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초고속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저궤도 위성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2030년 상용화를 앞둔 6G 시대에는 지상망과 저궤도 위성통신망이 융합되는 새로운 표준이 중요한 기술적 요구사항으로 대두됐다. 스페이스X가 재사용 가능한 발사체의 개발로 망 구축비를 획기적으로 낮추며 저궤도 위성 기반 우주 인터넷의 실현이 가까워지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늦기 전에 6G 위성통신 산업 생태계의 육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위성통신포럼은 그 중심에서 국가 R&D 정책 수립을 통해 산업 활성화를 위해 결성됐다. 본지는 위성통신포럼 강충구 집행위원장을 만나 향후 위성통신 산업 전망과 앞으로 우리나라의 대응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국내 기존 사업자 보호 제도적 정비 마련
위성통신, 3차원 공간통신 新사업 성장 견인
단말-위성 직접 접속 저궤도 위성 개발
저궤도 위성 양산 기술·부품 이력 확보 선행
[편집자주] 최근 초고속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저궤도 위성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2030년 상용화를 앞둔 6G 시대에는 지상망과 저궤도 위성통신망이 융합되는 새로운 표준이 중요한 기술적 요구사항으로 대두됐다. 스페이스X가 재사용 가능한 발사체의 개발로 망 구축비를 획기적으로 낮추며 저궤도 위성 기반 우주 인터넷의 실현이 가까워지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늦기 전에 6G 위성통신 산업 생태계의 육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위성통신포럼은 그 중심에서 국가 R&D 정책 수립을 통해 산업 활성화를 위해 결성됐다. 본지는 위성통신포럼 강충구 집행위원장을 만나 향후 위성통신 산업 전망과 앞으로 우리나라의 대응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주파수 공급 후 초기 사업자가 게이트웨이를 설치하는 경우, 추후 후발사업자들과 위성 주파수를 공유하는 측면에서 고려해야 하는 점은 무엇인가
만약 정부 정책으로 해외사업자라 하더라도 한국 국내에 게이트웨이를 구축하여야만 라이선스를 내주겠다고 결정한다면, 사업자들이 국내 시장 진입이 쉽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사실상 해상위성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마샛(Inmarsat)의 경우에도 한국에 게이트웨이가 없지만 서비스가 되고 있다. 이런 측면을 고려한다면, 스페이스X가 요청하고 있듯이 국내 게이트웨이 설치 없이 국경 간 공급 승인 허가를 받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이러한 허가 과정에서 반드시 고려돼야 할 점은 향후 공공의 목적으로 구축되는 모든 네트워크에 대해 위성 주파수의 간섭이 문제가 되지 않도록 조정하는 요구사항을 제시하는 것이다.
예컨대 국내 위성사업자인 KT SAT에서는 Ku 대역의 정지궤도 위성망을 사용하고 있는 바, 이에 대한 보호가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게이트웨이가 해외에 있는 경우 이에 대해서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사전에 국내 기존 사업자 보호가 가능한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겠다.
■ 위성통신 수요가 가장 활발하게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현재 저궤도 위성통신은 초고속 인터넷 구축이 어려운 산간 벽지 등에도 손쉽게 100Mbps급의 서비스를 지금 바로 제공할 수 있다는 특장점을 갖는다.
넓은 국토 대비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제공이 여전히 완전하지 않은 미국, 중국 등에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아직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할 때, 가장 빠르게 지구상의 모든 지역에 인터넷에 보급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다.
또한 지상망의 서비스 영역을 벗어나더라도 스마트폰이 6G 위성통신망을 통해 직접 접속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시점에서는 이러한 특수한 상황이나 지상망이 손실되는 재난 상황에 대응하는 보완적인 서비스로 활용될 수 있다.
국내 시장만 고려한 산업 생태계의 시장 규모는 매우 작을 수밖에 없지만, 향후 6G 시대에 3차원 공간 통신 서비스의 출현을 고려하면 위성통신망의 역할은 새롭게 부각될 수 있다.
특히 위성통신망은 다양한 공간의 자율주행체에 대한 관제와 UAM과 같은 3차원 공간의 모빌리티 환경에서 저지연의 연결성을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장비, 플랫폼, 단말 등에 걸친 새로운 생태계가 ICT 산업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할 것이다.
■ 위성 문자 서비스 등 국내 스마트폰 개인 위성 통신 서비스가 상용화 될 수 있을지
현재 애플은 1세대 저궤도 위성통신망인 글로벌스타(Globalstar)를 이용하여 스마트폰 접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미 개발된 위성통신 칩셋을 이용해 문자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스마트폰을 쉽게 개발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도 유사하게 이리듐(Iridium)과 같은 기존 저궤도 위성통신망을 활용하고, 이미 개발된 칩셋으로 스마트폰에서 위성에 접속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기술들은 오래 전에 구축된 1세대 저궤도 위성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낮은 속도, 저품질 안테나 성능 등 문제로 문자 또는 음성 통화와 같이 매우 제한적인 서비스만 가능하다.
