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 3D 프린터는 복잡한 형상의 어떠한 금형도 정밀하게 맞춤 제작할 수 있어 제품 개발부터 양산까지의 비용을 줄인다. 특히 선박, 항공기 등 중대형 수송기기 부품처럼 부가가치가 높지만, 다품종 소량생산이 필요한 경우에 효율적이다. 이에 생기원이 중대형 부품이나 다이캐스팅 금형을 보다 신속하고 저렴하게 제조할 수 있도록 하는 금속 3D 프린팅 기술을 개발했다.
생기원, 자동차-선박-항공기 대형부품 제작에
유리한 와이어 아크 3D 적층 제조기술 개발
기존 주조공법보다 제작 속도 2배 이상 빨라
금속 3D 프린터는 복잡한 형상의 어떠한 금형도 정밀하게 맞춤 제작할 수 있어 제품 개발부터 양산까지의 비용을 줄인다. 특히 선박, 항공기 등 중대형 수송기기 부품처럼 부가가치가 높지만, 다품종 소량생산이 필요한 경우에 효율적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15일, 중대형 부품이나 다이캐스팅(Die-casting) 금형을 보다 신속하고 저렴하게 제조할 수 있도록 하는 금속 3D 프린팅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기술은 산업부 산업기술 혁신사업과 기관 주요 사업인 ‘신시장 창출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관련 SCI급 논문 5편이 발행되고 특허 4건이 출원됐다.
▲ 금형을 제작하는 와이어 아크 3D 적층 시스템
[사진=한국생산기술연구원]
기존 PBF(Powder Bed Fusion) 방식의 3D 프린팅 기술은 고출력 레이저 장비와 값비싼 분말 재료로 오랜 시간 한 층씩 적층해야 하므로 금형이 커질수록 제조단가는 높아지고 생산성은 떨어진다. 또한 대형 금속 3D 프린터 1대당 가격은 약 10억 원 이상으로, 중소기업들이 쉽게 도입하고 운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생기원 첨단 정형 공정 연구그룹 지창욱 박사 연구팀은 푸시풀(Push-Pull) 방식의 최신 용접기법으로 금속 와이어를 빠르게 적층하는 ‘와이어 아크(Wire+Arc) 3D 적층 제조방식’을 고안했다. 이 방식은 DED(Directed Energy Deposition) 방식과 유사하나, 열원(熱源)으로 레이저 대신 고온의 전기불꽃 아크(Arc)를 사용하고, 금속 분말이 아닌 와이어를 녹여 적층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한, 연구팀은 용접기와 로봇, 적층 경로 설정 소프트웨어 등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고 와이어 소재, 가스 유량, 작업온도 등 각종 공정변수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쌓아 3D 프린팅에 적합하도록 최적화했다. 제작할 부품과 제품의 캐드(CAD) 도면을 시스템에 입력하면 경로 설정 소프트웨어가 최적 적층 경로를 선정, 로봇팔에 부착된 용접토치가 그 경로를 따라 와이어를 녹이며 층층이 쌓는다.
새로운 방식의 기술을 활용하면 부품 제작 속도를 기존 주조공법보다 2배 이상 빠르게 할 수 있다. 다이캐스팅 금형 제작의 경우 CNC(Computer Numerical Control) 가공법과 비교해 제조단가는 약 20%, 소재 손실률은 80% 더 낮다. 구축 비용도 대형 3D 프린터의 1/10 수준이다. 적층 과정에서 이종 소재를 접합하는 용접기법인 ‘클래딩(Cladding)’ 방식을 적용해 금형의 냉각 속도, 내마모성 등을 향상해 금형 수명을 늘리고 제품의 치수 안정성까지 높일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기술로 통상 2개월가량 소요되는 2m 크기의 대형 선박 프로펠러를 3주 만에 제작했고, 강도, 내구성 같은 물적 특성의 우수성도 인정받아 선박의 외항 항해를 인증하는 일종의 보증서인 ‘선급 인증’까지 받았다.
지창욱 박사는 “개발한 기술은 중소기업들도 쉽게 도입 가능한 고속, 저가 3D 프린팅 기술”이라며, “향후 적용 소재를 철, 알루미늄에서 경량화에 유리한 마그네슘 합금으로 확대해 항공 부품 제작에 활용할 계획”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