서비스를 완성했고 안정성 및 효능성 검증을 마쳤다. 검증된 시스템에는 현재 많은 중소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대구도시공사는 앞으로 기존 시가지를 단계적으로 스마트화하며, 신규 개발지는 계획단계부터 스마트 기술을 전면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대구 수성알파시티의 조성 과정
수성알파시티가 처음부터 스마트시티로 구축된 것은 아니다. 대구시의 스마트시티 구축 사업은 2015년 12월에 있었던 수성 스마트시티 전략회의부터 시작됐다. 2016년 7월, 대구시는 수성의료지구에 스마트시티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기로 했고, 2017년 10월 25일부터 구축 사업에 착수했다. 2017년 10월은 정부가 스마트시티를 국가 혁신성장 선도사업으로 발표한 때이기도 하다.
2018년 7월에는 스마트시티 국가전략프로젝트 실증사업에 선정됐다. 동시에 5월에서 10월까지 자율주행 인프라 구축 사업을 진행한 끝에 11월 2일, 국제 대학생 자율주행 경진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2018년 12월 26일, 마침내 수성알파시티가 준공됐다.
대구 스마트시티는 IoT 연결, 도시 관제, 도시 데이터, 도시 정보 제공 플랫폼을 연결하여 시민 삶의 질 향상과 도시관리 효율화, 성장산업 육성, 그리고 인재육성을 목표로 한다. 플랫폼의 구현과 연결에는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인 IoT, 클라우드, AI, 자율주행 등을 사용한다.
U-시티 관제센터와 차별되는 스마트시티 플랫폼
유비쿼터스란 개념이 유행했던 시기가 있었다. 유비쿼터스란, 사용자가 컴퓨터나 네트워크를 의식하지 않고 장소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말한다.
2008년에는 유비쿼터스도시법이 제정됐다. 유비쿼터스도시, 줄여서 U-시티는 언제 어디서나 시민들이 편하게 행정, 교통, 복지, 환경, 방재 등의 도시정보를 제공받고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는 도시를 말한다.
U-시티 운영을 총괄하는 기관이 U-시티 관제센터다. 그러나 U-시티 관제센터는 데이터의 전달이 단방향 밖에 되지 않았고, 시차도 존재해 도시데이터의 공유 및 활용이 어려웠다. 또한, 민간 솔루션 개발이 불가능했다.
▲U-시티 관제센터와 스마트시티 플랫폼의 차이
(이미지 출처=수성알파시티 스마트도시 플랫폼센터)
2017년, 국토교통부는 철지난 유비쿼터스란 말을 대체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유비쿼터스도시법을 스마트도시법으로 개명했다. 스마트시티가 U-시티와 다른 점은 U-시티 관제센터 대신 스마트시티 플랫폼이란 기반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스마트시티 플랫폼은 ICT 기술을 기반으로 도시 데이터를 수집하고 유기적으로 분석하여 융복합 서비스관리와 상황예측을 통해 효율적으로 도시를 관리한다. U-시티 관제센터와 양방향 실시간 정보 공유가 가능하며, 데이터 공유 플랫폼으로 연계가 가능하다. 민간 솔루션 개발도 가능해 중소기업의 솔루션 개발도 수월해졌다.
▲대구형 스마트시티 플랫폼 구성도
(이미지 출처=수성알파시티 스마트도시 플랫폼센터)
수성알파시티의 스마트시티 플랫폼은 IoT 국제표준을 따른다. OneM2M, LWM2M이 적용됐으며, 국제 표준 개방형 오픈 API를 지원한다. 또한, 실시간 복합이벤트 처리기(Complex Event Processing; CEP)를 통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분석하여 도시 상황 분석과 신속한 사고처리지원이 가능하다. CEP는 머신러닝으로 CEP 분석 룰의 적절성을 파악하고, 룰 임계치를 예측하고 보정한다.
AI를 통한 CCTV 영상분석도 제공한다. 어느 지점에 쓰레기가 잔뜩 쌓였는지, 누가 도로에서 역주행을 하는지, 어느 밭에서 불이 났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는데, 이런 데이터를 모아 이벤트, 객체기반검색, 통계기능을 제공한다.
디바이스 개발자와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를 위한 개발자 포털도 준비돼있다. 개발자 포털을 통해 개발자는 자신이 개발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또 수성알파시티 입주민을 위한 전용 앱(수성시티즌)을 통해 특화서비스를 제공한다. 다양한 경로로 모인 데이터는 도시문제 해결을 위한 의사결정 과정에 사용된다. 수성알파시티 스마트시티 플랫폼은 도시 운영지표 기능을 제공해 내외부 데이터 분석 결과를 제공한다.
스마트시티 테스트베드로
대구도시공사는 수성알파시티 스마트시티 사업을 전체 2단계에 구분해 진행했다. 1단계는 스마트시티 기반시설을 조성하기 위한 교통, 에너지, 생활, 안전, 도시기반 관리 등 5개 분야 13개 시범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이며, 이미 완료됐다.
