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의실에서 박찬대 의원 주최 공공미디어연구소 주관 ‘합리적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가 열려 각계 전문가들은 국내 이통 3사가 독점하고 있는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을 모색했다. 공공미디어연구소 박상호 연구실장은 “알뜰폰은 가계 통신비 부담 경감과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를 목적으로 출발했으나, 아직 공급자 중심 정책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제4이통사업자 도입보다 알뜰폰 사업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고, 장기적으로 Full MVNO 육성을 통한 소비자 선택 중심의 제도 개선이 촉구된다”고 주장했다.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산정방식 개선·의무 유지 촉구
단순 재판매 서비스 혁신…Full MVNO 도입 강화
박찬대 의원 “소비자 중심 가격 패러다임 전환해야”
정부가 이달 말 통신시장 경쟁촉진 정책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통신시장 활성화를 위해 알뜰폰 사업자의 경쟁력 확보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7일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의실에서 박찬대 의원 주최 공공미디어연구소 주관 ‘합리적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가 열려 각계 전문가들은 국내 이통 3사가 독점하고 있는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을 모색했다.
발제로 나선 공공미디어연구소 박상호 연구실장은 “알뜰폰은 가계 통신비 부담 경감과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를 목적으로 출발했으나, 아직 공급자 중심 정책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제4이통사업자 도입보다 알뜰폰 사업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고, 장기적으로 Full MVNO 육성을 통한 소비자 선택 중심의 제도 개선이 촉구된다”고 주장했다.
박 연구실장은 국내 알뜰폰(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 MVNO) 도입 후 통신 시장의 집중도는 분산됐으나, 여전히 이통 3사의 과점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을 꼬집었다.
이통 3사가 통합 영업이익 4조를 넘으며 최대 실적을 연이어 기록하는 가운데, 5G 가입자 유입이 이익 확대를 견인한 주요 원인으로 손꼽힌다. 과기부 통계에 따르면, 이통 3사의 5G 가입자 수는 지난 4월을 기준으로 3천만 명을 돌파했고, 26년에는 비중이 80% 이상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알뜰폰은 5G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0.7%에 불과하다. 박 연구실장은 “이는 이통 3사가 5G 중간 요금제에 60%의 높은 도매대가를 책정해 알뜰폰의 경쟁력 있는 요금제 출시가 불가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자료에 따르면 이통 3사의 결합할인으로 제공되는 통신 소매요금이 알뜰폰 도매대가 수준과 비슷하다.
박 연구실장은 MVNO 경쟁력 확대를 위해 △5G 중·저가 요금제 도매대가 인하 △알뜰폰 의무 기간 연장 및 유지 △도매대가 산정방식 개선 △전파 사용료 인하 등을 제안했다.
기본적 고시를 바탕으로 하는 기존의 ‘Retail-Minus’ 방식에서 도매대가의 원가를 기초로 합리적인 도매대가를 산정하는 ‘Cost plus’ 방식으로 개선해 설비 기반 알뜰폰 출현을 유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통 3사와 알뜰폰은 동일 수준 전파 사용료가 적용되고 있으나, 후발 사업자를 반영한 적정한 기준의 사용료를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비자 중심의 알뜰폰 활성화 정책으로 △QoS(제공량 소진 시 저속 데이터 이용) 서비스 의무 도매제공으로 10GB 이하 저사용자의 선택권 확대 △알뜰폰 전용 최신 스마트폰 보급 △대리점 등 독자적 결합서비스 제공 등도 제시됐다.
알뜰폰 시장 내에서도 이통 3사 자회사의 시장 점유율이 전체 31.5%에 달하고, 토스나 국민 등 금융사, 카카오의 알뜰폰 진출이 확대되는 가운데, 기존의 저가·선불·Sim-only 요금을 개선하는 등 중소 알뜰폰 지원책 마련의 필요성이 잇따르고 있다.
