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초고속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저궤도 위성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2030년 상용화를 앞둔 6G 시대에는 지상망과 저궤도 위성통신망이 융합되는 새로운 표준이 중요한 기술적 요구사항으로 대두됐다. 스페이스X가 재사용 가능한 발사체의 개발로 망 구축비를 획기적으로 낮추며 저궤도 위성 기반 우주 인터넷의 실현이 가까워지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늦기 전에 6G 위성통신 산업 생태계의 육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위성통신포럼은 그 중심에서 국가 R&D 정책 수립을 통해 산업 활성화를 위해 결성됐다. 본지는 위성통신포럼 강충구 집행위원장을 만나 향후 위성통신 산업 전망과 앞으로 우리나라의 대응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韓 예타 3년째 표류중…투자비 등 다각적 논의 강조
6G 시대 개막 앞서 위성통신포럼 산업 앞장
재사용 발사체 기술·위성체 양산 체제 구축
“국내 저궤도 독자망, 글로벌 서비스 염두해야”
[편집자주] 최근 초고속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저궤도 위성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2030년 상용화를 앞둔 6G 시대에는 지상망과 저궤도 위성통신망이 융합되는 새로운 표준이 중요한 기술적 요구사항으로 대두됐다. 스페이스X가 재사용 가능한 발사체의 개발로 망 구축비를 획기적으로 낮추며 저궤도 위성 기반 우주 인터넷의 실현이 가까워지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늦기 전에 6G 위성통신 산업 생태계의 육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위성통신포럼은 그 중심에서 국가 R&D 정책 수립을 통해 산업 활성화를 위해 결성됐다. 본지는 위성통신포럼 강충구 집행위원장을 만나 향후 위성통신 산업 전망과 앞으로 우리나라의 대응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6G 위성통신 시대 개막을 위해 위성통신포럼의 주요 활동은
위성통신포럼은 저궤도 위성 기반의 6G 위성통신 분야의 R&D를 촉진하고,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부와 산·학·연 협력 플랫폼이다.
지난 2021년 8월 발족 이후, 현재 10개 의장단사와 18개 일반사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5G 포럼(現 6G포럼)이 5G 표준화를 지원하고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첫 5G 서비스를 시연함으로써 세계 최초 상업적 5G를 한국에 도입하는 데 큰 기여를 했던 것처럼 위성통신포럼은 6G 시대의 위성통신 산업에서 이러한 역할을 하고자 한다.
■ 정지궤도 위성에서 저궤도 위성으로 관심이 옮겨간 이유가 무엇이며, 최근 글로벌 업계 동향은 어떠한가
정지궤도 위성은 지구로부터 36,000km 위치에서 항상 특정 지역 위에 날씨 관측, 군사, 방위 목적으로 안정적인 통신 연결을 제공해왔다. 그러나 지상과의 거리가 멀어 전송 속도가 제한적이고 낮은 품질을 제공하며 이용료가 높아 서비스 측면에서 지상망과 유사한 수준의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저궤도 위성통신이 고려됐다.
2015년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재사용 가능한 발사체의 개발에 성공하면서 발사 비용이 10분의 1로 낮아지며 지상 500km까지 낮은 고도에 무수히 많은 위성군을 구축해 더 높은 전송 속도 및 낮은 지연 시간을 갖는 인터넷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스페이스X는 2023년 현재 5,000개 이상의 저궤도 위성을 발사해 스타링크라는 위성통신망을 구현했으며, 전 세계 45개국에서 서비스 중이다. 스타링크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활용되며 전략적 위상이 높아졌다. 앞으로 12,000개 위성까지 발사해 위성군을 완성할 계획이며, 2023년 이후 스마트폰이 직접 접속되는 새로운 서비스도 고려되고 있다.
이외에 한화시스템이 지분 6%를 확보하고 있는 원웹(OneWeb)은 2023년 하반기 본격적인 글로벌 서비스 제공을 앞두고 있다. 아마존(Amazon)은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9년까지 100%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도 1만2천개의 위성군을 확보했다. 중국도 스페이스X에 대응하여 1만2천개의 위성군을 구축하기 위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 6G 위성통신 시대를 위해 우리나라는 잘 대비하고 있는지
우리 정부와 산업계는 대응책을 논의해왔고, 우선적으로 연구 개발을 통한 기술 확보와 생태계 조성을 고민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조차도 통과시키지 못하고 3년째 표류하고 있다. ICT 강국이자 스마트폰 세계 최대 수출국의 위상에서 보면 그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시험망이든 상용망이든 망 구축을 위해서는 주파수와 궤도 확보를 위한 국제 등록이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에는 관련 국제 등록이 전혀 되지 않은 상황인 바, 예비타당성 조사가 지연되면서 이런 대응이 지연되고 있는 점이 매우 우려스럽다.
