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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동차 용접 품질검사, 이제 기술보다 데이터가 말한다

기사입력2026.02.10 08:42

 자동차 제조 공정에서 ‘용접 품질’은 오랫동안 결과로 확인하는 영역이었다. 차체가 완성된 이후, 혹은 일정 주기의 샘플링 검사와 전파계 검사를 통해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고, 불량이 발견되면 원인을 추적하는 방식이다. 이 구조는 오랜 시간 제조 현장을 지탱해 왔지만, 공정이 복잡해지고 생산 속도가 빨라질수록 점점 더 많은 균열을 드러내고 있다.

차량 한 대에 들어가는 용접점은 4,000~5,000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일부만을 검사하는 샘플링 방식은 생산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는 합리적이지만, 고급 차종으로 갈수록, 그리고 안전과 직결되는 구조 부위가 늘어날수록 불안 요소가 된다. 품질 문제를 ‘사후에’ 확인하는 방식이 가진 근본적인 한계 때문이다.

Creaform Connect 2026을 앞두고 다시 만난 박영도 교수

2025년, 동의대학교 박영도 교수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3D 스캐닝과 AI 기반의 용접 품질 검사 기술을 소개했다. 당시 그의 설명은 기술적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초정밀 비접촉 계측을 통해 용접부 표면 형상을 정량화하고,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결함을 분류하는 접근이었다.

그러나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 자연스럽게 하나의 질문이 남았다.

“이 기술은 정말 양산 라인에서도 쓰일 수 있을까.”

1년이 지난 지금, 같은 질문을 다시 던지기 위해 박 교수를 다시 만났다. 이번 인터뷰는 Creaform의 연례 기술 행사인 Creaform Connect 2026 참가를 앞두고 진행됐다. 그리고 이번 인터뷰에서 박 교수는 기술보다 먼저 ‘시간’과 ‘조건’에 대해 이야기했다.

“기술은 그때도 있었지만, 조건은 달랐습니다”

박영도 교수가 가장 먼저 짚은 것은 기술의 진보가 아니라 환경의 변화였다.

“1년 전에도 기술은 이미 있었습니다. 스캐닝 기술도 있었고, 알고리즘도 개발돼 있었습니다. 다만 그걸 바로 양산에 적용하기에는 조건이 충분히 맞지 않았습니다.”

그가 말하는 조건은 단순한 기술 성숙도를 의미하지 않는다. 자동차 제조 공정이 가진 구조적 특성과 맞닿아 있는 문제다. 저항 점용접은 설계 단계에서는 동일하게 정의되지만, 실제 양산 현장에서는 수많은 변수를 안고 있다. 용접 전류와 압력, 전극 상태, 소재 특성, 설비 노후도, 공정 환경까지 모든 요소가 결과에 영향을 준다.

“실험실에서는 변수를 최대한 통제합니다. 하지만 양산 라인은 통제의 공간이 아닙니다. 같은 조건이라고 생각한 용접점도 양산차에서는 미세한 편차를 계속 만들어냅니다.”

이 미세한 편차는 단순한 노이즈가 아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특정 공정이나 조건에서 반복되는 신호가 된다. 문제는 기존의 검사 방식으로는 이 신호를 충분히 포착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실험실 데이터와 양산 데이터 사이의 간극

2025년 당시 박 교수팀은 이미 고해상도 3D 스캐닝을 통해 용접부의 표면 압흔, 스패터 흔적, 형상 변화를 정밀하게 계측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해 있었다. 기술적으로만 보면 상당히 완성된 상태였다.

그러나 양산 현장은 기술보다 먼저 질문을 던졌다.
“이 데이터가 실제 양산차를 대표할 수 있는가.”

현재 양산차 스폿용접부 품질 검사 현황

“AI는 학습 데이터가 전부입니다. 실험실 데이터로만 학습된 알고리즘은 양산차의 다양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합니다.”

이 지점에서 문제의 본질은 정확도가 아니라 대표성으로 이동한다. 기술 데모 환경에서는 매우 높은 성능을 보이던 알고리즘도, 양산차의 편차가 반영되지 않으면 현장에서 신뢰를 얻기 어렵다.

박 교수팀은 이 간극을 줄이기 위해 전략을 바꿨다.
기술 고도화보다 먼저 양산 데이터 확보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1년간 이어진 ‘현장 데이터 수집’

지난 1년 동안 박 교수팀이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한 작업은 알고리즘 개발이 아니라 데이터 수집이었다. 실제 양산 차량을 대상으로 한 스캐닝 작업이 반복됐다.

“전파계 검사 일정에 맞춰 차체가 공장에 대기하고 있을 때 저희가 직접 들어갑니다. 한 번 들어갈 때 3명이 투입되고, 아침 일찍 시작해도 데이터 정리까지 하면 밤늦게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차체는 공장 내 개방된 공간에 놓여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하부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작업 환경은 연구실과는 거리가 멀다. 공정 일정에 따라 중간에 작업을 멈춰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모든 데이터를 다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장 상황 때문에 작업을 중단해야 할 때도 있고, 일부 데이터를 놓칠 때도 있습니다.”

이 과정은 제조 현장에서 AI를 적용할 때 겪는 구조적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자동화를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대규모 수작업이 필요하다. 완전 자동화를 논하기 이전에, 데이터 자체를 확보하는 일이 가장 큰 과제다.