■ 독립 서비스 제공하는 Full MVNO 도입해야
알뜰폰 사업자가 이통 3사의 상품을 단순 재판매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기술·서비스 등 차별화함으로써 알뜰폰 산업을 혁신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Full MVNO’는 기술적 관점에서 이통망을 제외한 모든 설비에 대한 소유권을 가진 독립적인 사업자를 의미한다. 단계별로 Full MVNO 사업자가 된다면 친구 추천, 기기와 요금제 약정 분리, 다양한 종류 번들 제공 등 독립적인 서비스 개발이 가능해 독자적 과금을 통해 MNO과도 차별화될 수 있다.
박 연구실장은 “통신시장 개편을 위해 제4이통사를 도입할 대책도 필요하나, 수 조원의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Full MVNO를 육성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구축 비용이 낮아 유리하다”고 말했다.
또한 MVNE(Mobile Virtual Network Enabler, 이동통신망 재임대)를 도입해 이통사와 망임대를 협상하고, 과금 시스템 구축 및 운영 등을 수행하는 중재자의 역할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 합리적 통신시장, 알뜰폰 취지 살리자
이날 토론에는 전북대 최용준 교수가 좌장으로 나섰고, △오픈루트 김용희 연구위원 △숭실대 유성진 교수, 동국대 여준상 교수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황성욱 부회장 △과기부 통신경쟁정책과 김준모 과장이 참여했다.
오픈루트 김용희 연구위원은 알뜰폰 사업자의 선행 투자를 촉구했다. “중요한 건 통신서비스의 다양화로, MVNO 사업자들이 지속가능성을 확보해 경쟁력을 갖기 위해 정부 지원에만 의존하지 말고 합종연횡을 통해 서비스 투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기업, 금융권이 경쟁력을 갖는 이유는 결국 투자를 했기 때문”이며, “먼저 설비 투자가 기반이 될 때 정부의 세제 등 정책 지원이 수반돼야 하므로 대기업 연계 등 다양한 고민을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숭실대 유성진 교수는 알뜰폰 사업자에 대한 지원을 적극 주장했다. 유 교수에 따르면, 이통 3사가 우월적 지위를 통해 경쟁 제한적 요금 및 도매대가를 설정함으로써 알뜰폰 사업자가 5G 사용자의 니즈를 반영할 데이터 기반 환경 대응이 어렵고, 전파 사용료 감면이 중단되는 등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투자할 여력이 없어지고 있다.
이에 “전파 사용료 감면은 1년 단위가 아닌 중장기적으로 지원해야 하고, 정부는 인위적 시장 개입을 피하고 MNO의 불공정 행위 모니터링 및 규제 등 실질적인 상생 방안을 권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동국대 여준상 교수는 소비자 중심에서 알뜰폰 사업자 지원을 제언했다. “소비자는 MNO 대 MVNO가 아니라 기존 이통 3사와 대안 이통사로 인식한다”며, “소비자 관점에서 대안적 이통사로 인식되고 있는 MVNO는 대기업, 중소기업을 떠나 차별된 브랜드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황성욱 부회장은 정부 지원과 규제 개선을 주장했다. “알뜰폰이 설비 투자를 해도 회수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며, “단순 재판매를 탈피하고 이통 3사와 경쟁할 수 있도록 현재의 도매제공 의무 3년 일몰제 조항을 폐지하고, 도매제공의무가 지속될 수 있도록 규정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과기부 김준모 과장은 “통신비 인하에만 쏠리지 않고 이통 3사와 경쟁이 가능한 메기 발굴에 집중해 통신경쟁 촉진방안을 발표할 것”이며, “시장 자유평가 등 소비자 입장에서 고려해 정책을 세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자세한 통신경쟁 촉진방안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정부는 지속적인 법적 권한이 없어 수익 배분 방식 협상이 어렵지만, SKT와 협상해서 수익 배분 비율 조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찬대 의원은 “통신비 절감에 대한 요구가 높아진 요즘, 소비자 선택을 중시해 가격 정책 패러다임을 바꿀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