최근에는 지상의 스마트폰과 비슷한 수준의 접속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새로운 저궤도 위성들이 설계되고 있다. 이는 스마트폰이 저궤도 위성을 통해 직접 지상의 이동통신 기지국을 접속함으로써 지상 이동통신망의 커버리지를 확장하는 개념이다. 이를 위해서는 안테나 크기 등의 제한적인 이동 단말이 직접 위성과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여러가지 기술이 저궤도 위성에 탑재돼야 할 것이다.
향후 6G 시대에는 지상망과 위성망 간의 진정한 융합을 통해 3차원 입체 통신 서비스에 최적화된 표준 통신 위성과 단말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
■ 위성에 AI 등 ICT 기술이 적용된다면
AI 기술이 위성망 구축에 활용되는 측면과, AI 기술 활용을 위해 위성망을 활용하는 측면이 있을 것이다.
저궤도 위성망 구축과 운용은 많은 수의 위성을 배치하고 관리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최적화 달성이 매우 어렵다. 이 경우 AI 기술을 적용해 이러한 문제들을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한편 AI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계산량이 요구되고, 이를 위해 에지 컴퓨팅과 클라우드 등의 기술이 필수적이다. 위성망을 적용해 클라우드 구축을 위한 백본망을 저렴하게 구축하거나, 위성 자체에 컴퓨팅 기능을 직접 탑재해서 우주 공간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기술 등의 개발도 시도될 것으로 예측된다.
■ SCSS 2023에서 다뤄진 주요 내용에 대해 간략히 소개 부탁드린다
SCSS는 6G 위성통신 분야의 최신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각국의 전문가들과의 교류의 장으로 위성통신포럼이 주관하는 국제 학술 심포지움(Symposium on Satellite Communications Systems & Services)이다. 지난 2022년도에 첫 행사를 개최했고 올해 10월 중순 두번째 행사를 성황리에 마쳤다.
올해는 작년 대비 논문의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 50여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이렇게 발표 논문의 수가 급증한 것은 국내 대학에서 관련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나타난 성과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스페인과 룩셈부르크의 저궤도 위성통신 전문가들이 참여함으로써 향후 해외 업체 및 연구 기관들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본 학술대회는 향후 6G 위성통신 표준화 및 상용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전세계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상호 협력하는 데 우리나라가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 앞으로의 위성통신 산업 전망을 어떻게 보시는지 의견 부탁드리며, 위성통신포럼이 목표하는 바는
6G 네트워크는 지상망과 비지상망이 하나로 융합되는 3차원 입체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즉, 지상 또는 해상, 항공 등 모든 곳에서 초고속 인터넷이 가능한 새로운 통신 서비스 인프라가 될 것이다.
저궤도 위성통신을 위한 위성체 및 탑재체의 양산, 위성 직접 접속이 가능한 스마트폰, 그리고 새로운 응용 서비스에 걸쳐 위성통신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거대한 기술력과 자본력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해외사업자의 공급망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기술력과 부품 이력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국가 전략적 측면에서 독자 위성망 구축은 반드시 고려돼야 하고, 이를 통해 해외 서비스 시장 진출과 더불어 우리나라 주도의 산업 생태계로 국가 성장을 견인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위성통신포럼은 도래하는 산업적 전략과 국가 R&D 정책 수립에 필요한 민관 협력의 중심으로서 독자 위성망 구축 방안을 논의하고, 국내를 넘어 글로벌 서비스 시장 진출에 필요한 국가적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하겠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와 스마트폰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라는 막강한 경쟁력을 이어가는 연장 선상에서 볼 때, 6G 위성통신은 결코 놓칠 수 없는 국가 산업 기반임에 틀림없다. 일찍이 그 중요성을 인식한 우리 정부와 산업계는 그 대응책을 논의해왔고, 우선적으로 연구 개발을 통한 기술 확보와 생태계 조성을 고민해왔다. 이에 따라 정부의 연구개발 투자를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다년간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도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 주도로 개발한 국산 전전자교환기가 세계 최초 CDMA 상용화의 기틀이 되었고, 또한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도 정부의 강력한 정책적 지원에 의해 가능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하겠다. 지금은 강력한 정부의 지원을 통해 6G 위성통신 시대를 준비할 단계이며, 위성통신포럼은 이러한 정책적 지원을 끌어내기 위한 민관 협력의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