연구용 기술과 현장용 도구의 차이

이 과정에서 박 교수는 반복해서 ‘현장에서 쓸 수 있는 도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구용 계측 장비와 현장용 계측 도구는 다릅니다. 반복성과 재현성, 그리고 작업자가 다뤄야 할 환경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이 맥락에서 언급되는 것이 Creaform의 휴대형 3D 스캐닝 플랫폼이다. 핵심은 특정 모델이나 사양이 아니라, 양산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스캐너도 결국 센서입니다. 센서가 현장에서 버티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알고리즘도 의미가 없습니다.”

연구실에서 한 번 측정하는 장비가 아니라, 현장에서 수백 번, 수천 번 반복적으로 측정할 수 있어야 데이터가 쌓인다. 이 반복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양산 적용이라는 단계로 넘어갈 수 없다.

2026년 현재: “이제는 투입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1년간의 데이터 축적과 알고리즘 보완을 거치면서, 상황은 분명히 달라졌다. 박 교수에 따르면 표면 품질 검사 시스템은 이미 기술 개발 단계를 넘어 양산 라인 투입이 결정된 상태다.

“표면 품질 검사 부분은 기술 개발이 완료됐고, 실제 양산 라인에 투입될 예정입니다. 이미 적용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연구 프로젝트에서 양산 투입 결정으로 넘어가는 순간은 제조 기술에서 가장 높은 문턱이다. 기술적 가능성보다, 신뢰성과 운용 가능성이 검증됐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사이클 타임이라는 현실과의 조율

물론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여전히 가장 민감한 이슈는 사이클 타임이다. 자동차 생산 라인은 약 50초 전후의 사이클 타임으로 운영된다. 모든 용접점을 실시간으로 검사하는 것은 기술적으로나 공정적으로 부담이 크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이상적인 단일 해법보다 현실적인 운용 전략을 제시했다.

“라인이 계속 가동 중일 때 가능한 범위 내에서 스캔을 하고, 라인이 잠시 멈추는 구간에서는 추가 스캔을 병행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완전 자동화를 포기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전수검사라는 개념을 현실적인 방식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모든 용접점을 한 번에 검사하는 것이 아니라, 불량 이력을 누적해 관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전수검사에 대한 인식 변화

이러한 접근이 가능해진 배경에는 완성차 업계 전반의 인식 변화가 있다. 과거에는 “굳이 전부 검사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이 자연스러웠다. 샘플링 검사와 정기 점검으로도 큰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다크 팩토리, 팩토리 BI,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이 확산되면서 단순한 합·불 판정이 아니라, 불량의 발생 이력과 추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전수검사는 기술 과시의 문제가 아닙니다. 관리 방식의 문제입니다.”

Proposed Solution: 시스템 구성 개념 및 전체 아키텍처 

이 발언은 기술 기사이면서 동시에 제조 운영 기사로 읽히는 지점이다.

장인의 경험을 데이터로 옮기는 단계

표면 품질 검사가 비교적 자동화가 가능한 영역이라면, 내부 너깃 직경 예측이나 용접 조건 보정은 여전히 숙련자의 경험에 크게 의존한다.

“경험 많은 현장 엔지니어는 표면 형상만 보고도 이 용접이 불안한지 아닌지를 판단합니다.”

박 교수팀의 다음 연구 단계는 이러한 노하우를 데이터로 옮기는 것이다. 노하우 학습을 통해 용접 조건을 자율적으로 보정하는 기술 역시 연구되고 있다. 다만 그는 이 부분을 명확히 ‘향후 과제’로 구분했다.

왜 이 이야기가 Creaform Connect 2026에서 다뤄지는가

이번 인터뷰가 Creaform Connect 2026을 앞두고 진행된 이유는 분명하다. 박 교수는 이 행사를 단순한 기술 발표의 장이 아니라, 현장 적용 사례가 공유되는 장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제는 어떤 기술이 가능한가보다, 어떤 기술이 실제로 쓰이기 시작했는지를 이야기할 시점이라고 봅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Creaform Connect 2026은 특정 솔루션을 홍보하는 자리가 아니라, 연구와 현장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메워왔는지를 공유하는 무대에 가깝다.

“기술은 혼자 완성되지 않습니다”

인터뷰 말미, 박 교수는 지난 1년을 이렇게 정리했다.

“기술이 갑자기 완성된 것은 아닙니다. 기술은 이미 있었고, 저희가 한 일은 그 기술이 현장에서 버틸 수 있도록 조건을 맞춰온 과정이었습니다.”

눈과 손에 의존하던 품질 판단은 비접촉식 정밀 계측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러나 그 전환은 선언이나 기술 발표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데이터, 시간, 사람, 그리고 현장을 이해하는 도구가 함께 움직여야만 가능해진다.

25년 박교수의 1년 전, 질문은 “가능한가”였다면, 지금은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로 바뀌었다.

이 변화는 자동차 제조 현장에서 디지털 전환이 개념의 단계를 넘어 현실의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기록으로 볼수 있을 것이다.

[Creaform Connect Korea 2026] 스마트 제조와 R&D에 최적화된 품질 관리 및 제품 설계 솔루션
2026-02-25 10:00~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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