국내 독자적인 저궤도 위성통신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거대한 자본 및 기술력, 글로벌 고객 기반이 요구된다. 이를 고려해 출발점부터 매우 불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우리나라만의 저궤도 위성통신 산업 전략이 시급하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시장은 몇 개의 해외 사업자들이 주도하게 될 것이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 국가들은 이들 서비스에 종속될 가능성이 크다. 6G 시대에 저궤도 위성망의 국가 전략적 위상과 산업적 비중을 고려한다면 국가적으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겠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다양한 위성을 개발 및 운용하면서 독자적인 위성체 및 탑재체 제작 기술은 어느 정도 보유했지만, 저궤도 위성의 경우 다수의 위성을 효율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양산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검증된 소재 및 부품을 공급하고, 나아가 해외 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
이로써 6G 위성통신 시대에 민간 주도의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키워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위성용 안테나와 스마트폰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새로운 강소 기업들을 키워나갈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독자적인 위성망 구축을 위한 궤도 및 주파수 확보부터 연구 개발까지, 정부 주도 또는 민간 주도에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는지
현재 독자망 구축과 관련해서는 대규모 투자에 대한 효용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지상망을 구축하고 있는 국내에서 저궤도 위성통신망 구축의 필요성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이다.
하지만 수백에서 수천 개의 저궤도 위성군은 전세계를 커버하는 하나의 거대한 통신망을 구축하게 된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이는 전세계로 우리의 시장을 확대하는 기회이자 도전의 출발로 인식되어야 하겠다.
우선 국내 독자적인 위성망 구축의 주체 및 방법에 대한 논의는 구체화된 바가 없다. 정부는 협의체를 만들어 해당 논의를 추진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해외 사업자들과의 경쟁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향후 정부 또는 민간 주도의 망 구축에 대한 투자비와 수익성, 활용 방안에 대한 다각적인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또한 망 구축을 위한 주파수 및 궤도 확보까지 고려해야 한다. 위성망 구축은 막대한 투자비가 요구되므로, 이를 정부가 주도할 지 또는 민간이 주도할 지에 대한 고민이 중요하다. 만약 민간의 투자를 유도해야 할 경우, 정부의 수요를 보장받는 것도 고려될 수도 있으나, 제한적인 국내 수요만을 고려해서 접근하는 것은 중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 볼 때 회의적이다. 따라서 국내 독자적인 저궤도 위성망 구축의 경우 글로벌 서비스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국가간 연대까지 고려할 수 있으며, 이 경우에는 정부의 역할도 매우 중요해질 것이다.
한편 군에서 추진하는 초연결 체계와 연계해 민군 공동망의 구축에 대해서도 논의되고 있다. 해당 경우에도 망 구축의 주체가 누가 될 지 여전히 고민해야 하지만, 정부 주도의 위성망 국제등록 추진은 서둘러 추진될 수 있다. 활용 범위와 서비스 요구 사항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궤도 및 주파수를 채택하지 명확하지 않지만, 기술 발전 방향과 대부분의 해외 사업자들의 동향을 고려한다면 Ku 및 Ka 대역을 중심으로 선제적인 국제 등록도 추진해볼 만하다.
■ 선진국의 주요 대기업이 저궤도 위성통신 산업을 주도하는 가운데, 사실 예타에도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기술을 선점하기에는 늦은 상황이 아닌가
이미 해외 사업자들의 상용 서비스가 개시된 시점에서 우리나라가 위성 산업 전반에서 기술력 확보와 시장을 추격하는 것은 매우 힘겨운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위성용 안테나와 일부 주요 부품에서는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이동통신 분야에서도 5G 장비 공급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휴대폰 제조의 경우에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스마트폰으로 위성 직접 접속이 가능한 6G 시대에는 이러한 지상의 이동통신 기술이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기반 위에 저궤도 위성 관련 기술력을 확보한다면, 지금의 위기는 언제든지 기회가 될 수 있다.
우선 진입 장벽이 높은 발사체 기술을 확보해야 뿐만 아니라, 위성체 및 탑재체 개발이 병행돼야 한다. 또한 관련 소재 및 부품 업체들은 그들만의 검증 이력(Heritage)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부품 개발부터 발사 단계까지 실증할 수 있는 테스트 위성 개발 및 발사가 시급하다.
이러한 부품 및 시스템 측면뿐만 아니라, 독자망 구축을 통한 글로벌 서비스까지 고려하는 투 트랙(Two Track) 전략이 필요하다. 기존 이동통신 산업과 마찬가지로 위성통신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서비스 산업인 바, 독자망 구축을 통해 우리의 산업적 역량을 글로벌 서비스까지 확대할 수 있어야겠다.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저궤도 위성통신은 전세계로 수출되는 우리나라 방위산업 시스템의 신경망으로서, 그리고 한국인의 정신과 문화가 전세계로 거미줄처럼 파고드는 컨텐츠 전달망으로서 활용되는 거대한 비전과 전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