13개 시범서비스는 자율주행차량 실증도로, 지능형 도보안전시스템, 도로위험 정보제공, 불법주정차 무인관제 시스템, 스마트가로등, 생활안전 CCTV, 차량번호인식 CCTV, 스마트 미디어 월, 스마트 워킹, 디지털 사이니지, 자가 통신망, 통신국사, 전기차 충전기다.
2단계는 스마트시티 비즈니스센터가 건립이다. 비즈니스센터엔 1단계에서 구축한 13개 서비스 기반 시설을 통합 플랫폼으로 연결해 유기적으로 관리하는 관제센터와 대중소기업 간 기술지원 개발 등 협업을 유도하는 4차 산업 창업지원센터 등이 들어선다.
스마트가로등과 지하매설물 관리 서비스
▲수성알파시티 스마트가로등
(이미지 출처=수성알파시티 스마트도시 플랫폼센터)
가로등이 없는 도시를 상상할 수 있을까? 스마트가로등은 도시에 필수적으로 존재하는 가로등을 지능화한 것으로, 수성알파시티에 18개가 운영 중이다.
스마트가로등에는 지능형 CCTV, 비상벨, 각종 다기능 센서, Wi-Fi, LoRa, GPS 등의 통신모듈이 탑재됐다. 이를 통해 스마트가로등은 실시간 모니터링과 비상벨 서비스로 수성경찰서와 연결되어 시민의 안전을 즉각 보장한다.
Wi-Fi 제공으로 편의성도 높여준다. 또한 다양한 기능을 통합하여 스마트가로등 하나로 모았기에 도시 미관도 개선한다.
지하매설물 관리 서비스는 도로지하의 상하수관, 통신, 전기, 가스 등의 시설물 정보와 위치정보를 융합하여 앱으로 정보를 제공한다.
▲지하매설물 관리 서비스 개념도
(이미지 출처=수성알파시티 스마트도시 플랫폼센터)
지하매설물 관리 서비스를 활용하면 굴착공사 시 매설물 정보 제공으로 안전사고를 방지할 수 있으며, 사고 시 매설물 정보 원격 제공으로 재난 확산을 저지할 수 있다. 또 심도·관경·재질·관리기관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이 지하매설물 관리 서비스는 2019년 ‘스마트시티 아시아 태평양 어워드(Smart City Asia Pacific Awards; SCAPA)’에서 행정부문 최우수 프로젝트로 선정되며 그 효용성을 입증했다.
SCAPA는 지능형 매설관로 인식표시기(NFC) 태그를 통해 상수도, 하수도, 도시가스, 통신망 등 각종 지하매설물에 대한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제공받을 수 있도록 SPI(Smart Pipe Indicator)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공을 인정했다.
▲대구 수성알파시티 지하매설물 관리 서비스
아태지역 스마트시티 행정부문 최우수 프로젝트 선정
(이미지 출처=IDC 2019 SCAPA)
기존 도시에선 각각의 관리기관에서 지하매설물 정보를 확인해야 했으나, 수성알파시티에선 이용자들이 SPI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언제 어디서든 지하매설물 현황에 대한 정보 확인이 가능하다.
지역의 현재와 미래를 관통하는 스마트시티
정부나 대기업이 모든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 시민의 도시 인프라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스마트시티다. 시민을 모르고, 또 도시를 모른 채 개발된 솔루션은 결국 버려진다.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하향식 접근방식은 흐지부지된 U-시티에서 이미 그 한계를 드러냈다.
앞서 디지털변혁과 지역산업융합을 주제로 강연한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김용진 교수는 “인력과 자원의 수도권 집중현상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정부의 지역산업 R&D 사업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라며, “중앙정부 주도형 거버넌스에서 지역주도형 정책 거버넌스 확립과 지역고유의 문화와 정체성에 기반을 둔 지역산업발전전략을 실행해야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중소기업 하나에 자금을 지원해 중견기업으로 만들 것이 아니라, 여러 중소기업이 하나로 뭉쳐 협력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데 더 노력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배우성 처장은 “수성알파시티는 스마트시티 테스트베드로써 스마트시티 관련 신제품과 신기술 및 서비스 개발과 인재양성을 지원한다”라며, “대구 시민들에게 높은 안전성과 특화된 편의성을 제공함은 물론, 4차 산업혁명 기술 창업자와 기업이 기술을 개발하고 검증, 또 제품화 할 수 있는 곳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앙정부보다 2년 먼저 개발을 시작한 수성알파시티 스마트시티는 이제 국내 스마트시티 플랫폼의 선도 모델이다”라며, “개발한 스마트시티 플랫폼과 앞으로 건립될 스마트시티 비즈니스센터를 통해 지역기업들을 한데모아 4차 산업혁명 기술 역량을 키우는데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